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집: 형제의 애 1968년 03월 31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1 Search Speeches

기도(Ⅲ)

아버님, 저희는 어린아이가 되어야 되겠사옵니다.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아버지 앞에 떼쓰는 어린애가 되어야 되겠사옵니다. 어린아이에게는 어머니를 흠모하는 갈급함이 있사옵니다. 그 어린아이는 천진난만합니다. 키우면 키울수록, 고이고이 품고 가꾸면 가꿀수록 부모의 표준을 따라 자라납니다.

아버님, 여기에 모인 당신의 자녀들을 거듭 기억하여 주시옵소서. 천태만상의 사정을 품고 온 이들이 그 사정을 다 털어놓으면 아버지께서 아니 움직일 수 없는 것을 알고 있사오니, 다 털어놓고 굶주린 어린아이가 엄마의 젖을 흠모하는 것과 같이, 그리워하는 것과 같이, 아버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갖게 하여 주시옵소서.

여기에 누가 스승이 되오리까? 이들은 인간의 말을 원치 않사옵니다. 지금까지 많은 말을 들어 보았사옵고, 많은 교회를 다녀 보았사옵고, 많은 사람을 만나 보았사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생명의 꿀이 없었고, 생명의 젖이 없었기에 이들의 마음은 고갈해 있었사옵니다. 피폐한 상태로 의지할 곳 없이 황무지 같은 처참한 자리에 있사오니, 아버지, 이들을 모으시옵소서. 자신들의 사정을 다 제쳐놓고, 아버지의 사정을 중심삼은 생명의 말씀과 생명의 인연을 중심삼고 엉클어지는, 생명이 꿈틀거리는 재창조의 역사가 일어나야만 되겠사옵니다.

'나'를 아버지 앞에 세울 수 있는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하오나 나의 전부를 아버지 앞에 바치고 아버지로부터 시작하는 나를 찾아야 되겠사옵니다. 아버지로부터 시작하려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되겠습니다. 아버지로부터 시작하는 참된 모습을 갖추어야 되겠사오니 친히 같이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일주일 동안 상심된 마음을 가지고 여기 나왔사오니, 아버지, 위로하여 주시옵고, 상처에 약을 바르시옵고, 기름을 바르시어서 사랑으로 품어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그리하여 외롭고 처참하고 남루한 이들에게 아버지의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안식할 수 있는 자리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넘치는 사랑의 양식을 갖추고 스스로 아버지를 찾아가는 모습을 아버지께서는 얼마나 고대하시옵니까? 이들도 그런 자리를 고대하오니 허락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 시간 온전히 주관하여 주시옵고 전하는 자의 마음과 받는 자의 마음이 둘이 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생명의 줄을 매는 데 있어서 공감하는 자리가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이 시간 운행하시어서 저희의 마음과 몸이 온전히 한감정, 한심정으로 동하게 하시옵고, 한 생명길로 움직일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친히 주관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면서, 모든 말씀 참부모의 성호 받들어 간절히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