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집: 인생의 갈 길 1971년 01월 08일, 한국 춘천교회 Page #223 Search Speeches

갈라져서 싸우고 있" 인간의 마음과 몸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보나, 혹은 사회를 보나 선한 세계와 사회가 되지 못한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 가정을 두고 보더라도 역시 선한 가정이 되어 있지 못합니다. 누구나 다 사회의 영향과 세계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더 들어가서 우리 개인 자체를 두고 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선해야 할 텐데 선하기가 어렵고 힘들다는 것입니다. 도리어 악한 환경에 사로잡혀 가지고 선이 요구하는 그런 자리를 벗어나서 살려고 하는 자신인 것을 생활 가운데서 많이 느끼게 됩니다.

인간을 두고 보면 마음과 몸이 있습니다. 즉 몸과 마음이 합해서 `나'라는 개체, 즉 김 아무개면 김 아무개, 박 아무개면 박 아무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나'라는 개인을 중심삼고 보면 마음과 몸이 진정으로 하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하나되지 못하고 싸우고 있는 것을 여러분은 생활 가운데에서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마음은 이렇게 가기를 원하는데 몸은 그와 반대로 가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인간들이 역사과정을 거쳐오면서 이런 싸움을 계속해 왔습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말할 것도 없고, 후세의 우리 자손들도 역시 그런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지금까지 오랜 역사과정을 거쳐오는 가운데 수많은 성인 현철들이 이러한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수많은 싸움의 노정을 거쳐갔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대외적인 싸움보다도 대내적인 자기 몸과 마음의 싸움도 해결하지 못하고 간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나 자신인 것입니다.

지금 수많은 인간들은 세계가 하나되기를 바라고 있고 평화의 세계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자체가 하나되지 못한 개인들로서 묶어진 사회요 나라인데, 어떻게 하나될 수 있는 평화의 세계를 모색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평화의 세계를 이룰 수 있는 동기가 되고 근원이 될 수 있는 내 개인이 하나되지 못한 입장에서 보게 되면, 우리가 바라는 목적의 세계, 즉 결과의 세계도 하나될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바가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을 두고 보면 몸과 마음이 싸우는데 이 싸움은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철이 들 때부터 죽을 때까지 일생을 두고 계속되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몸이 마음을 굴복시킬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마음이 몸을 굴복시킬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뒤넘이치면서 10년, 20년, 30년, 혹은 50년의 생애를 거쳐 가지고 죽어간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두고볼 때, 오늘날 우리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될 문제는 사회악이나 세계악을 제거하는 것보다도 나 자신에게 미쳐져 있는, 혹은 나 자신에게 숨겨져 있는 악을 어떻게 제거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숨겨져 있는 그 악에서부터 사회악도 출발하는 것이요, 세계악도 출발하는 것입니다. 사회는 물론 세계에까지 그 결과가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악의 기원이 각자에게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