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집: 참다운 인생길 1971년 01월 16일, 한국 마산교회 Page #312 Search Speeches

성인의 도리

눈 앞의 것을 보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흘러가 버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뼈가 될 수 없습니다. 살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뼈는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심중의 깊은 소원을 중심삼고 미래의 후손과 더불어 기뻐할 수 있는, 혹은 천추만대 미래의 자손들에게 복될 수 있는 표준을 바라보면서 정성을 들이는 여자가 있다면, 그 여자는 당장에 남편 앞에 두드러진 열녀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오랜 역사과정이 지나면 그 후손을 통하여 하늘땅이 기억할 수 있는 훌륭한 어머니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내용을 확실히 알아야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성인의 도리를 잘 알아야 됩니다. 여러분, 성인의 도리는 있지만 위인의 도리는 없는 것입니다. 위인전은 있습니다. 위인이 살아간 일생의 노정을 적어 놓은 것이 위인전이지요? 위인들은 우직스러운 사람들입니다. 그저 목숨을 내놓고 나라를 위해 싸운 사람들이예요.

그렇지만 성인들은 목숨을 내놓되 세계 인류를 위해 내놓는 것입니다.`세계 인류는 이렇게 이렇게 돼야 된다'하고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생각하는 사람들이예요. 무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날의 세계는 이렇게 되어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가야 된다. 가는데는 풍랑이 많더라도 그 풍랑을 거슬러 가야 된다. 죽음이 엇갈리더라도 그것을 타고 넘어가야 된다. 만일 죽음이라는 처절한 일이 있더라도 절개를 굽히지 않고 가야하며, 생명과 엇바꾸는 일이 있더라도 이 사상만은 남기고 가야겠다' 하는 신념만은 남기고 갔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역사가 지나가고 나면 사람들은 `과연 그분의 말한 것이 옳구나'해 가지고 그때서야 그분의 사상을 받들어 올리는 것입니다. 그렇지요?

위인과 성인의 말이 났으니 마저 얘기하고 넘어갑시다. 성인은 어떤 사람인가요? 성인 치고 인간세상에서 `내가 참되다'고 말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까 인간 세상에 참된 사람이 없다고 말했지요? 그런데 인간 세상에서 `내가 주장하는 것이 제일이다. 나를 중심삼으면 참이 될 수 있으니 나를 믿으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성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주장하게 되면 독재자는 될 수 있지만 성인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간을 위주하고 주장하는 사람은 성인축에 절대 들어가지 못합니다. 인간 자체가 참되지 못한 입장에서 참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럴 수 있어요, 없어요? 없지요?「예」그렇기 때문에 그 마음으로 더 높은 참을 추구하여 그참의 기원을 발굴하고 그것에 의지해서 이래야 되겠다고 하는 더 높으신 인간 이외의 그 무엇과 관계를 맺어 가지고 그것과 결부시켜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것입니다. 인간 이외의 내적인 어떤 것을 끌어당겨 가지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문제이지만 `인간이 제일이다. 내가 만국의 성인 중의 왕성인이다'하면서 인간만을 주장하는 것은 빵점입니다. 빵점이예요.

참의 기준이 아직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그 참의 기준을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주장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의 가르침 가운데는 자기를 중심삼고 절대시하지 않았습니다. 역대의 성인들은 자기를 절대시하지 않았습니다. 공자도 자기를 중심삼고 절대시하지 않았고, 석가도 자기를 중심삼고 자기가 제일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를 중심삼고 주장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위인과 다른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