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집: 신앙자의 자세 1971년 04월 25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99 Search Speeches

선악을 결정 지어야 할 개인

선을 옹호하고, 선편에 서서 선을 주장하고, 선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동기가 되고 힘의 자극이 될 수 있는 입장에 서야 하는 것이 신앙자들이 가야 할 길입니다. 그런데 선을 도리어 나쁜 의미로 자극시키고, 오히려 악이 선 앞에 대항하고 선을 희생시키는 입장에 서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내 신앙생활로 말미암아 좌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오늘 처해 있는 내 입장이 나만의 입장으로만 처해 있다고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내가 하는 한마디의 말이 선을 결정하느냐, 악을 결정하느냐, 혹은 하나의 행동이 선을 결정하느냐, 악을 결정하느냐 하는 문제가 벌어집니다. 나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로 선한 것이냐, 악한 것이냐, 즉 나에게 있어서 그것이 기쁨을 자극시킬 수 있는 것이 되었느냐, 슬픔을 자극시킬 수 있는 것이 되었느냐 하는 것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그 슬픔과 기쁨은 나에게만 제한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방대한 우주, 방대한 세계, 방대한 역사와 더불어 관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엄청난 신앙자의 입장을 생각하게 될 때, 오늘 우리가 신앙자로서 가는 길에 있어서는 한마디의 말도 함부로 할 수 없고, 하나의 행동도 함부로 할 수 없으며 한 가지의 생각도 함부로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되겠습니다.

만일에 말 한마디를 잘못하면 그 말로 인해 악이 자기를 시인할 수 있는 절대적 조건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선이 선으로서 주장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겁니다. 선이 아무리 주장해 봤자 그 주장하는 주장을 악 앞에 양보할 수밖에 없는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여러분 한 자체는 지극히 작은 자로되, 여러분 한 자체를 중심삼아 가지고 이 우주가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선악의 세계가 대결하고 있다 이겁니다. 여러분 하나를 중심삼아 가지고 과거, 현재, 미래의 역사세계가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엄청난 사실을 느껴야만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말하면, 자기가 대하고 있는 사람, 즉 자기 자식이라든가, 혹은 자기의 친구를 일상 습관적인 자리에서 보게 될 때에는 그냥 그대로 옛날에 알던 그 사람일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이 그 사람을 여러분이 모르는 가운데 이 세계를 대표해 가지고 후대에 있어서 뜻을 이룰 수 있는 대표자로 택했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한 그 사람을 옛날과 같이 습관적으로 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을 대하는 여러분이 습관성을 가지고 악한 입장에서 그 사람의 마음에 타격을 주었다면, 그 타격으로 말미암아 그 사람이 가는 길에 있어서 소망이 좌절되고, 그것으로 인하여 하나님이 탄식의 자리에 떨어지는 입장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여러분 개체 개체에 있어서 지금까지의 습관적인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문제가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는 것이 됨을 여러분이 알아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그 말 한마디가 평상시에는 아무런 내용을 갖지 않는 것 같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는 것, 또 아무것도 아닌 하나의 표정이지만 그 표정을 보는 사람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는 문제를 두고 볼 때, 여러분의 한마디 말과 하나의 표정은 역사성을 띤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러한 기준의 자리에 섰다는 것을 여러분은 언제나 생각해야 되겠습니다.

사람이 망하게 될 때에는 한꺼번에 망하지 않습니다. 어느 한때의 기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그냥 지나갈 수 있는 한때의 기분이 망할 수 있는 기원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말 한마디가 그런 기원이 되고 엄청난 악의 출발의 조성점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여러분의 표정 하나가 사망세계를 결정할 수 있게 하고, 사탄의 완전한 무대가 출발할 수 있는 하나의 표시점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항시 생각해야 됩니다.

이와 같이 선악은 일생노정을 중심삼아 가지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한 순간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우왕좌왕하면서 한 발을 내딛게 될 때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렇잖아요?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시작되는 것이요, 선한 생애노정도 한걸음을 가려 가는 데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한꺼번에 180도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한걸음씩 한걸음씩 몇 걸음을 움직여 갈 때에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입장에서 볼 때에 여러분 신앙자의 입장은 저울 눈을 맞추는 것과 같습니다. 저울 눈을 맞추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눈금이 조금만 틀리게 되면 저울대가 반대로 왔다갔다합니다. 이와 같은 입장에 선 것이 오늘날의 신앙자의 입장이 아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의 표정이 선의 길을 대신하고 하늘땅을 대신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런 자리에 선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