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집: 새문화 창조의 역군 1969년 10월 03일, 한국 동구릉 (경기도 구리) Page #152 Search Speeches

서구문명의 종착점

그렇기 때문에 종교를 믿고 종교사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물질적인 모든 문제를 버리고 나가는 것입니다. 입산 수도하러 가는 사람이 장농 안에 돈을 장만해 놨다가 그걸 챙겨 가지고 간다면 그는 도인이 못 됩니다. 다 버리고 가야 됩니다. 전부 다 버리고 자기 자신까지도 버리고 가야 되는 것입니다. 도의 길은 모든 것을 버리고 가는 길입니다. 여러분은 이걸 알아야 됩니다.

종교를 숭상하는 나라는 물질적인 것을 전부 다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시대에 신을 숭배하는 나라는 못사는 나라입니다. 지금도 대만 같은 나라의 토착민들을 보면 전부 다 뭘 하느냐? 그저 바나나나 따먹고 춤을 추면서 자기들 나름대로 신을 숭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대개 자기를 희생하고, 개인의 인격완성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종교를 중심삼고는 물질을 버리는 것입니다.

동양과 서양을 두고 볼 때 어느 쪽이 정신적인 문화가 더 깊이 발전할 수 있느냐? 동양입니다. 무엇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 있느냐? 동양이 서양보다 못 살기 때문입니다. 문화 창건은 어디가 먼저 했느냐? 동양이 먼저 했습니다. 문화의 창조가 동양에서 먼저 시작되었는데 왜 서양이 더 잘 사느냐? 동양의 사상은 물질세계에 접근한 것이 아니라 영적인 세계, 정신세계에 접근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물질은 다 정리해서 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내버린 것을 누가 가져 갔느냐? 도둑놈들이 다 가져 갔습니다. 여러분, 영국 같은 나라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이룬 나라입니까? 해적들이 모여서 이룬 나라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섭리상 그렇게 해서라도 관리해야 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그 나라를 맡기시어 발전시켜 나오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물질문명은 어디로 찾아가야 되느냐? 서구 진영에서 시작했는데 다시 서구로 들어가면 세계는 망한다는 것입니다. 서구문명은 하나님이고 뭐고 없습니다. 그러면 서구문명의 최후의 종착점은 어디라야 되느냐? 물질은 정신 앞에 완전히 굴복해야 됩니다. 몸뚱이는 마음 앞에 완전히 굴복해야 되는 것입니다. 동서의 문화를 두고 볼 때도 정신문화권인 동양이 그 좌표를 중심삼고 정좌해서 자리잡는 날에는 서구문명은 거기에 완전히 굴복해야 됩니다.

20세기의 후반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때에는 서구 사람들이 아시아의 정신문명을 몰라 가지고는 사람 취급 못 받을 때가 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토인비 같은 사람은 서구문명의 말로를 설파했습니다. 나중에는 동양문화, 동양문명을 중심삼고 기독교를 통일할 수 있는 문화적 기원과 새로운 종교적인 기반이 나오지 않고는 세계를 수습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그러면 그것이 동양의 어느 나라일 것이냐? 동양에서 옛날에 간판을 크게 붙였던 나라가 어느 나라입니까? 중국이지요. 그런데 지금 중국은 공산국가가 됐습니다. 그 다음에는 인도입니다. 인도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인도에는 요가니 무엇이니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미국 사회에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지금 인도에는 무슨 신령한 운동이라든가 종교사상, 특히 불교사상이 상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현재의 시대감각에 맞지 않습니다. 그 다음 일본이 있는데 일본이 종교국가가 아닙니다. 잡교국가입니다. 통일된 종교적인 전통사상을 가지고 세계사조 앞에 어깨를 겨룰 수 있는 배경을 갖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걸 볼 때 앞으로는 우리 대한민국이 문제가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기독교 문화와 동양사상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건할 수 있는 역사의 흐름에 아니 부딪칠래야 아니 부딪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흐름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시점을 우리는 주시해야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처해 있는 이 시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을 알아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