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집: 원수에 대한 우리의 자세 1966년 12월 04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91 Search Speeches

묵묵히 가야 할 도의 길

여러분은 십자가상에서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기억할 줄 압니다.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라고 하시며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앞에 간곡히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내용을 몰라 이렇게 기도하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 자신이 민족을 사랑하지 않아서도 아니요, 민족의 배역자(背逆者)들 편이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천륜의 법도를 밝히지 못한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오로지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로마 병정들이 창 끝으로 자신의 옆구리를 찌르는 자리에 있을지라도 그 원수를 갚을 수 있는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수님은 그때가 오기까지 그들을 포용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알면서도 참고 당해야만 했던 예수님의 서러움을 우리들은 망각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선생님이 1960년을 중심삼고 7년노정을 선포했었습니다. 그때 우리 교회는 시련 기간이었습니다. 그때 사방에서 몰려오는 사회의 비난과 더불어 휘몰아치는 폭풍의 시련에 휘말려서 한낱 소망의 일념도 찾을 수 없는 환경에 부딪혔을 때도 선생님은 민중을 대항해 싸우라고 명령하지 않았습니다.

'에스더의 웃는 모습을 가져라. 어떠한 박대를 받아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을 가져라. 슬퍼도 슬프지 않은 모습을 가져라. 억울해도 그 억울함을 잊을 수 있는 모습을 가져라. 분통하고 분통하거든 태어난 것을 잊어버릴 수 있는 각오를 하고 참으라'고 하나님은 권고하셨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회고해 볼 때 하나님은 오늘날 이렇게 나오지 않으면 안 되었던 사실을 여러분은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