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집: 시대적인 우리의 위치 1971년 10월 24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320 Search Speeches

결실을 기대 할 수 있" 단체" 종교뿐

그러면, 지금까지 우리 인간들이 바라 나온 소원은 무엇이었던고? 인간이 수확기에 당도하여 영원히 남아질 수 있는 생명의 핵을 갖추어 가지고, 그야말로 선(善) 자체에 속할 수 있는 영원한 하나의 결실체로서 남아지고자 하는 것이 인류의 소원임에 틀림없는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그러한 실체가 어디에 현현될 것이냐, 어떠한 곳에서 그러한 결실이 거두어질 것이냐 하는 문제를 두고 볼 때에, 이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결실이 거두어질 장소는 오늘날 사망의 물결이 요동하는 와중의 사회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어떤 단체면 단체에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떤 사회나 국가, 혹은 세계에서는 바랄 수 없을 것입니다. 사회 안에 있는 어떤 특정한 단체에 바랄 수밖에 없을 것이 아니냐. 그러면 이 단체가 교육기관일 것이냐, 어떤 정당일 것이냐, 어떤 단체가 될 것이냐 하는 문제를 두고 볼 때에, 자기 스스로를 자랑하는 단체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내노라고 자랑하는 입장에서, 세계 전체가 내가 바라는 기준을 따라가야 된다고 주장하는 곳은 기대할 수 있는 곳이 못 됩니다. 그건 왜? 인류 역사가 악에서 출발하였다는 사실이 틀림없다 할진대는 그 악의 환경을 그냥 이어받은 사회적인 현상 가운데서 자기 스스로를 높이고 자부하는 자리에서 주장하는 그런 단체에서는 그것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역사는 자기를 내세우는 인간 시조로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자기를 내세우기 위해서, 즉 자기가 출세를 하기 위해서 제삼자를 희생시키는 것이 타락의 기원인 것을 알고 있는 우리는 자기를 내세워 가지고 환경을 제압하려는 단체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고 보는 거예요.

그러면 어떤 단체에서 그것을 기대할 것이냐? 이것은 두말할 것 없이 자기 자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낮추고, 자기 자신이 전체 앞에 중심으로 세워지기를 바라기보다도 전체를 대신해서 자기들이 희생하고자 하는 단체가 아니고는 수확의 결실이 있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볼 때 오늘날 그것을 기대할 수 있는 단체는 어떤 단체일 것이냐? 그것은 두말할 것 없이 종교단체일 것입니다. 그러면 종교단체 가운데 어떠한 종교단체일 것이냐? 타락된 사회의 풍조를 따라가면서 보조를 맞추려 하는 종교단체는 아닐 것입니다. 근원과 배치되고 상충되는 인류를 자기의 종주로 삼아서 필생을 투입해서라도 선의 방향으로 가려 놓기를 소망하는 특정한 종단이 있지 않고는 투쟁해도 그것을 살릴 수 없는 것이 아니냐 하는 문제를 두고 볼 때 그러한 종교는 어떤 종교일 것이냐? 역사상에 비참한 운명의 인연을 지니고도 망하지 않고 남아진 종교의 인연을 따라서 이 종말시대에 기대하는 하나의 결실의 모든 형을 추구하는 종교가 아닐 것이냐? 이걸 생각하게 될 때, 그런 종교는 종교 가운데서 순교한 선열의 피의 역사를 이어 가지고 지금까지 발전해 온 기독교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는 거예요. 기독교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독교의 수많은 종파 가운데서 어떤 종파가 될 것이냐 하는 문제를 두고 볼 때에, 그 종파는 아무리 시련 도상에 부대껴 오고 사망이 엇갈리는 설한풍이 몰아친다 하더라도 거기에 생명을 투입해서 끝까지 남아질 수 있는 정기를 가지고 사회악과 맞부딪치더라도 깨지지 않는 종단이 될 것이다 하는 것은 두말할 바 없는 결론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류의 종말시대라고 말하고 있는 현시점에 있어서 종교가 있다면 그 종교가 세계 전체가 환영하는 종교일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전 세계가 부정하는 종교일 것이냐 할 때, 환영하는 종교에서는 그것을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필시 환영이 아닌 반대와 핍박의 화살이 날아드는 곳이 도리어 이 결실을 찾을 수 있는 가능한 종교로 꼽히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