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집: 근본복귀 1971년 01월 10일, 한국 강릉교회 Page #82 Search Speeches

서러웠던 예수님의 어린 시절

요셉이 의붓아버지의 입장에서 약혼녀 마리아의 몸을 빌려 태어난 예수, 10개월 전부터 염려의 대상이 되었고 그 이후로도 마리아와의 사이에 내심의 고충을 일으키게 했던 문제의 예수를 대하는 감정이란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하늘이 가르쳐 준 것을 생각하고 기쁨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보다는 생리적인 감정이 앞섰기 때문에 예수를 대할 때 기쁨으로 대할 수 없었고, 환희하는 입장에서 대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의붓아버지인 요셉의 입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예수는 그런 얄궂은 삼각관계 속에서 자라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베들레헴에서 탄생한 예수가 애급에 피난 가서 자라야 했던 것은 헤롯왕이 죽이려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사연도 있기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예수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아시는 하나님의 은사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애급에서 3년 여의 세월을 보내고 돌아올 때에도 자기 고향으로 가지 못한 것입니다. 갈릴리 해변가 나사렛으로 가서 자라게 되었던 것입니다. 철이 든 예수는 부모인 마리아와 요셉 사이에 자기 때문에 무엇인지 모르게 문제가 생기고 가정이 좋지 않은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이렇게 거북한 환경에서 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예수의 사정이 아니었겠느냐 하는 생각을 해도 당연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는 어머니의 무릎 위에 안기더라도 반드시 자기의 의붓아버지일 요셉의 눈치를 봐야 했고, 마리아도 젖을 먹이더라도 기쁜 얼굴로서 예수에게 젖을 먹일 수 없었습니다. 요셉이 있는 경우에는 더구나 부끄러운 마음을 갖고 젖을 먹여야 될 입장이었습니다. 이런 삼각 관계 가운데서 자란 예수인 것을 여러분은 알아야 됩니다.

성경에는 없지만 여러분이 알아야 될 것은, 명절이 되면 동네 아이들은 모두 고운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지만 예수는 그럴 때마다 누구보다도 고독한 입장에 서서 서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생활을 했다는 것입니다. 마리아는 예수를 다른 아들딸보다 더 잘 먹여 줄 수 없고 더 잘 해줄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요셉의 눈치를 봐 가면서 해야 하는 외로운 입장에서 서글픈 시련을 겪어 왔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됩니다. 예수는 이러한 생활 가운데서 철이 들고 자랐던 것입니다.

성경에는 예수가 열두 살 때, 요셉과 마리아가 예수를 데리고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간 기사가 있습니다. 그 기사를 보면 부모인 요셉과 마리아가 예수를 예루살렘 성전에 남겨 두고 왔다가 사흘만에 다시 찾아가서 예수를 만나는 일이 있습니다. 세상 천지에 어느 부모가 열두 살된 자기 아들을 혼자만 남겨 두고 돌아오겠습니까? 상식적으로 볼 때 세상 어디에도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그렇게 됐느냐? 요셉은 예수에 대하여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의붓자식이라는 입장으로 취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언제나 예수 때문에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마리아는 예루살렘에 올라갔다가 돌아올 때에 예수를 그 자리에 남겨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요셉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요셉이 뚱해 있는 상황에서 마리아가 예수를 데려가자고 얘기를 하게 된다면 여기에는 반박이 벌어지고 문제가 생기겠기 때문에 마리아는 알면서도 요셉의 눈치를 보며 그냥 따라 나선 것입니다. 그리하여 집에까지 오게 되었고 사흘 후에서야 다시 가서 예수를 만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요셉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린 예수를 혼자 남겨 두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예수를 데리러 가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섰던 것입니다.

그때 예수는 성전에서 제사장, 서기관들과 성경 토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마리아는 '네가 어찌하여 우리에게 이렇게 하였느냐(눅 2:48)'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예수가 대답하는 말이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나이까,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눅 2:49)"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 말은 어떤 의미에서 한 말입니까? 부모에 대한 반박이었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을 남겨 두고 사흘 씩이나 어디 갔다가 이제 와 가지고 무슨 말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또, 성경에 보게 되면 제자들이 예수에게 어머니와 동생들이 와서 찾고 있다고 하니 예수는 '내 모친과 내 동생들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이 사람들이라(눅 8:21)"고 말하는 것이 나옵니다. 그 말은 부모가 아버지의 뜻대로 했다는 것입니까, 못 했다는 것입니까? 이런 말들을 생각해 볼 때 요셉 가정에서 마리아는 예수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뜻을 받들지 못했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