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집: 통일교회의 길 1963년 10월 18일, 한국 광주교회 Page #33 Search Speeches

전라도란 살림살이를 크게 차린 곳

내가 어릴 때, 중학교 때 서울에 와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우리 고향에는 감나무가 없어요. 그래 감 열매는 봤었지만 어미는 생전 보지 못했습니다. 감 어미가 뭐예요? 나무 아니예요? 물론 어미는 맨 처음에 씨 가지가 생겨나는 것이지만 말이예요. 옛날에 거 감, 홍시가 참…. 선생님이 먹게 되면 하나도 안 먹거든요. 그게 집에 있으면 뭐 바닥 나도록…. (웃음) 먹는 게 취미예요. 내가 아주 참 잘 먹는다구요. 내가 감 동산을 만들었으면 얼마나…. 내가 이웃 동네 총각들에게 전부 다 나눠 줘서 그저 입에 넣으면…. 바쁘다 바빠 하면서 콧구멍에 들어가는지 모르고 터질 대로 먹는다구요.

그래, 감나무가 어떻게 생겼느냐 하는 걸 생각했다구요. 서울에 떡 올라오니 감나무가 있더라구요. 척 보니까 밑이 따닥따닥하고 참 잘생겼거든요? 그놈의 나무를 만져 보니까 아주 단단해 보이더라구요. 감나무 단단해 보이지요? 그런데 크지는 않아요. 나는 감나무가 큰 줄 알았더니 요만하더구만요. 저 자하문 밖에 있었다 말이예요, 자하문 밖에. 거 동무 녀석이 있어 갔는데 감이 아주 노랗게 되었더라구요. 노랗게 돼 가지고 참 먹음직해요. 그래서 그 녀석하고 몰래 거기에 들어갔어요. `야, 이거 맛있겠다' 해서 따 가지고…. 그 녀석은 따니까 그저…. (웃음) 그래, 그는 잘 알거든요? 입으로 우물우물 씹으면서 이렇게 내다 보면서 먹는 거예요. 거 맛있겠구만. 이거 알게 뭐야? 아, 맛있겠다' 해 가지고 사정없이 들입다 씹었더니 혓바닥이 그저 이만큼 (웃음) 감이 그래요. 그렇지요? 그런가요, 안 그런가요? 총각 녀석들은 그런 경험 다 했을 거라. 자기네 감은 안 따먹고 남의 담 너머에 있는 감을 따먹고 그랬을 거라구요. (웃음)

여기 전라도 감은 나 못 먹어 봤어요. 더 떫을 거예요. 그렇지요? 어제 서울서 왔어요. 난 서울 사람이예요. 여러분들은 전라도 사람입니다. 전라도 사람들에게, 서울 사람들이 말하기를 하와이 사람이라 한다구요. (웃음) 하와이 설명하면 여러분들이 눈을 이렇게 뜹니다. `허허허. 아이구 고마와라. 우리 선생님은 저렇게….' 할거예요. 가능하면 내가 그렇게 설명하려고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에 그건 그만 두고, 하여튼 나쁜 의미의 하와이가 아니예요.

또 전라도라는 것은 뭐냐 하면 말이지요, 살림살이를 크게 차린 곳입니다. 그런 곳이 전라도예요. `전' 자는 무슨 `전' 자예요? `전' 자는 무슨 `전' 자라구요? 「'온전 전'(全) 자요」 `찌그러질 전' 자예요? 무슨 `전' 자예요, 똑똑히 얘기해 봐요. 「'온전 전' 자입니다」 그래요, '온전 전자'라고 합시다. `라' 자는 무슨 `라' 자예요? 「'비단 라(羅)'요」 비단 라가 뭐예요? 「벌릴 라」 뭐 `버릴 라'가 뭐예요? 냅다 버린다는 말이예요? 쳐 버린다는 말이예요? `버릴 라'가 뭐예요, `버릴 라'가? 「벌릴 라요」 `벌릴 라'가 뭐예요? 날아가는 벌이예요? 그게 뭐예요, 벌일 라가? 그건 뭐냐 하면 말이지요, 채신머리없는 여자가 시집올 때부터 아기 기저귀 해온 것을 널어 놓고 있는 여자와 같은 걸 `벌일 라'라고 하면 맞는 거예요. 벌여 놓는 거라구요. 나는 이 전라도를 `온전 전' 자를 딱 따 버리고`라도'라 하면 어떻겠느냐 생각한다구요, `라도'. `라북도' `라남도'라고 말이예요. (웃음) 왜 전라도가 욕을 먹느냐? 이렇게 떠억 대가리에 온전 전 자를 붙여 놓았으니 참 곤란하거든요. 그럼 얼마나 좋겠어요? 그거 명사는 좋아요. 그렇지만 사람들은 나쁘다고 본다구요. 나쁘지요? 나빠요, 좋아요? 「안 나쁩니다」

그리고 전라도 사람들은 말이지요, 아주 관심이 많습니다. 어디 가도 싹싹 잘 돌아다닙니다. `벌일 라' 자를 뒤집어 썼으니까 잘 돌아다닌다는 말이예요. (웃음) 사실 그래요.

엊그제 내가 경상도 대구에 갔었는데, 대구 사람들이 평하여 말하기를 좌측 황해 가까이에 라도가 있는데 전라도 사람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말하기를 거기에 있는 사람들은 첫 맛은 백 퍼센트라는 거예요, 첫 맛은. 먹게 되면 꼭지까지 삼키더라도 또 먹고 싶다는 거예요. 꼭지가 쓴데 얼마나 달면 꼭지까지 삼켜도 또 먹고 싶겠느냐 이거예요. 첫 맛은 그렇게 근사하고 멋진데 후의 맛은 배가 아프다 이거예요. (웃음) 그런 차라리 먹지 않음만 못하다 이거예요. (웃음) 그 얘기까지는 안 했어요. 배가 아프다는 것은 선생님이 말을 지어내서 한 말이예요. (웃음)

하여튼 전라도 사람은 경상도 사람은…. 열 주면 전라도 사람은…. 처음에는 경상도 사람 열과 전라도 사람 한 사람하고 안 바꾸겠지만, 조금 지나면 전라도 사람 열 주고 경상도 사람 하나와 안 바꾼다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그거 무엇에 쓰겠어요? 부산에서 내가 `이제 부산을 거쳐 전라도로 행차를 할 텐데 전라도로 가게 되면….' 하면서 얘기하니깐…. 전라도라는 명사도 좋거니와 선생님이 가는 날이 오늘이 18일인가요, 17일인가요? 오늘이 며칠인가요? 「18일입니다」 18일이라서. 18일은 재출발 수 8수라서 좋고 `라도'도 좋고, 또 거기에 `주'도 좋은데 `광주'라고 했습니다. (웃음) `광주(光州)'의 `광'자는 무슨 `광' 자예요? 「빛 광(光)」 빛 광. 어두울 광 자지요? (웃음) `놀랄 광' 자예요, 놀랄 광 자. (웃음) 어두워서 놀라 자빠지는 `광' 자라구요. 무슨 광 자라구요? 「'빛 광' 자요」 하하 이거 광주(光州)라는 말은 자유 동산에서 춤추고 놀 수 있는 고지란 말이예요. 명사는 아주 그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