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집: 시대적인 우리의 위치 1971년 10월 24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327 Search Speeches

겨울절기를 맞이한 현시점-서 통일교회가 해야 할 사명

이러한 입장에서 가을날이 찾아와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거기에서는 수많은 주의 사상, 수많은 권위를 자랑하던 그 모습들이 요동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바람이 불어 오기 때문에 무성함을 자랑하던 잎들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예외 없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을 것입니다. 뼈다귀만 남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보게 되면 사회도 그렇지만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종교도 앙상한 뼈다귀만 남아 있는 것입니다. 내 생명을 찬양하는 노래가 어디 있으며, 생명을 구가하는 시가 어디에 개재해 있겠느냐? 그 위력을 자랑할 수 있는 때가 찾아오지만 그런 때에 자기 위력을 자랑하겠다고 나섰다가는 희생하기 일쑤입니다. 그런 시대입니다. 시대의 환경이 그러므로 기성 종단도 마찬가지요, 기성 종교도 마찬가지요, 기성 기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종단도 그런 운명에 부딪히는 것입니다. 거기에 나타나려고 하면 부딪히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생각하게 될 때, 통일교회도 역시 그러한 역사적인 운세권 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여기에 머리를 높이 들고 나타나면 안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사랑하시기 때문에 나타나지 못하게 핍박을 준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면 고맙다는 거예요. 나타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다 죽는 겁니다. 하나님이 섭리하셨던 모든 내력과 모든 인연을 통한 진액이 있으면 그 진액을 전부 다 일시에 집결시켜야 됩니다. 봄절기, 여름절기, 가을절기에 흡수할 수 있는 모든 역사적인 진액을 집합시켜야 됩니다. 사망세계에서보다도 생명의 세계에서 봄절기, 여름절기, 가을절기의 생명력을 집결시켜야 됩니다. 딴딴히 결속해야 됩니다. 딴딴히 결속하려니, 내부로 딴딴히 결속시키기 위해서는 강하게 밀어 줘야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겨울날입니다.

겨울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겨울은 생명의 씨앗이 완전히 결속할 수 있는, 주체 대상이 하나될 수 있는 기원을 촉구하는 자리입니다. 찬바람이 불고 얼음이 꽁꽁 얼어붙는 최후의 결정선에서, 너와 나의 인연이 밀착된 자리에서 생명권의 인연이 개재해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명의 씨앗이 하나의 봄날이 맞이해서 심어지게 될 때 새로운 희망의 계절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보는 거예요.

여러분, 통일교회에도 바람이 불어와야 됩니다. 초가을 바람이 불어온 곳을 중심삼아 가지고, 그 바람을 사망의 바람으로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때가 가까와 옴에 따라 전부 불고 쓰는 바람이 불어와야 될 것입니다. 이렇게 보게 될 때에 때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경계선이 가까와 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통일의 시대를 바라는 시점이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북한을 넘어야 할 삼팔선이 눈앞에 보여지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공포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사망의 교차로를 분별해야 할 지각을 가져야 되는 것입니다. 단련된 그 자체로서 그 환경의 어떠한 여력 앞에 침식당할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 그 환경의 여력을 제압할 수 있는 무엇이 되어야 되는 것입니다.

그 자체의 국가면 국가내에서도 그래야 하지만 적진 앞에서도 제압할 수 있는 여력을 지녀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대한민국이 되어야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대한민국이 되어 있느냐? 못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아직까지 준비 미완성입니다. 찬바람이 불어오지 말기를 바라지만 찬바람은 불어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떡할 것이냐 하는 문제도 생각해야 되는 거예요.

그러면, 정상을 맞이한 현재 세계 정세나 국내의 정세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통일교회는 어떻게 해야 될 것이냐? 이것은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이 나라는 그런 자리에 서지 못했다 할지라도 이 나라의 어떤 단체면 단체, 개인이면 개인이 그런 자주력을 가지고 사망권을 제압할 수 있는 생명의 씨앗이 되어 있느냐? 되어 있다면, 그러한 씨앗을 가지고 이 나라에서 몰리고 쫓기는 주인이 있다면 그것을 딴 나라에 가져다 심어야 될 것이 아니냐. 만일 여기에다 심어지지 않는다면 그 주인은 필시 딴 나라에라도 심으려고 할 것이 아니냐. 이 나라 영토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심어질 수 있는 옥토가 되지 못하게 될 때는 세계 전체를 돌아다니는 거라구요. 그러한 씨앗을 심을 수 있는 옥토를 찾아 나설 것입니다. 만일 그런 것이 있으면 망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계신다면 그런 씨앗을 망하게 두어 둘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게 될 때, 과연 여러분들이 하나의 생명의 내연을 갖춘 틀림없는 씨앗이 되어 있느냐는 문제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교회는 기독교를 중심삼고는 통일문화권을 주장하고 나서는 것이요, 공산주의를 중심삼고는 승공문화세계를 바라고 나서는 노선을 취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쪽에서는 전체를 수습하고 통일해야 할 통일의 씨앗이 되어야 하고, 저쪽에서는 사망의 물결이 휘몰아치는 권한을 전부 다 제거할 수 있는 실체로서 당당히 서는 기수가 되어야 합니다.

이런 입장에서 오늘날 통일교회는 승공이라는 표제를 들고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 아니냐. 이것이 나라의 골수가 되어야 되는 것이요, 세계에 적중해야 되는 것입니다. 안팎으로 적중해야 되는 것입니다. 기독교 사상을 중심삼고 볼 때 통일문화세계를 꿈꾸고 나가는 우리 이념권내에서는 기독교에 적중 안 하더라도 한 시대가 지나면 적중시켜야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는 거예요. 이런 걸 볼 때, 오늘날 국가와 민족을 중심삼고 정상선에서 좌우를 결할 수 있는 시점에 놓여 있다는 사실과 필연적인 섭리의 내용이 결집되어 있는 사실을 이중으로 증거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