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집: 가야 할 우리들 1959년 12월 20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99 Search Speeches

예수님의 생활과 끝날의 종교인의 책임

그러면 선한 사람은 어떠한 사람이냐? 앞으로 천적인 소망의 시대가 올 때에 남아질 수 있는 무리는 어떠한 무리일 것이냐? 그 이념과 더불어 사는 사람입니다. 몸은 비록 땅에 있을 망정 그 마음과 그 이념은 무한한 목적세계를 향하고 땅 위에서 실적을 남기고 가는 사람입니다. 이 땅 위에서 살지만 땅의 역사관을 벗어나 목적하는 이념세계와 인연을 맺는 자리에서 쓰러지는 사람은, 역사가 점점 발전하여 그 목적의 때가 오면 세계적인 존재가 됩니다. 지금 우리가 믿고 있는 예수님이 그런 분입니다. 그외 분들은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들이 잘 알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 한분을 붙들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예수님은 민족의 반역자로 몰렸습니다. 또 교단으로부터 이단자로 몰렸습니다. 그 사회로부터 광란자(狂亂者)로 몰렸습니다. 여지없이 몰려 버렸습니다. 그 시대에서는 오늘날 여러분들이 믿고 있는 그런 예수로 대접받지 못했습니다. 몰리고 쫓기던 예수, 핍박받고 억울한 자리에서 참고 있던 예수, 더 나아가서는 십자가의 사선(死線)까지 나아가던 그 예수는 그 시대에서는 처량한 예수요, 불쌍한 예수요, 응당 그렇게 되어야 할 예수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홀로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주체이신 하늘과 더불어 갔습니다. 그러기에 그 예수를 역사노정에서 유린할 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끝날에 처해 있는 우리들은 어떠한 느낌을 가져야 되느냐. 역사적인 무리들의 친구가 되어야겠다는 것입니다. 사망세계에서 죽음으로 종결을 짓고 마땅히 쓰러져야 할 무리들의 친구가 아니라 그 시대의 배척을 받고 민족과 국가의 배척을 받았을망정 역사를 경영하는 천적인 심정을 붙들고 나오던 그런 무리들의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선조를 숭배하고 선한 사람을 숭배하고 혹은 충신 열녀를 숭배하는 원인이 거기 있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씨족사회였으나 씨족에서 부족으로, 부족에서 민족으로, 혹은 국가로, 세계로 벌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이처럼 역사와 더불어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으로 넓혀 나온다는 겁니다. 민족을 책임지고 싸웠던 선한 사람은 민족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요, 국가를 책임지고 싸운 선한 사람은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제 이것을 지나서 세계를 위하여 싸울 때가 왔다는 것입니다. 일개 국가에 치우쳐 싸울 때가 아니라 지금 때는 주의와 사상을 중심삼고 싸울 때라는 것입니다.

이것으로써 우리의 모든 싸움이 종결될 것이냐? 아니올시다. 이제 하나의 싸움이 남아 있나니 전세계에 있는 수많은 종교인들과 비종교인의 싸움입니다. 이들이 격렬하게 싸울 때가 기필코 옵니다. 역사노정에서 아무리 국가나 어떠한 무엇이 종교를 탄압하고 압박했을망정 그 종교는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역사의 변천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직선으로 나왔습니다. 기독교의 가는 길을 막았지만 기독교는 이것을 넘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이 소망하는 것은 무엇이냐? 땅이 소망의 전부가 아닙니다. 땅 위의 인간들이 바라고 있는 현실의 무대가 목적이 아닙니다. 그것을 멋지게 박차고 내일의 한날을 소망하여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어차피 그러한 세계를 향하여 가야 할 우리, 이 사조의 흐름을 따라가야 할 우리는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되겠느냐. 내 마음과 내 심정, 내 몸과 내 생명이 이 현실의 무대를 박차고 하늘을 향하여 솟구쳐 오를 수 있는 신념을 가진 종교인, 그런 사람은 기필코 새시대에 남아지는 무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제 전세계에 널려 있는 모든 종교인들은 어떤 하나의 교단과 단합하여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때가 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마음이 그리워하는 방향을 찾아왔습니다. 그러기에 역사노정에서 종교는 위대한 공헌을 해 나왔습니다. 어떤 민족이 종교를 붙들고 거족적으로 단결하고 그것을 위하여 나간다 할 때 어떤 권세있는 자가 그 민족을 집어 삼킨다 해도 소화를 못 시킵니다. 절대 못 시킵니다.

여러분, 유태인을 보십시오. 세계를 유리고객하였을망정 어떤 주의나 사상도 그들을 삼키지 못했습니다. 왜? 그들은 소망의 한날을 고대하고 있고, 내일의 희망의 한날을 품고 선민권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 같은 나라도 영국이 3백여년 동안 그 민족을 지배했으나 그 민족에 흐르고 있는 종교의 혼은 지배하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한 때를 맞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이 세계에는 수많은 종교가 널려 있고 인류의 3분의 2에 가까운 사람이 종교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이 본래부터 하늘 땅에 이렇게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게 되어 있느냐? 하늘이 이렇게 소망도 없고 무용지물 같고 약자 중의 약자와 같은 모양으로 만들었겠습니까?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나아가야 할 때니까 그렇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전세계에 널려 있는 종교인들은 너나할것없이 절대의 이념을 향하여 가고 있습니다. 생명의 이념과 접할 수 있는 한 때를 찾아나가는 운명에 처해 있는 연고로 어떠한 주권, 어떠한 국가이념을 아직까지 세워 놓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만일에 그 주권과 국가이념을 종교인들이 가졌다면 깨집니다. 아직은 그런 것을 하늘이 부여할 수 없는 때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올 끝날은 어떠한 때냐? 절대의 이념을 동경해 나오면서 역사노정에서 밟혀나오던 사람들이 세워질 수 있는 때입니다. 그렇게 됩니다. 기필코 그런 시대가 오고야 맙니다.

그러면 이구동성으로 말세라고 하는 이때에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이냐. 이 땅의 것으로써 세계가 해결될 것인가. 도저히 안 됩니다. 여기에 하늘이 개입해야 됩니다. 그러면 하늘을 개입시키는 사명을 해야 할 사람이 누구냐? 종교인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