제8집: 하나님의 것을 만들자 1959년 11월 08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67 Search Speeches

하늘을 위하-야 할 나

나를 존중시하는 마음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높은 단계인 사회를 바라보게 되고, 국가를 바라보게 되고, 나아가서는 세계를 바라보게 되는 것입니다. 나를 높이고자 하는 마음이 크면 클수록 범위를 넓혀가지고 그 가치를 세우기 위해 허덕이게 되고, 또 지금까지 허덕여 나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눈을 뜨고 바라보면 만물이 있고, 국가가 있고, 사회가 있고, 형제와 친척이 있습니다. 여기에 나의 가치를 확정지어 부분에서 전체까지 그 인연의 중심이 되고자 할진대, 나를 맞이하고자 하는 천지가 있는 것을 알아야 됩니다. 여러분은 잘 모르지만 나를 맞이하고자 하는 이 민족, 이 나라가 있고, 더 나아가서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흔히 나를 중심삼고 이 나라가 맞아주기를 원하고, 이 세계가 맞아주기를 원하고, 하늘 땅이 맞아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것이 하늘을 배반한 타락의 후손, 천륜을 배반한 배반자의 후손들이 가는 방향인 것입니다. 그러나 천륜은 그와 반대로 되어 있습니다.

역사노정에 왔다 갔던 모든 성현들은 그 시대를 위하여 살고 간 것이 아니라 올 시대를 위해서 살고 갔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부정하지 못합니다. 어떤 철인이나 어떤 도주(道主)도 그 시대만을 위하여 산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무슨 계획이나 소망이나 이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좋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지니고 있는 그것을 전체 앞에 나타내려는 욕망을 가지고 움직인다 할지라도 그것이 실상 그대로 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그 소망이나 이념을 내가 책임지고 해결하고 이루어야 합니다. 그곳이 여러분이 머물러야 할 곳이요, 인연지어야 할 곳이요, 바라보아야 할 곳입니다. 소망의 동산은 이러한 곳인데 그 소망과 이념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것이 내 것이라 생각하고 움직이는 자는 역사가 세우지 않을 것입니다. 내 것이라고 싸우는 자는 어느 한 때에 탄식하며 쓰러질 것입니다.

민족을 위하여 뜻을 품은 자, 민족과 더불어 뜻을 이룬 자는 그 민족이 망할 때 같이 망할 것입니다. 또 어떤 사조나 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기의 이념이 성사되고 그 시대가 되었다고 즐거워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천륜의 새로운 무엇이 나타날 때는 그것 앞에 꺾임을 당합니다. 이것이 역사의 형태라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노정을 걸어왔고, 또 걸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환경에 처해 있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 놀라운 그 무엇을 제시하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천륜의 모든 것을 품고 즐길 수 있는 그 무엇, 자신을 실증시킬 수 있는 그 무엇을 못 가졌다 할진대, 큰소리 할 수 없다는 것을 먼저 알아 두어야 되겠습니다. 그것은 운명적이라 할까, 서글픈 입장이라 할까 그렇게 되어 내려온 것입니다.

그러면 왜 그렇게 되어 내려오느냐? 지금까지 이 땅 위의 존재물은 목적의 자리에 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땅 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천지가 합세하여 그의 가치가 옳다고 인정을 한 사람, 또 인정을 받은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존재물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존재물을 지은 주인공도 역사 이래 오늘날까지 이를 자기 것이라고 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타락으로 창조주 자신이 지어 놓은 만물도 자기 것으로 취급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물이 탄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 타락함으로 말미암아 인간 자신도 탄식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탄식함은 물론이려니와 만물이 탄식하고 더 나아가서는 창조의 주인공까지도 즉, 선의 주체로 계시는 그 본체까지도 슬퍼하고 계시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슬픔을 품은 땅이요, 슬픔을 품지 않을 수 없는 인간이요, 슬픈 심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하늘입니다. 이러한 슬픔의 자리에서 계획한 그 계획이 천상을 뚫고 올라가 하늘을 기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인간이 하늘에게 드릴 기쁨의 동기를 일으킬 수 있는 예물을 갖지 못한다 할진대 슬픔의 역사는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