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집: 성탄일을 맞이할 사명 1966년 12월 25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96 Search Speeches

가정과 교회와 사회와 나라로부터 외면당했던 예수

예수의 탄생은 그 가족의 부부만의 기쁨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 종족 전체가 축하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이런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에 하늘이 바라는 소원 앞에 있어서 부모가 책임 못 한 사실을 부정할 도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 중에서 여기 처음 온 사람이 있어 '아, 믿을 수 없다'라고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기도해 보라구요, 그런가 안 그런가.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이 땅 위에 찾아오되 복중으로부터…. 그의 어머니 마리아는 누구도 알지 못하는 사연 가운데 근심과 고통 속에서 10개월 동안, 복중에서부터 낳을 때까지 남에게 얘기할 수 없는 근심을 품고 살았습니다. 이렇게 복중기간에 있어서 하늘과 땅이 그를 맞이하여 환희할 수 있는 환경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지 못했던 것도 서글프지만, 하늘 앞에 마리아 자신이 정성을 들이고 마리아 자신이 만민 앞에 스스로 이 일에 대해 확고하게 증거적인 사실로써 보여 줄 수 있는 외적 준비를 못했다는 사실 또한 하늘이 볼 때는 슬픈 일이었다는 것을 우리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합니다.

요셉가정에서 그러했기 때문에 유대교인은 더더욱, 이스라엘 민족은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태어난 예수는 하늘 땅의 사명을 짊어지고 오는 분이기 때문에 그가 어떤 환경에 태어나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보호하는 품에서 하나의 섭리의 목적을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갖은 서러움과 역경에 부딪히더라도 하늘이 작정한 그 목적을 위해서 준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는 이렇게 태어나서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자랄 때에도 역시 예수는 요셉에게 있어서는 의붓자식이었습니다. 요셉은 꿈에 마리아가 잉태했으나 그를 데려오는 것을 두려워 말라는 천사의 명령을 듣고 얼결에 데려왔지만 시일이 가면 갈수록 인간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하늘의 약속과 더불어 보내신 아버지의 입장에서 예수를 대해 준 것이 아니라 하늘이 보기에 염려하는 입장에서 예수를 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는 동생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더더욱 의붓자식의 서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많은 형제들과 더불어 자라게 될 때 그는 가정에 자기의 심정을 둘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그러했고 자라고 있는 동생들도 역시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그저 말없이 요셉가정의 생계를 돕는 데에 있어서 목수의 보조역할을 할 뿐, 협조하는 생활을 연속할 뿐이지, 자기 스스로의 소원이라든가 자기 스스로의 천척인 크나큰 사명에 대한 것을 부모 앞에 제시해 가지고 권고할 수 있는 입장에 서지 못했던 예수인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

동생들까지도 예수를 미워했습니다. 형님이 나타나길 바란다면 어찌하여 예수살렘에 올라가지 않느냐고 비난하는 내용이 요한복음에 나와 있겠어요. 이것을 보게 될 때에 동생들까지도 그를 하늘이 보낸 메시아로 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 이와 같은 명절날, 이스라엘 민족의 명일이라든가 혹은 그 가정에 좋은 날이 있으면 예수로부터 그 기쁜 일을 맞이할 수 있게끔 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 있는 자리를 예수를 중심삼고 갖지 못하였다는 서글픔이 예수에게는 한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됩니다. 이렇게 자라 가지고, 뜻을 증거해 가지고 하늘의 사명을 실행하기 위하여 나선 도상에서부터 3년 여 생애를 지나면서 그가 간 최후의 길까지 우리가 더듬어 볼 때에 예수는 가정으로부터, 환경으로부터, 교회로부터, 혹은 그 사회로부터, 그 나라로부터…. 평화의 나라를 창건하겠다는 소망을 이 땅 위에 발 붙이고 펼 수가 없는 환경에서 살았다는 것을 우리들은 다시 한 번 회상해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