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집: 시대적인 우리의 위치 1971년 10월 24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335 Search Speeches

일생동안 진정으로 살 수 있" 날은 얼마나 될 것인가

타락한 인간으로서 잘살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입니다. 잘살겠다고 생각하지 말라구요. 칠십 가까운 할머니를 보고 `잘살았소?' 하고 물어 보라구요. 그래 여기 할머니, 잘살았어요? 대답해 보라구요. 「…」 못살았지요? 누구에게 물어 봐도 잘살았다고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잘사는 사람에게도 `잘 살았습니까, 못 살았습니까?' 하고 물어 보면 잘살았다고 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누구에게 물어 보라구요. 대학교 총장한테도 가서 물어 보라구요. `글쎄…' 그렇게 대답하지. `아, 그렇구 말구' 하는 사람은 없다구요. 안 그래요? 있다고 생각합니까? 있다고 생각하는 녀석들은 건달패라구요. 제대로 생각한 사람이 아니라구요. 생명의 골짜기에 들어가 가지고 참생애의 가치, 진수를 더듬어 본 사람이 아니라구요.

자, 여러분들, 보라구요. 여러분들이 한 80살 살았다고 합시다. 그 가운데 밤에 자는 시간을 제하고 나면 40년으로 떨어집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입니다. 자는 것도 사는 건가요? 자는 것은 죽은 것과 같습니다. 안 그래요? 자는 것은 죽은 목숨이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24시간 가운데 살겠다고 허덕이는 시간은 절반밖에 더 돼요? 또 거기에서 밥 먹는 시간을 한 시간씩 빼 버리고 나면 어때요? 밥 먹는 시간은 한 시간은 잡아야 돼요. 밥 먹기 위해서 수고하는 시간까지 잡으면 두 시간 이상 잡아야 된다구요. 내가 그것 잘 안다구. 쌀을 씻고, 불을 때 가지고 차리고 하려면 30분 걸리더라 이거예요. 그걸 다 먹고 하려면 두 시간 이상 잡아야 된다구요. 또 사람들은 하루에 세 번 먹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하루 밥먹는 시간 여섯 시간을 빼 버리면…. 그렇기 때문에 출근하는 사람들은 자기 혼자 하게 되면 여덟 시간 일하기 어렵게 돼 있다구요. 사실은 자기 여편네들이 협조해 주기 때문에 여덟 시간 근무라는 말도 나오지 앞으로 여섯 시간 노동시대가 와야 된다는 말도 나오게 된다구요. 밥 해먹고 다니려면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 또 그 가운데 친구 잔칫날, 이웃 동네 어른의 환갑날, 누구 죽는 날, 장사지내는 날, 별의별 날을 다 제하고 나면 일생에서 산다고 하는 날이 절반이나 될 것 같아요? 요전에 계산해 보니까 산다고 하는 것이 7년이 나와요, 7년. 그 7년 가운데 진정으로 살았다고 할 수 있는 날이 며칠 나오느냐 말예요. 며칠이 무슨 며칠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