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집: 효자의 길 1972년 09월 10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4 Search Speeches

지금의 때와 현 종교의 입장

오늘날 이 세계에는 민주세계가 있고 공산세계가 있습니다. 민주세계도 이미 갈 길을 잡지 못하고 있고, 공산세계도 엇갈린 그런 입장에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두 세계를 바라보는 하나님이 있다면, 하나님은 어디에 마음을 둘 것이냐? 지금까지는 그래도 종교가 하나님을 위해 나왔고, 종교인들이 하나님을 위한 효의 길을 가려고 몸부림쳐 왔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 수많은 종교를 보면. 종교는 이미 가을절기를 맞이했습니다. 단풍이 들고 낙엽이 되어 가지고 떨어지는 현상을 우리는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편을 위하는 사람보다는 하나님편을 위하는 사람을 하나님은 먼저 생각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공산세계는 하나님이 없다, 신(神)이 없다고 부정하는 유물론적 견지에 서 있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두 세계 가운데 그래도 하나님이 있다고, 신(神)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희망을 둘 것이 아니냐. 자. 그런데 지금 민주세계는 신이 없다고 하는 유물론적 견지에 동의하고 있다는 거예요. 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있다구요.

현재 종교가 부패했다는 것을 사회인들이 공인하고 있다 이거예요. 사회인 가운데 양심적인 사람들이라도 '나는 어떠한 종교를 믿는 아무개보다 낫다'고 자처할 수 있는 입장에 종교가 떨어지고 말지 않았느냐.

그런 입장에 서 있는 종교를 바라볼 때, 하나님은 저들이 효의 도리를 다해 주겠다고 하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겠느냐? 기대를 가질 수 없습니다. 왜 그러냐? 하늘이 있으면 하늘 부모가 어떤 고심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전체를 책임지기 위해서 나서는 종교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지 않는 사람들은 효의 길을 이어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초대교회 이상의 자리를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될 때가 되어 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예수님이 '아바 아버지여! 할 수만 있으면 이 잔을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시옵소서' 하며 의미심장 하게 생사를 앞에 놓고 담판기도하던 자리에서도 하나의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반대하고 유대교가 반대하던 그 자리를 모면할래야 모면할 수 없는 운명에서 신음하던 끝에 십자가에 돌아간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운명을 앞에 놓고 담판기도를 해서도 해결하지 못한 예수의 마지막 길을 우리는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때냐 하면 국가적인 때가 아니라 세계적인 때입니다. 이 세계적인 때에 있어서 그 사명을 실감하는 데는 민족을 중심삼고 사명을 느끼는 자리가 아닙니다. 혹은 민족을 책임진 입장에서 종교의 사명을 추구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지금 때는 초민족적인 국가관을 중심 삼아 가지고, 세계관을 중심삼아 가지고, 종교관을 중심삼아 가지고 염려할 수 있는 아들로서, '아바 아버지여! 할 수만 있으면 우리 나라 뜻대로 말고-내 뜻이 아니예요- 우리 세계의 뜻대로 말고, 당신의 뜻대로 하시옵소서' 할 수 있는 기도라도 하는 아들이 있어야 하나님이 눈짓이라도 보내려고 할 것이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