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집: 모든 것은 선악의 싸움터를 넘어야 한다 1959년 12월 06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63 Search Speeches

기도

고린도전서 15:20-28

아버지! 역사의 흐름이 어떻다는 것을 저희들은 몰랐습니다. 아버지와 저희가 이러한 곡절의 길을 걸어오는 데 있어서 아버지의 수고가 컸음을 알게 되었사옵니다. 아벨이 제물 준비를 할 때, 아벨 자신이 준비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친히 하셨사옵고, 노아가 120년 동안 배척받으면서도 참아 나온 것 또한 노아 자신이 참은 것이 아니라 인간 대신 아버지께서 참아 나오셨음을 알았사옵나이다.

[기 도]

아브라함 이후 예수님께서 왔다 가신 것도 이 일을 종결짓기 위함이었음을 알았사옵나이다. 이 땅에 오셨던 예수님은 불쌍한 분이었사옵니다. 그분은 진정 하늘의 심정을 통하는 자리에 있었으나 땅 위에서 하나의 동지를 만나지 못하였사옵고, 하나의 신부를 그리워하셨사오나 만나지 못하셨음을 알았사옵나이다. 그분은 이 땅이 그립고 이 땅의 만물과 만민이 그리웠으나, 만물을 대하여 '너희들이 그리워 찾아왔노라'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었고, 만민을 위해 찾아 오셨으나 만민을 대하여 '너희가 그리워 찾아왔노라'하고 심정을 털어놓지 못하셨사옵니다.

아버님! 저희들을 긍휼히 보시옵소서. 역사노정에 아버님이 원하시는 한 사람이 필요했던 것을 알았사옵고, 한 가정이 필요했던 것도 알았사오며, 한 민족, 한 국가, 한 세계를 목표로 아버님께서는 친히 섭리해 나오신다는 것을 알았사옵나이다. 그러나 이 땅 위에는 아버지의 영원한 사랑을 통할 수 있는 참다운 한 사람이 없사옵고, 가정도 없사오며, 민족도, 국가도, 세계도 없사옵나이다.

이토록 서글픈 한을 남기고 가신 예수님의 노정을 걸어온 수많은 성도들은 예수님과 같이 이 땅에 피를 뿌리며 한스럽게 살다가 이슬처럼 사라진 것을 저희들이 알고 있사옵니다. 끝날에 처한 저희들은 어떠한 입장에 있사옵나이까? 마음을 헤치고 심정에 사무쳐 6천년의 한을 놓고 통곡하여야 할 저희들이오나, 하늘을 배반하기를 일삼았사옵고 변하기를 일삼았던 저희들이옵나이다.

이런 것들을 찾기 위하여 지금까지 섭리해 나오신 아버님의 수고 앞에 이 땅은 소원하시던 환경의 터전이 되지 못하고 실적을 갖춘 인류가 못 된 것을 생각할 때, 진정 저희들은 아버지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는 죄악의 후예인 것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사옵나이다.

그러나 변치 않는 심정, 변치 않는 모습으로 사랑하는 아들 딸을 그리워하며 눈물 지으시는 아버지인 것을 알았사옵나이다. 배척하는 무리들의 뒤를 따라오시면서 눈물지으시고 갖은 매를 맞으신 하늘의 사정을 알았사오니, 이제 저희들은 이 길을 가겠노라고 맹세하옵나이다. 모든 것을 빼앗기고 잃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가겠사옵니다. 피살을 뿌리며 길거리에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가야 되겠습니다. 이것은 저희를 위함이 아니옵고 아버지를 위함이옵나이다. 저희를 위한 욕망이 아니라 대우주의 주인이신 당신의 영광을 위함이옵니다. 아버지께서 이렇게 싸워 나오셨고 아버지를 대하는 도인들도 이렇게 싸워 나왔거늘, 여기에 모인 저희들이 무엇을 자랑하겠사옵나이까? 썩어질 어떤 물건을 붙들고 귀히 여기겠사옵나이까? 그것들로 말미암아 아버지의 한을 가중시키는 자리에 서지 말게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원하옵건대는, 이 몸 마음이 당신께서 바라시는 한 아들딸로 세워지는 그날이 심히도 그립사옵고, 하나의 가정을 찾으시려는 아버지 앞에 그와 같은 자리에 나아가기를 심히도 원하옵나이다. 저희가 이러하거든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더 간절하시겠사옵니까?

이제 저희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아버님을 위하는 마음과 아버님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과 아버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오니,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그 마음을 붙들고 허덕이고, 아버지를 위로해 드릴 수 있는 간절한 심정만이 저희에게 사무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저희의 가는 길이 아버지께서 따르시지 않을 수 없는 길이 되게 하여 주시옵고, 아버지께서 가시는 길을 저희의 피살이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가겠다는 심정을 지니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께서는 지금까지 바라시는 한 존재가 없는 가운데서 6천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하늘 앞에 염려를 남긴 이 인류를 다시 찾기 위하여 싸워 나오셨사옵니다. 억천만년이 걸리는 한이 있다 할지라도 참다운 아들딸을 찾기 위해 허덕이셔야 할 아버지이심을 알게 될 때, 하늘 앞에 너무나 불충했던 저희들임을 직고(直告)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아버지, 이런 저희들을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그런 자리에서 아버지를 중심삼고 서로 식구라 하는 모임을 갖출 수 있는 교회를 얼마나 그리워하셨사옵나이까? 아버지, 그러한 민족을 얼마나 그리워하셨으며, 그러한 세계의 인류가 되어 주기를 얼마나 고대하셨사옵나이까? 그러나 아직까지 서글픈 장벽 앞에서 한줄기의 소망도 갖지 못한 땅위의 인간을 대해 한을 품고 계시는 아버지의 사정을 저희가 아오니, 불효막심하였던 선조들을 용납하여 주시옵고, 미비하고 불충스러웠던 사실들을 용납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땅 위에는 수많은 인류가 살고 있사오나 당신의 아들이라 할 수 있는 자가 누구이며, 당신의 딸이라고 할 수 있는 자가 누구이옵니까? 당신의 아들 딸을 위하여 지었다 할 수 있는 만물이 있사옵니까? 억울하신 아버지, 몰리고 몰리는 슬프고 외로운 자리에 계신 아버지를 저희들만이라도 알아 드릴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렇게도 사랑하고자 하신 아버지시옵고, 그렇게도 영광의 자리에 세우고자 하신 아버지이심을 몰랐사옵나이다. 이제 알았사오니 남아진 모든 것을 스스로 청산하여 승리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변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는 하늘의 뜻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았사옵나이다. 하늘은 저희가 마음으로 몸으로 심정으로 변치 않는 기준을 세우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저희들이 여기에 나온 것은 땅 위의 어떤 영광을 바라고 나온 것이 아니라, 슬프신 아버지의 아들 딸이 되기 위함이옵고, 억울한 하늘 가정의 식구가 되기 위함이옵니다. 그런 연고로 저희의 가는 길이 슬프고 억울하고 외로운 길이며, 훼방받는 길, 몰림받는 길이라 할지라도, 아버지께서 역사노정을 그렇게 오셨기에, 이런 길은 아버지의 아들 딸이 되기 위한 입장에 있는 저희들로서는 응당 가야 할 복귀노정인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여기에서 외치고 싶은 저 자신도 그날을 고대하고, 그런 모습을 고대하옵니다. 이제 저희들이 그 길을 가야겠사온데, 가야 할 그 길이 핍박의 길이요, 슬픔의 길이요, 억울한 길인 것을 알았사옵니다. 그 길을 따라가는 저희들이 변하고 나서 탄식하고, 저버리고 나서 원망하게 되는 것을 알았사오니, 백번 천번 만번을 죽더라도 변할 줄 모르는 심정을 갖추어 쓰러질지라도 아버지의 손을 붙들고 쓰러질 수 있고, 아버지의 한을 붙들고 사라질 수 있게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그렇지 않는 한 선악의 싸움터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알았사옵나이다.

먼저는 아버지의 것으로 드릴 수 있는 한날, 저희에게 속한 일체를 아버지 것으로 드릴 수 있는 한날, 저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아버지의 세계로 바뀔 수 있는 한날을 심히도 그리워하는 저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고, 그 한날까지 저희의 모든 것을 희생하여서라도, 싸우고 또 싸워서라도, 쓰러지고 또 쓰러지더라도 싸움의 대열에 서서 아버지와 더불어 참으며 싸워 나갈 줄 아는 아들딸들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제 저희 앞에 원수가 남아 있다면 그것이 아버지를 향한 저희의 심정을 가로막는 물질입니까? 몸뚱이입니까? 땅 위의 어떠한 욕망입니까? 아버지를 향한 저희의 심정을 가로막는 것은 어떤 것이든 일체를 용납치 않는 저희가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를 향해 일편단심 불타는 충절의 마음은 천지가 사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남아진다는 것을, 또 이것이 천추에 영원히 빛날 아버지의 영광의 터전임을 알고, 이것을 중심삼고 아버지와 인연 맺고 영광의 모습으로 나타나 만물을 품고 만민을 품고 하늘을 높이고 하늘을 자랑하고 하늘을 위할 수 있는 자들이 되기를 아버지께서는 지금까지 고대하고 계시는 것을 아옵니다.

이 날 무슨 말씀을 하오리까? 아버님, 저희 자체들로서는 아버지 앞에 드릴 아무 것도 없사옵니다. 아버지를 바라볼 수 있는 그 무엇도 준비하지 못한 염치없는 저희들이오나 저희들의 주위에 원수들이 있는 연고로, 이를 깨물고라도 아버지를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입장에 있사오니, 아버지 긍휼히 보시옵소서. 이 한날 아버지시여, 새로운 말씀을 허락하여 주시옵고 권고의 말씀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이 한날에 허락하신 은사를 붙들고 하늘의 아들 딸의 위신을 세우고, 체면을 세울 줄 아는 저희들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그러나 땅은 그것을 원치 않고 있사옵나이다. 땅은 그것을 반대하고 훼방하고, 일편단심의 충절과 선한 절개의 마음을 빼앗는 자가 있다 할지라도, 죽음의 산이 가로막히는 한이 있다 할지라도 이 땅에서 신념을 갖고 오늘도 내일도 손길을 연하여 서로 붙들고 넘고 넘어갈 수 있는 동지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형제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옵나이다.

더우기 갈 바를 알지 못하고 허덕이는 수많은 인류를 축복하여 주시옵고, 불쌍한 민족을 축복하여 주시옵고, 불쌍한 교단을 축복하여 주시옵고, 몰림의 길에서 쫓기고 있는 외로운 식구들을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심정을 통하여 아버지의 영광을 노래할 수 있으며, 아버지의 사정을 통하여 사탄과의 싸움터에 나설 수 있는 아들 딸이 이 천지간에 많이 나타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늘도 이 일을 위하여 쉬지 않고 협조하신다는 것을 아오니, 하늘 땅이 보조를 맞추어 승리함으로 말미암아 복귀의 한날을 맞이하여 새 천지를 세울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바라오며, 남아진 모든 것을 주관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날 외로운 심정을 품고 하늘을 위하여 눈물짓는 당신의 사랑하는 식구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사옵나이다. 당신의 뒤를 따라 나선 그들은 불쌍한 자들이오니 아버지께서 위로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나이다. 한많은 이 땅을 대하시는 하늘의 심정에는 막을 수 없을 정도의 한이 사무쳐 있는 것을 알고 있사옵나이다. 이러한 것을 거두어 지고 가야 할 길이요 책임을 지고 가야 할 길인 것을 알고 아버님의 심정세계에 가까이 서서 아버님을 위안해 드릴 수 있으며, 영광의 자리에 서서 아버지를 위로해 드릴 수 있는 한 날이 오는 것은 땅이 변할지라도 변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하오니 그날까지, 오늘도 내일도, 1년도 10년도 피살이 썩어 땅에 들어갈지라도 '한을 남긴 이 땅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할 수 있는 천주적인 투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고, 아버지의 충신 효자 열녀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제 말씀을 전하고자 하오니 친히 주관하여 주시옵고, 전하는 자의 모든 것과 받는 자의 모든 것이 아버지의 심정을 통하여 얼크러지게 하여 주시옵고, 어떠한 주의 주장, 어떠한 관념, 자기의 어떠한 의식을 중심삼고 하늘 앞에 서지 말게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이 일을 위하여 지금까지 외쳤사옵고,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지금까지 싸웠사오니, 이들이 자신들의 목적으로 세우고 자진하여 싸움을 맡아 승리하여 하늘의 영광을 높이고 하늘을 대할 수 있는 아들 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어린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본심이 우러나는 심정으로 아버지의 현현하심을 노래하고 나타나시는 아버지를 환영할 수 있는 화동의 심정터가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릴 때, 주님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모든 것을 맡아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오늘부터 새로운 각오를 가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을 느끼게 하여 주시옵고, 심판의 날이 오기 전에 먼저 심판할 수 있는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이 한 사실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심판을 하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앞을 가로막는 것이 있음을 각자가 알고, 그것을 스스로 해결지을 수 있는 신념을 갖고 '아버지 됐습니까 안 됐습니까' 하고 당당하게 물을 수 있는 아들 딸들이 되게 인도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릴 때, 모든 말씀 주님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