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집: 참을 찾아가는 길 1964년 03월 26일, 한국 전주교회 Page #308 Search Speeches

종교적인 국민성을 가진 한국 민족은 살아 남게 되어 있어

그러면 오늘날 우리 한국 백성, 지금까지 이 나라의 주권을 가지고 세계에 자랑하지 못하였고, 어느때 주권을 가졌지만 만인의 종 같은 입장에 이렇게 약한 민족으로 태어난 이 민족이 이것으로 끝날것이냐? 아니예요. 이런 원칙, 이런 천리가 있다 할진댄 오늘날 이 한민족이 바라보는 그 심적 기준, 양심 기준이 어느 민족한테 지지 않게 순수하고 어느 민족에게 지지 않는 종교적인 국민성을 가진 것을 바라보게 될 때에 이 한국 백성은 살아 남게 될 거라는 것입니다.

수천 년 동안 이렇게 몰리고 억울하게 산다고 해서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 민족은 수천 년 대운의 한 목적지를 향하여 눈을 꼭 감고 밤길을 찾아온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예요. 그렇게 돼 있다는 거예요. 눈을 꼭 감고 밤길을 찾아가니 어떻게 될 거예요? 이왕에 깜깜한 천지인데 눈떠 뭘해요, 까짓거? 그렇잖아요? 그런 밤인데 말이예요, 눈 뜨면 뭘해요, 눈을 떠도 마찬가지인데. 에라, 그럴 바에는 눈감고 세상도 안 보겠다 해 가지고….

내가 지금도 가만히 차를 타고 오면서 보니까 말이지요. 아, 이렇게 게딱지 같은 초가집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까 몇천 년 전에도 저렇게 살았었는데 지금 몇천 년 후에도 요렇게 살아요. 이놈들, 이 간나놈들 이놈의 선조고 뭣이고 배때기를 다 째 가지고 까마귀 밥을 해도 시원하지 않을 분한 마음이 가겠지만 그러나…. 그런 생각이 간절하다구요. 아, 이 민족은 이러한 예언적인 민족이로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할 거예요.

아, 이 민족은 예언적인 민족이기 때문에 그믐밤과 같은 밤중세계의 운세를 찾아 나오는 이때에 있어서 눈을 뜨고 들여다 보면 뭘하노? 피곤만 했지. 눈을 딱 감고 나오는 세계예요, 아직까지는. 그렇게 됐다는 거예요. 그러면 여기에 모인 당신네들은 잘나나 못나나 지금까지는 눈뜬 소경 아들딸들이예요. 눈을 뜨기는 떴지만서도 눈을 꼭 감은, 밤중에 사는 소경보다 더한 사람들의 아들딸이다 이거예요.

분해요? 분해요, 안 분해요? 대답해 보라구요. 응? 분한가요, 어떤가요? 대답을 해보란 말이예요. 물어 보면 대답을 해야 얘기를 또하지요. 분한가요, 분하지 않은가요? 이거 모순된 물음이지요? 모순된 물음이란 말이예요. 그렇잖아요? 이건 모순 중의 모순이요, 이해할 수 없는 물음이라는 거예요. 이 말만 딱 들어 보면 그런 녀석들이 어디 있냐 이거예요. 이거 미친 소리한다고 그럴 거예요. 그렇지만 듣고 나서 보니, 이건 응당히 분한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대답을 못 하고 낑낑거리는 것을 보니까 뭐가 다른 모양이지요. (웃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