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집: 천국의 거점이 어디냐 1971년 08월 29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47 Search Speeches

천국의 거점은 어""인가

그러면 천국의 거점이 어디에 있느냐? 오늘날까지 수많은 기독교인들 가운데는 '예수님 믿어 천국 가겠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천국의 거점이 어디에 있느냐? 예수님은 천국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 베드로에게 '천국은 하늘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네 마음에 있다'고 했거늘, 네 마음에 있다고 한 그 천국의 거점이 어디일 것이냐? 슬퍼하는 마음이 천국의 거점이 되겠느냐, 자기를 내세우려는 마음이 천국의 거점이 되겠느냐, 사회를 부정하는 마음이 천국의 거점이 되겠느냐 하는 문제를 두고 볼 때, 이것들은 우리가 바라는 내용을 가진 거점이 아니요, 하나님이 찬동할 수 있는 천국의 거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천국의 거점을 찾는 사람은 이 땅 위의 그 누구보다도 고독한 자리에 부딪쳐야 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은 왜 그러냐? 하나님이 고독하기 때문에 그 사람도 고독해야 되고, 하나님이 극복의 역사를 거쳐왔기 때문에 그 사람도 극복의 역사노정을 거쳐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늘땅에 슬픔이 가득하다고 해서 인간이 그 슬픔만을 느끼고 회개하고 통곡하며 눈물만을 흘린다면 그 자리가 천국의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냐? 그것 가지고도 안 되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때를 바라면서 교단을 섬기는 반면, 이 세상의 죄악을 해결해야 되겠다는 마음의 결의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책임을 다짐할 수 있는 하나의 모습을 가리는 방향이 없어 가지고는 하늘의 거점이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입니다.

그 거점, 천국의 거점은 어디냐? 사람들 가운데는 자기는 양심적인 사람이고 사회적으로 상당한 위치를 가지고 있고 사람들이 우러러볼 수 있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천국은 자기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당당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선과 악이 같이 출발한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이 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과 악은 동시에 출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악이 동쪽으로 가면 선은 서쪽으로 가야 되고, 악이 움직이면 선은 정지해야 되는 것입니다. 또, 악이 욕망을 가지면 선은 욕망을 가져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선과 악은 반대입니다.

이런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하나님이 인간세상을 찾아 나오실 때 인간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소망을 가지고 하늘나라에 인연을 맺을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하늘나라의 출발은 인간세상에 대한 소망을 다 잃어버린 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생활에서 만족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참다운 종교인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여러분들도 잘 알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사가 엇갈리는 운명에 부딪쳐 슬픔의 절정에 들어가 자기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절망의 도탄 가운데 서게 될 때, 그 삶의 방향이 당연하게 내일을 그리는 습관적인 인생 행로에 서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생명까지도 부정하는 자리에 서서 새로운 가치를 더듬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나가는 데에서부터 참다운 선의 출발의 거점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러한 논거에 의해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내 인격이 하늘의 거점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느냐? 없는 것입니다. 또 '내가 지금 거느리고 있는 가정이 하늘의 거점이다. 하나님이 계시면 우리 가정을 모른다고 할 수 없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가정도 역시 없다는 것입니다. 혹은 우리의 종족은 이러이러한 역사적인 선의 공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우리의 종족을 모른 척할 수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 종족이 이 세계에 어디 있느냐? 그러한 민족이 어디 있느냐, 국가가 어디 있느냐, 주의 사상이 어디 있느냐 할 때, 기가 막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죽고자 하는 자는 살고 살고자 하는 자는 죽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말이 무슨 뜻이냐? 천년 살기를 바라는 사람은 악의 세계에 있어서 자기 자신을 천년 이상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야 천년 살겠다는 꿈을 꿀 수 있는 것이요, 만년 살기를 바라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만년 이상 희생하더라도 그것을 고맙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만 만년을 살 수 있는 소망의 거점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영원한 생명 영원한 행복 영원한 천국을 부르짖는 사람이 있다 하면, 그는 영원을 중심삼고 현시점을 극복해야 되며 현시점에 있어서 자기를 희생하고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자리에 서야 합니다. 이러한 자리에 서야만 영원한 거점이 생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