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집: 승리적 주관가가 되자 1964년 01월 01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36 Search Speeches

기도

[기 도]

아버지! 1963년도 곡절 많은 가운데 보냈습니다. 하늘의 슬픔이 온 천지에 아직도 가시지 않은 이 역사적인 순간에 있어서, 아버지의 수고의 노정 위에 슬픔이 더해진 지난해였음을 저희들은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늘 앞에 저희의 있는 정성을 다 모아 이 한 해만은 아버지께 기쁨의 해로 바쳐드리겠다고 호소하고 간구하였던 지난해를 회고 해 볼 때, 그저 면목없이 머리 숙일 뿐이옵니다. 그러나 부족한 저희들을 부족다 아니하시고 작년 한 해도 아버지께서 사랑으로 품으시사 큰 곡절 없는 날들이 되게 해 주셨사옵니다.

오늘 1964년 새날 새아침 첫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사옵니다. 저희에게 생명이 있음은 아버지의 노고 때문이옵고, 저희에게 자랑이 있음은 아버지의 피값 때문인 것을 잊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있는 정성을 다 모아 엄숙한 자세를 갖추고 새로운 자신을 세워 진정으로 부리시는, 아버지의 심중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음성을 듣고 `불초한 아들과 딸들이 여기 있사옵니다. 저희들은 당신이 원하시는 소원의 성취를 위해서는 죽음의 길도, 어떠한 어려움의 길도 가겠습니다' 하고 눈물어린 심정으로 아버지께 호소하는 아들딸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께서는 이러한 아들딸을 얼마나 고대하셨습니까?

이 새벽, 여기에 모인 당신의 어린 자녀들을 아버지시여, 굽어살펴 주시옵소서.

이 무리를 연하여 민족이 있사옵고, 이 민족을 연하여 인류가 있사오며, 이 인류를 연하여 천천만 성도와 만물에 이르기까지 천주가 연결되어 있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아버지께서 기뻐하심은 저희들 자신으로 말미암은 기쁨보다 더 큰 기쁨, 이 온 천주를 대신한 기쁨이라고 생각되오며, 이 불초한 저희들에게 맡겨진 책임과 사명이 너무나 과중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나이다.

사망의 흔적을 벗어나지 못한 죄악의 후손인 연고로 이다지도 많은 곡절을 하늘에 남기게 된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이제 또 새해를 맞아 아버지께 장담하고 결의와 맹세를 할 용기도 없사옵니다. 그러나 맹세하고 가고, 또 맹세하고 가야 할 복귀의 한의 고비고비가 남아 있는 연고로, 이날 다시 새로운 광명의 아침 햇빛도 보기 전에 새벽부터 저희는 새로운 맹세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느끼옵니다.

새로운 해에 새로운 마음, 새로운 심정으로 이 민족과 인류를 대신한 선봉자의 책임과 선각자의 책임과 개척자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맹세를 드리오니, 저희들이 한 이 맹세가 하늘을 움직이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가 흑암의 세력을 대할 적마다 하늘의 권위를 갖고 사랑의 권한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자아가 되게 해 주시고, 오늘 맹세의 한 빛을 세워 주시사 1964년의 365일 전부가 이와 같은 날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한 해의 새로운 결심과 새로운 각오가 아버지의 영광의 터전이 되게 하시고 저희들로 하여금 사망의 세계에서 고난의 강을 건너는 범선의 키가 되게 하시옵소서. 그리하여 아버지가 원하시는 소망의 동산, 그 복지까지 도달하는데 있어서 장애를 느끼지 않고 피해를 입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이 새벽에도 이곳을 향해 뜻을 품고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는 식구들이 남한 각지에 널려 있사오니 품어 주시옵소서. 더구나 지금은 하늘의 중대한 기간을 앞에 두고, 눈물어린 심정으로 새해를 맞는 외로운 식구들이 있사오니 그들에게 이날부터 새로운 광명의 빛이 깃들게 하시옵고, 아버지의 영광의 터전을 높이고 빛낼 수 있는 아버지의 날을 허락해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이 새벽 여기에 머리 숙인 모든 아들딸들의 심정을 굽어살펴 주시옵고 새로운 한 날 아버지를 모시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통일의 무리로 이 민족의 과거의 죄를 용납하시옵고, 이 민족을 위주로 세계 인류의 죄를 용서하시옵고, 세계 인류를 위주로 천상 천하의 모든 애혼(哀魂)들의 죄를 용납하시옵고,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왔다 갔던 선조들의 죄를 용서하시옵소서.

아버지의 기쁨의 한 날을 저희들과 이 민족이 세계 만방에 생명의 빛으로 나타낼 때까지 지키고 보호하여 주시옵소서. 남겨진 승리의 날들이 어서 속히 저희들에게 찾아들고, 남아진 싸움터의 험악한 조건들이 생명의 빛과 더불어 사라지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부탁드리옵니다.

아버지의 영광이 온 천주에 가득하여 축복받은 가정들과 더불어 이 민족과 수많은 인류 위에 같이하기를 바라면서 거룩하신 참부모님의 이름을 받들어 기도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