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집: 통일교회의 길 1963년 10월 18일, 한국 광주교회 Page #12 Search Speeches

결심을 할 때" 천주적인 결심을 해야

어느누구나 전부 다 그렇게 바라고, 어느누구나 그렇게 요구하며 그러한 소망을 대하여 맹세와 결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세계, 혹은 그러한 미래의 세계 앞에 공헌하지 못하고, 봉헌하지 못한 것은 무엇 때문이냐? 시간 시간 찾아오는 생활과정을 두고, 시간 시간 찾아오는 미래의 생애노정을 두고 거기에서 스스로의 입장을 확고히 세우지 못하고, 갈 바의 방향을 올바로 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후퇴하는 사람도 있고, 혹자는 좌로 가는 사람도 있고, 혹자는 우로 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진정한 뜻을 품고 결의를 하는 그러한 사나이나 아낙네들이 있다 할진대는 그냥 안 됩니다. 최후에 어떠한 변태적인 현상이 벌어진다 할지라도 자기의 신념만은 굽히지 않고 `나는 진보의 일로에서 살아야 되겠다. 환경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복잡한 환경을 거부한다'라고 더 강하게 용솟음칠 수 있는, 더 강하게 자아 중심에서 발동해 주는 충격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없는 한 이는 환경에 치우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목표를 향해 나가는 사람은 시간 시간 그 내적인 충격의 자극을 뚜렷이 갖고 가는 사람이 아니면 안 됩니다. 그런 사람은 1년 가고 2년 가고 해가 거듭해 감에 따라 그의 생활적인 배후에, 역사적인 인연의 세계 앞에 기필코 그 무엇을 남겨 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무엇을 오늘의 이 천주 앞에 보여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정해 출발한 후에 그것을 향해 갈 때는, 내가 결심한 다음에는 옆 사람하고 타협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가 이 진실된 목적지를 향해 갈 때는 내 생명을 걸고 각오하고, 내 생애를 걸고 각오했으므로 내 생명이 진(盡)하고, 내 생애가 그치기 전에는 타협하지 말고 목적을 달성해야 합니다. 이러한 신념과 더불어 그 방향을 따라 전진하는 그러한 용맹심, 그러한 자극적인 충동의 힘이 자기의 속 마음에서부터 끊어지지 않는다면 그는 기필코 1년, 2년, 십년이 멀다 하지 않고 목표를 향하여 꾸준히 갈 것입니다. 그런 사람 앞에는 시련의 바람결이 제아무리 세다 하더라도, 혹은 가는 길이 아무리 험산준령이라 하더라도 문제가 안 된다구요. 그 결의와 그 충격적인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앞으로 다가오는 모든 시련을 쳐부수고 목적지를 향하여 행군을 계속할 수 있는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혀를 깨물고 맹세하고 결의하지만…. 하루 이틀은 할 수 있습니다, 하루 이틀은 할 수 있다구요. 그러나 일 년, 십 년 일생을 걸어 두고 할 수 없는 연약한 인간인 것을 여러분이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많이 느꼈을 것입니다. 내가 어찌하여 이렇게 연약한 인간이 되었던가! 사내라면 사내로서 한번 결의한 결의를 가지고 최후의 목적을 달성하여 그 영광을 차지하지 못하고 후퇴, 혹은 좌우로 회전하여 원치 않는 방향에서 자기 자신을 자승자박(自繩自縛)하는 상태에서 탄식하는 자신을 보게 될 때에, 거기에서 낙망하고 절망하면서 자기의 야망을 갈구할 수 있는 입장에 서지 못할 것입니다. 태반이 그렇다는 거예요. 안 그래요? 대개가 그렇지요? 그렇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과거보다 현재를 통한 미래에 있어서 내가 더 나을 수 있는 그러한 가치적인 자기를 세우기 위해서는, 범위가 넓어지면 넓어지는 것만큼 거기에 비례해서 오늘의 결심을 해야 됩니다. 또, 그러한 때와 발전해 나가는 범위가 개인적인 입장에서 결심하는 때와 달리 상대적 관계를 맺어 가정ㆍ종족ㆍ민족ㆍ국가ㆍ세계ㆍ천주의 무대까지 나가는 데에 있어서, 맨 처음에 결심할 때에는 자기 자체에서 결심했지만 결심한 그 상대적인 위치가 사회가 되고, 국가가 되어 자기가 결심하던 것보다 범위가 더 커지게 될 때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기의 능력을 자인하고서 후퇴하기 쉽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결심을 할 때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결심을 하지 말고, 세계적인 결심을 하고 천주적인 결심을 해야 합니다. 그럴진대는 거기에 대응되는 시련이 있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됩니다. 알겠어요? 자기가 새로운 각오를 하고 발전의 진로를 향해 자아의 가치의 기준을 높이고자 할진대는 결실될 것이 크고, 욕망이 크고, 목적이 크면 클수록 거기에 대비되어 상대적으로 그 반대의 현상이 크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 차를 타고 떡 앉아 보면 말이지요, 가만 가만히 가면 쉽습니다. 그런데 빨리 달리면 달릴수록 거기에 비례하여 유동성이 불어갑니다. 까딱 잘못하면 볼장 다보는 거예요. 여유가 없어요. 크고 빠르고, 크고 높은 것을 구상해 나가게 될 때에는 까딱 잘못하면 볼장 다보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 있으면야 사방팔방 돌아다니면 되지만 말이예요. 그러나 최고 속도로 달려 목표를 향하여 간다고 하는 입장에 서게 될 때에는, 거기에 반대적으로 저항해 오는 모든 악조건이 사방에 벌여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됩니다. 내가 한 곳을 향하려면 사방에서 날 잡아내는 거예요. 이걸 각오해야 됩니다. 그걸 넘어가야 된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