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집: 근본사상 1990년 01월 12일, 한국 종교회관 (장교빌딩) Page #300 Search Speeches

왜 자아완성을 위해 모" 것을 부정해야 되"가

종교가 출발하는 데 있어서 가정구원 논리를 제창한 종교가 어디에 있었느냐? 이런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사회구원, 종족구원을 제창한 종교는 없는가? 국가구원을 주장하는 종교의 출발은 없겠느냐? 이런 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대다수의 종교를 보면 개인구도를 주장합니다. 개인이 구원받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전부 개인을 중심삼고 출발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차적인 종교를 보게 될 때 그 도주(道主)가 가르치는 교리는 현세와 격리시키는 것입니다. 출가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불교뿐만이 아니라 기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출가라는 건 뭐냐? 출가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백성으로서 어느 종족의 성씨를 통해서 태어났으면 그 전통적 역사배경이 전부 다 나를 포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배후의 전위대와 같은 가정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출가한다는 그 자체는 나라를 부정해야 되고, 살고 있던 사회를 부정해야 되고, 살고 있던 가정을 부정해야 되고, 가정에 있어서의 부자관계까지도 부정해야 되는 것입니다. 이게 문제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생활하는 데 있어서 운명의 길은 우리 개개인이 노력해서 개척할 수 있지만, 숙명의 길은 개척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부자의 관계, 아버지와 아들이다, 부모를 중심삼은 자녀다 하는 이 부자의 관계를 끊어 놓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이게 문제 됩니다. 어떤 독재자가 `저게 네 아버지가 아니고, 저게 네 아들이 아니야!' 하고 천년만년 교육한다고 해도 그건 혁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출가라는 것이 도대체 뭐냐? 부자의 관계까지 부정하고 나서는 원인이 어디 있느냐? 이거 문제가 큰 것입니다. 출가라는 말은 어머니 아버지의 관계를 그냥 붙들고 나오는 것이냐, 그것을 거부하고 자기 스스로의 도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자기를 중심했던 모든 것을 젖혀 놓고 자기완성을 표준하고 나오는 것이냐?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아완성을 표준한 것입니다.

모든 종교는 자아완성을 표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고차적인 종교는 독신생활을 강조합니다. 보게 되면 부모의 혈연까지도 부정하게 하고, 그다음엔 후대를 부정시키는 놀음을 하기까지 합니다. 이게 어떤 연고이뇨? 왜 이래야 되느냐?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렇잖아요? 천주교에 신부 수녀들이 있지 않아요? 불교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 버리고, 세계를 부정하고, 나라를 부정하고, 자기 가정을 부정하고, 자기 부모를 부정하고, 남자가 여자를 부정하고, 여자가 남자를 부정하는데, 왜 이래야 되느냐? 근본문제가 여기서부터 나옵니다. 그런 문제가 심각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