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집: 인생의 갈 길 1971년 01월 08일, 한국 춘천교회 Page #242 Search Speeches

가까울수록 모르" 법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시냐? 우리 인간의 조상입니다. 어떤 사람은 `하나님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아. 통일교 문선생도 기독교인이니까 무턱대고 하나님이 있다고 하지. 하나님 봤어? 하나님 보지도 못했는데 있긴 뭐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이 보고 싶지요? 「예」 그러면 여러분은 마음 봤어요? 마음이 어디 있어요? 머리에 있어요, 심장에 있어요? 마음은 없는 것 같지만 있다는 거예요. 마음은 내 몸 어디에나 있습니다. 내 몸 가운데 없는 데가 없습니다. 알겠어요? 이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있다면 한 몸과 같은 인연을 가진 세계이기 때문에 없는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실감나게 가르쳐 줄까요? 「예」 그건 아주 간단합니다. 간단한 거예요. 여러분이 거울을 보게 되면 자신의 얼굴이 보입니까, 안 보입니까? 「보입니다」 자기 얼굴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요? 「예」 내가 내 얼굴을 아는데 그리려고 하면 잘 못 그립니다. 화가도 자기 얼굴은 잘 못 그린다는 거예요. 사진을 보고는 자기 얼굴을 그릴 수 있더라도 매일같이 거울에서 자기 얼굴을 보지만 보고 돌아서서 그리려면 못 그린다는 겁니다. 자신의 얼굴을 그릴 자신이 있는 사람은 손들어 보세요.

여러분은 자기 얼굴 알기를 아들 얼굴만큼 알아요? 더 잘 안다는 사람은 손들어 보세요. 한 사람도 없다는 것입니다.(웃음) 매일 거울을 통해서 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더 잘 알텐데 잘 모른다는 거예요. 기분 나쁠 때보면 제일 못생긴 얼굴 같지만, 기분 좋을 때 웃는 것을 보면 `이렇게 저렇게 생겼으니까 복이 붙었구나'하면서 좋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얼굴을 똑똑히 안다면 큰일납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못생긴 사람은 어떻게 살겠어요? 돌아다닐 때마다 그 못생긴 얼굴이 앞에 보이게 된다면 살 수 있겠어요? 생각해 보세요. 살 수 없다는 거예요. 그러니 모르기를 잘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얼굴은 잊어버리고 좋은 것만 찾아 다니니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까울수록 수평에 놓여지는 것입니다.

여러분, 포화상태라는 것이 있지요? 포화상태라는 것은 경계선에서 내려가면 내려갔지 그 이상은 올라가지 못하는 최고의 절정상태인 것입니다. 절정상태에서 내려가면 포화상태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화도 아니요, 절정도 아니요, 내려가는 것도 아닌 그런 경지, 이렇다면 이렇고 저렇다면 저런 두루뭉수리한 경지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혼자 가만히 있을 때 자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요? 마음이 있는지 몸이 있는지 두루뭉수리입니다. 그것은 제일 가깝기 때문에 안 보이는 거예요. 그렇지요? 「예」 왜냐? 같은 감정권내에서 하나되면 될수록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감정이나 감각이라는 것은 그 자체를 보기 위해서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시각이란 자체를 보기 위해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상대를 보기 위해서 생겨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안 보이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이 미인으로 맵시 있게 생겼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 얼굴이 매일 똑같다면 기분 나쁜 것입니다. 남자로서 일생 동안 매일 똑같은 그 얼굴만 대하고 살겠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얼굴이란 것은 참으로 변화무쌍한 것입니다. 웃을 때는 웃는 표정으로 장단 맞추고, 성날때는 얄궂은 표정으로 장단 맞추고, 감정에 따라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넓적해졌다 길어졌다 하는 표정으로 바뀌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은 모른 것이 원칙입니다. 아내의 얼굴이 동네 어느 총각의 얼굴보다 더 확실하게 보인다고 말하는 남편은 아내와 재미있는 생활을 못했다는 것입니다. 사랑권에서는 서로 하나되기 때문에 모르는 것입니다.

취했다고 하는 자리는 어떤 자리입니까? 백을 백으로 보는 자리입니까, 아니면 백을 열로, 또는 백을 천으로 보는 자리입니까? 취했다고 하는 자리는 백을 열로 볼 수도 있고 천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랑에 취하게 되면 자기 남편, 자기 아내가 아무리 못생겼다 하더라도 천하의 미남이요, 천하의 미인으로 보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저 기둥에 못을 박아 얽어매어 놓은 것처럼 얼굴에 변화가 없다면 기분 나빠서 못 사는 것입니다.

여자들이 시집가서 처음엔 신랑 못생겼다고 타박을 하지만, 살다 보면 그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남편이 이런 데가 있구나' 하는 인정을 하게 되면 못생길수록 더 맛이 난다는 거예요. 팥밥과 쌀밥이 있을 때 보기에는 쌀밥이 더 먹음직스럽지만 팥밥이 오히려 더 구수하고 맛이 있다는 것입니다. 거기에서 조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