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집: 주목의 주인공 1972년 09월 17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15 Search Speeches

상감마마라도 거지노릇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책임자 노릇, 이 통일교회 책임자 노릇 참 못해 먹는다구요. 어저께도 선생님이 설악산을 갔어요. 설악산을 쭉 가는데, 진부령 고개를 넘어가는데 비가 와 가지고 길이 보여야지요. 그래서 바위 틈에 자동차를 들이 박았다구요. 비는 자꾸 오지…. 산골비는 한번 내리기 시작하면 좁은 골짜기로 흘러 한곳으로 모여들기 때문에 잘못하면 자동차가 훌떡 넘어가 버리기 쉽다구요. 그런데 이놈의 엔진은 꺼졌지요. 그래서 내가 내려 가지고 차를 밀고 운전수더러 시동을 걸어 보라 했는데 이것이 부릉 부르릉만 하지 돼야지요. 그런 판이라구요. 길은 막아 왔으니 어느 차든지 오기만 해라…. 오면 걸린다구요, 길을 막아 놨으니….

그것 보면, 뭐 기는 놈 위에 뭐가 있다구요?「뛰는 놈」 뛰는 놈 위에 무엇이 있다구요?「나는 놈」 나는 놈 위에 뭐가 있다구요? 덮치는 놈 있다구요. (웃음)

이제 못 가겠거니 하고 차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왠걸 부르릉하고 큰 트럭이 오는 거예요. 그런데 장마가 덮쳐서 다리가 유실됐기 때문에 겹길을 만들어 왔다 이거예요. 빙 둘러서 만들어 놓아 가지고 그리로 강을 건너가는데 말이예요. 아, 축대를 쌓아 가지고 이렇게 해 가지고 그 가운데 있는데. 아, 이놈이 오더니 들어 가지고 뭐…. 젊은 사람, 아무래도 우리 통일교회는 젊은 사람이 필요하겠어요. 아, 이 녀석이 그 큰 차를 부르릉 부르릉 몰고 오더니, 불과 얼마 못 갈 것이다 했는데, 웬걸 이 길이 10미터 가까운 차가 쭉 빠져 나가는 거예요. 그럴 때는 하나님이 살려 주신 거예요. 그래서 가서 간청해서 차를 끌어 달라고 할수밖에 없다고요.

그때는 상감도 별수없다구요. 죽을 자리에서는 빌어야 된다구요. (웃음) 별 수 있어요? 그전 뭐 통일교회 문선생인 줄 몰랐겠지요. 뭐 통일교회 문선생이 무슨 위신이 있어요? 여러분 앞에 서는 큰소리하니까 위신이 있는 것 같지만 그저 따라지라구요.

그 조수 녀석이 '뭐요? 뭐요?' 하길래 '운전수가 운전수 사정을 알아줘야지' 하면서 좀 끌어 달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뭐 밧줄이 있어야지요. 그래서 할수없이 그 차에 있던 약 한 발쯤 되는 와이어를 가지고, 대라 대라 해서 앞차 꽁무니에 바짝 대 가지고 걸어서 '잡아 끌어라? 했는데, 이놈의 차가, 크라운 차를 타고 갔는데, 이 차하고 트럭하고 키 차이가 많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앞 차는 빨리가고 뒷차는 안 가려고 하니까 이 차 앞 대가리가 휙 들리는 거예요.

이렇게 될 때…. 선생님은 차도 사랑한다구요. 그렇지만 '아이고 이놈의 차야! 우리 차가 고장 난다' 그런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구요. '야 잘 들렸다, 불거지려면 불거져라' 이거예요. 불거지든 뭐하든 이 길을 넘어 가야 된다는 거예요. 그래 이것이 거꾸로 들려 가지고…. 또, 그 운전수가 걸작이라구요. 차만 강을 딱 건네 주었으니 우리는 거기서 내려 가지고 걸어서 물을 건너야 했어요. 춥기는 하지요. 산골 물이라 참 찹디다. 어머니는 그러잖아도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서 보들보들 떨고 있는데 그녀석이 서긴 뭘 서요. 아주머니고 무엇이고 눈치 코치도 없이 차를 꽁무니에 연결해 가지고 왱 하더니 저만큼 자기 편한 데까지 가는 거예요. 그렇다고 '야! 이녀석아' 하고 욕할 수 없거든요. 오히려 '야! 그 녀석, 멋지다. 젊은 놈 기질 한번 써 먹을 만하다' 이러면서 어정어정 맨발로 한 200미터 정도를 걸어간 거예요. 차에는 어지간히 물이 차 가지고 난장판이 벌어진 거라구요.

그런 판국에서는 별수없다는 거예요. 처지고 형편이고 뭐 할수없다구요. 그런 때는 상감마마라도 거지노릇을 할 줄도 알아야 된다는 거예요. 결국 문제는 그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게 문제인 거예요. 어떻게 가느냐 하는 문제, 안 가면 큰일난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뜻의 길을 가는 데 있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