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집: 인생의 갈 길 1971년 01월 08일, 한국 춘천교회 Page #300 Search Speeches

행복하지 못한 인간

이 땅 위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모두 이 세계가 행복한 하나의 세계가 되어 너와 나를 초월하고 민족이나 인종을 초월해서 다같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계는 아직 그러한 세계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염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류를 두고 염려하는 마음은 귀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인류가 선할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인류를 형성하고 있는 개개인이 선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인류가 선해질 수 없는 것입니다. 결국은 한사람 한 사람이 선한 사람이 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참된 입장에 서서 평화의 동기가 되든가, 혹은 선한 결과의 입장에 변함없이 영원히 설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고는 아무리 평화로운 세계가 되기를 바란다 하더라도 이 세계는 평화의 세계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체가 선해지기를 바라기 전에 우리 개체 개체가 선해져야 된다는 것입니다. 또 전체가 좋아지기를 바라기 전에 우리 개체 개체가 좋아져야 된다는 것입니다. 즉, 내 개체에 악한 것보다도 선한 것이 많아져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나 선을 중심삼고 일체의 생활이라든가, 생애를 영위해 나가야 됩니다. 그럴 수 있는 `나'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그럴 수 있는 내가 못 됐다 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선에서부터 출발하여 선으로 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는 가면 갈수록 발전이 있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만, 선에서 출발했다 하더라도 악이 와서 짓누르고, 가는 길을 막게 될 때는 그 사람의 가는 길은 뒤넘이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인생을 생각해 볼 때에, 인생 자체가 행복하냐 하면 그렇지 못합니다. 오히려 불행한 인생이요, 인간입니다. 왜 불행하냐? 행복하다면 내가 중심이 되어 사방으로 주고 싶을 때 마음대로 줄 수 있고 받고 싶을 때 마음대로 받을 수 있어야 됩니다. 다시 말해서 무엇이든지 자기가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을 주고 싶을 때 줄 수 있고, 받고 싶을 때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지 못하고는 행복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주고 싶을 때 마음대로 줄 수 있고 받고 싶을 때 마음대로 받을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으나, 그럴 수 없을 때는 거기에 비례하는 불행이 초래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많이 느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