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집: 참된 사람들 1971년 02월 11일, 한국 마포교회 Page #330 Search Speeches

성인의 도리" 신을 '심삼은 도리

성인은 무엇을 가지고 터치(touch)했느냐? 성인이 터치한 그 내용은 지식이 아닙니다. 보다 가치 있는 생명, 보다 보람 있는 생명을 중심삼고, 그 생명이 국가적이 아니라 세계적인 우주를 주관할 수 있는 초환경적인 생명의 가치를 그리면서 그것을 실천하고, 그 주위 환경 속에서 그 생명이 뒤넘이치면서 세계적인 국가를 바라며 죽어 갔다면 그는 성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성인 축에 못 들어가요. 오늘날의 사조는 무엇이 움직이느냐? 철학이 움직입니다. 그러나 철학은 생명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그걸 알아야 됩니다. 철학이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근원적인 입장은 못 되는 겁니다. 생명의 대상적인 입장에 설 수 있는 지식의 기원은 되지만, 생명의 내용을 결정할 수 있는 자체는 못됩니다. 그러므로 철학은 생명을 구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성인들은 철학자가 아닙니다. 성인들은 분석해 볼 때, 이들은 무엇을 가지고 살았느냐? 무슨 전법을 가지고 살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식을 가르쳐 주기야 했지요. 인생의 도리의 일면을 가르쳐 주긴 했지만, 그것을 무엇을 중심삼고 가르쳐 주었느냐? 세상을 점령하기 위한 전략적인 것을 가르쳐 준 것이냐? 이들이 가르친 내용은 달라요. 전부 다르다는 겁니다.

지식은 알면 알수록 점령해 나가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서구철학이라는 것은 점령적인 철학입니다. 알면 알수록 점령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많이 알면 알수록 자기를 넘어 가지고 그 판도를 세계화시키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중심삼고? 세계를 중심삼고? 자기를 중심삼고?

세계를 위하는 길을 따라 나간다고는 하지만 누구를 중심삼느냐 하면 어디까지나 자기 자체를 중심삼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 결과는 반드시 유물사상에 결집되어 버리고 맙니다. 자기가 중심이다 이겁니다. 철학은 인생의 생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상적인 가치에는 속할는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결정 요인은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성인들은 그런 것을 알았기 때문에 무엇을 추구했느냐? 지식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지식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지식을 탐구하되 평면적인 것만이 아니라, 일방적인 것만이 아니라 양면적인 면에서 탐구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의 도리는 반드시 무엇이 중심이 되어 있느냐? 자기가 중심이 안 되어 있어요. 알겠어요. 그런데 철학은 무엇이 중심이 되어 있느냐? 학(學)이돼 그 학을 주장하는 사람을 중심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문제입니다. 성인은 주장하되 주장하는 그 사람이 중심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달라요.

철학이라는 것은 주장한 사람이 언제나 문제가 되는 거라구요. 마르크스주의면 마르크스주의를 주장한 사람이 주동적인 역할을 하는 거라구요. 그 사상권내에 전부다 융합시키기 위해서 세계로 발전시켜 나오는 것입니다. 그 중심이 누구냐 하면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을 중심삼은 환경적인 내용을 결속시키는 데 있어서 내재적인 작용을 하는 것이 오늘날의 철학사조다 이겁니다.

그렇지만 성인의 도리는 그렇지 않아요. 성인의 도리의 중심이 무엇이냐 하면 사람이 아니라 신(神)입니다. 이것이 다른 겁니다. 따라서 신을 소개하지 못한 사람은 성인의 대열에 동참하지 못하는 겁니다. 공자의 가르침을 보면 막연하지만 무엇을 중심삼고 가르쳤느냐? 천(天)을 중심삼고 가르쳤습니다. '위선자(爲善者)는 천(天)이 보지이복(報之以福)하고 위불 선자(爲不善者)는 천(天)이 보지이화(報之以禍)니라' 즉 선한 일을 하는 자에게는 하늘이 복으로써 이에 보답하고, 악한 일을 하는 자에게는 하늘이 재앙으로써 이에 보답한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공자 중심이에요, 하늘 중심이에요? 「하늘 중심입니다」 이것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걸 여러분은 알아야 됩니다.

성인은 어떤 사람이냐? 철인은 어떤 사람이냐? 구별해야 되겠지요? 철인은 자기를 중심삼고 뭘 알라, 인간의 오관을 중심삼아 가지고 본체론이니 인식론이니 하면서 지금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다 인간을 중심삼고 말하고 있다는 겁니다. 인간의 한계점을 못 넘은 것입니다. 그러나 종교인들은 그런 것을 문제시하지 않고 일시에 넘어가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치고 신을 소개하지 않는 성인이 없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을 보면 거기에는 철학적인 근거도 있지만 막연하나마 천(天)이 개재되어 있습니다. 하늘이 개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구체적이 아니예요. 구체적인 시대에 구체적인 신의 섭리를 추구할 수 있는 때가 되면 구체적이지 않은 것은 지나가게 됩니다.

석가도 막연하나마 천학(天學)에 대한 방대한 내용을 소개했지요. 마호메트교는 종합 종교예요. 그것도 역시 하늘을 중심삼고, 신을 중심삼고 나온 거예요. 예수님도 역시 신을 중심삼고 나온다는 거예요. 그의 가르침은 신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게 달라요. 중심이 인륜이 아니예요. 천륜을 위주로 해 가지고 도를 펴려고 나왔다는 거예요. 그 가치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천이라는 것이 무엇이냐? 천을 중심삼고 가르쳐 나오면 성인이 되는데, 그 성인의 도리는 무엇을 따르려고 하느냐? 인의의 도리를 따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천의의 도리를 따르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론이 나오는 거예요.

그러면 절대적인 신이 있다면 그 신이 바라는 뜻이 무엇일 것이냐? 대한민국만 구하는 것이겠어요? 그렇지 않아요. 대한민국만이 아니다 이거예요. 자그마치 그 뜻은 세계적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성인의 가르침은 세계적이 아닐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예요.

이런 관점에서 종교인은 하늘을, 천륜을 중심삼고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인륜과 천륜이 있습니다. 인륜 도덕이란 문제는 중요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제 2차 경제개발계획이니 뭐니 이래 가지고 거기에만 치중하고 있는데, 물질만 가지고는 안 된다 이겁니다. 여기에는 인륜이 있으면 인정이 있고 천륜이 있으면 천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여러분은 알아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