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집: 승리의 한 날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자녀가 되자 1964년 04월 14일, 한국 대구교회 Page #330 Search Speeches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나" 자리

예를 들어 어느 아버지가 크나큰 집을 짓고 있다고 합시다. 그 아버지는 돈이 많은 것도 아니요, 거기에 필요한 모든 재료가 풍족한 것도 아니지만 천신만고 끝에 모든 사람이 부러워할 수 있는 집을 지어 놓았습니다. 이 아버지는 기쁜 날을 맞이하여 자기의 과거를 돌아보며 과거에 했던 고생을 생각할 것입니다. 그 고생이 크면 클수록 그날의 기쁨은 거기에 비례하여 클 것입니다. 그런데 자식된 입장에 있는 아들딸은 아버지가 고생할 때 도와주지 못하고 아버지의 사정을 알지 못하고 아버지를 멀리 했었습니다. 그런 아들들이 아버지께서 기쁜 날을 맞으셨으니 그 기쁜 자리에 가서 같이 기쁨을 누리겠다고 하여 찾아 왔다고 합시다. 그럴 때 아버지께서 그들을 어떻게 대했겠습니까?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이 기쁜 날 나와 같이 기쁨을 누리자'라고 하겠습니까? 오히려 그 아들들의 얼굴을 보면 과거의 슬펐던 일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 아들들이 아버지를 협조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해도 기쁨의 날을 괴롭게 하고 슬프게 만들 것이라는 것을 우리들은 알 수 있습니다.

이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복귀도상에 있어서 전체 복귀의 목적을 완성하기 위하여, 섭리의 뜻을 두고 나오시면서 무한히 시달렸고 무한히 고충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자녀의 입장에 있는 수많은 인간들은 하나님을 협조하지 못했습니다. 한 고개 한 고개 어려운 십자가의 고개를 넘어 나오신 하나님은 인간들이 협조해 주기를 바라셨습니다. 동반자를 필요로 하셨던 것입니다.

동반자가 없으면 하나님도 그 고개를 넘지 못하시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십자가의 고개도 인간들이 동반해 드리지 않으면 넘어가실 수 없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가정, 민족, 국가, 세계적인 십자가의 고개를 넘을 때도 동반자가 없으면 넘지 못하시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십자가의 책임을 짊어지고 가시는 하나님 앞에 충효의 도리를 세우겠다고 전심전력을 다하는 제물된 실체가 없으면 하나님도 이 고개를 넘지 못하시는 것입니다. 이러한 복귀의 노정이 있는 연고로 하나님은 하나님과 동반할 수 있는 아들딸들을 지금까지 소원해 나오고 계시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어차피 복귀의 목적은 종결될 것이요, 하나님의 섭리의 뜻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어느 한 날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 날을 맞이한 하나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수많은 풍상을 겪어 오신 눈물겨운 모습이요, 천번 만번 억천만번 십자가의 고개를 넘어 오시면서 거슬리고 상처받은 처참하고 비참한 모습일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그날을 맞이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만일에 여러분이 그러한 자리에 참석하게 된다면, 비록 하나님의 일을 직접 협조하지는 못하더라도 역사적인 풍상을 겪어 오시면서 오직 이 한날을 마련하기 위하여, 온 인류의 해방을 위하고 행복된 삶을 위하여 수고해 나오신 하나님의 애달픈 심정을 느낄 줄 알아야 합니다.

기쁨의 날을 맞이하신 하나님 앞에 통회하고 통곡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내가 어찌하여 아버지를 알지 못하였고, 어찌하여 아버지가 걱정하시는 그 입장을 알지 못했던가' 하며 회개하고 분통해 해야 합니다. 이렇게 지난날의 자기 생활을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면 하나님이 동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 입장에서 그냥 그대로 동참하고자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는 말씀이 성경에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인 것입니다.

우리들은 하나님을 만나기 위하여 가고 있습니다. 기쁨의 하나님을 만나고 싶은 것이 모든 사람의 소원이겠지만, 하나님이 기쁨의 하나님으로 나타나실 때까지는 슬픔과 온갖 풍상을 겪으며 걸어 나오신다는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여러분들은 십자가 노정을 가면서 어떤 하나님을 모셨습니까? 슬플 때 하나님과 함께 슬퍼하면서 하나님의 외로움을 위로해 드리고, 처참한 모습을 붙들고 통곡하며, 당하신 핍박을 위로해 드리며, 걸어 나오신 십자가의 길을 대신 책임지고 가겠다고 몸부림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아들딸이 있다면 그런 기쁜 날이 오게 되었을 때 하나님은 그 아들딸을 불러서 모든 만물 앞에, 만우주 앞에 내세워 그 기쁜 날을 당신의 날보다도 아들의 날로 세우고 싶어 하신다는 겁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이란 것을 우리들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그런 아들딸을 찾아 나오셨고 그런 아들딸로 이루어진 형제, 가정, 사회, 국가, 세계, 천주를 바라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될 때에 복귀도상에 선 우리들의 책임이 얼마나 큰가를 여러분들은 알아야 됩니다. 이런 하나님을 모셔야 할 자신이 되기를 바란다면 이 세계 인류가 하나님을 모시길 원해야 하고, 세계 인류를 형제같이 대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을 모시는 데에 본이 되어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위로해 드리게 할 수 있는 조건이라도 세워야 하며, 하나님의 슬픔을 막아 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해야 합니다. 이런 사람이 하나님의 아들이요, 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