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집: 새문화 창조의 역군 1969년 10월 03일, 한국 동구릉 (경기도 구리) Page #140 Search Speeches

현 미국 젊은이"의 '태

내가 1965년에 미국 갔을 때와 금년 1969년에 미국 갔을 때를 비교해 보게 될 때 한 가지 달라진 게 있습니다. 사회제도라든가 문화제도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달라졌느냐? 내가 1965년도에 갔을 때만 해도 미국에 히피족이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아무 대학교에 어떤 히피족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 히피족을 만나려면 그렇게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서 거리를 다녀보니까 한 20보 30보만 가도 그런 족속들이 있습니다. 히피족에는 별의별 녀석들이 다 있습니다. 모든 행동이 멋대로예요. 누가 자기들을 흉보든 말든 별의별 모양을 다해 가지고 거리를 이리저리 왔다갔다하고, 배가 고프면 아무데나 가서 얻어먹고 지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인생의 참모습이 뭐냐는 것입니다. 그런 족속들이 4년 전보다 이번에 갔을 때는 훨씬 많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버클리 대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입니다. 지금까지 노벨상을 수상한 학자만 해도 82명이나 배출한 세계적인 대학이예요. 그런데도 그 캠퍼스 안에 들어가 보면 해괴망측합니다.

어떤 녀석들은 야자수나무 꼭대기에 매달려 있기도 합니다. 그런 짓은 사내녀석들만 하는 줄 알았는데 여자들도 그럽니다. 자기들 멋대로예요. 서부영화에 나오는 카우보이 같은 모습은 보통입니다. 팬티 하나만 입은 녀석들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한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캠퍼스 안에서 별의별 해괴망측한 짓을 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느냐? 그들에게는 소망이 없습니다. 여러 방면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올라갔기 때문에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다 하는 학자들은 전부 다 미국에 있고, 있다 하는 재벌들도 전부 미국에 있습니다. 그러한 문화의 배경권내에서 살아왔고, 그러한 생활습관에 젖어 왔기 때문에 거기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최고 행복을 규정하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색적인 종교가 점점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것은 앞으로 미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무서운, 원자폭탄보다도 더 무서운 악마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국이 이것을 어떻게 소화시키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젊은이들이 LSD라는 환각제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이 약은 먹기만 하면 꿈나라에 있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아편을 먹으면 세상이 자기 속에서 들락날락하고, 또 태양계가 자기 뱃속에 들락날락하는 기분이 든다는데 환각제를 먹어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젊은 녀석들이 순간적인 감각을 느끼기 위해서 환각제를 먹어 보지만 그래도 신통한 게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제는 원시시대로 되돌아가자 하면서 별의별 놀음을 다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수습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내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은 절대 미국에서 살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데 있어서도 절대 미국에서는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하이웨이를 쭉 들어가 보면 차도 아주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최고급 차들이 달리고 있습니다. 가령 1969년도 형으로 어떤 회사에서 무슨 차가 새로 나왔다 하면 서로 그 차를 사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학생들까지도 그 차를 타려고 경쟁을 한다는 거예요. 그런 차를 타고 다니지 않으면 데이트할 수 있는 여자 친구나 남자 친구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