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집: 새로운 날 1960년 02월 07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62 Search Speeches

기도(Ⅰ)

요한계시록 21:1-8

[기 도(Ⅰ)]

아버지, 오늘 아버지의 심정동산에서 저희들의 몸이 움직이고, 마음이 움직이고, 모든 생각이 움직이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의 심정은 무한한 사랑의 심정인 것을 저희들은 알았습니다. 아버님의 심정은 무한히 슬픈 심정이옵고, 무한한 상처를 입고 있다는 것도 저희들은 알았습니다.

아버님은 이 시간에도 그리워해야 할 처지에 계신 것을 알았습니다. 아버님은 이 시간에도 원수들의 참소의 조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신 것을 알았습니다. 아버님은 아직까지 원수와의 싸움에서 승패를 결정짓지 못하시고 승리와 영광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없는, 그런 분이신 것을 알았습니다.

한없이 슬프신 아버님, 한없이 수고하신 아버님, 지금도 한없이 마음을 졸이시는 아버님, 그 아버님이 창조주이시고, 그 아버님이 온 만상의 주인공이시라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고, 아버님이 당하시는 그 한없는 슬픔이 저희 가슴에 스며들게 하여 주시옵고, 한없는 분함과 원통함이 저희의 심중에 흘러들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것을 체휼한 자, 몸 둘 곳을 몰라 자기 몸을 가누지 못할 슬픔에 잠기게 하여 주시옵고, 그 마음을 수습할 수 없어 하늘인지 땅인지 모르는 채 통곡하는 아들 딸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6천년이나 슬픔의 제단이 연속된 데에는 선조들의 잘못이 있어서인 줄 아옵니다만, 오늘날 저희들이 또 책임 못하여 슬픔을 후대에 넘겨줄까봐 두렵사옵니다. 오늘 저희가 저희 일대(一代)에서 비운의 역사를 막고 하늘의 심정을 여기서부터 수습하여 새로운 기쁨의 심정으로 바꿔 놓아야 할 책임이 저희들에게 있다는 것을 배웠사오니, 이 시간 머리 숙인 저희들, 아버지의 심정의 동반자가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사람같은 사람은 많사옵니다. 그런데 땅 위에 무엇이 없어서 하늘이 슬퍼하시는가 하면, 당신의 심정을 통할 수 있고, 당신의 뼈살이 녹아질 수 있으며, 당신의 사랑을 그리워할 수 있는 아들 딸이 없어서인 줄 알고 있사옵니다. 하늘은 그러한 아들 딸들을 찾고 계시다는 것을 저희들이 알았사오니, 이제 정성을 다하고 이 몸 마음을 다 드려 그 심정 앞에 부족함이 없다 할 수 있는, 인정받는 아들 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저희들은 하늘이 어떠한 물질을 주는 것을 원치 아니하옵고, 사정을 알아주는 것을 원치 아니하옵고, 은혜를 주는 것을 원치 아니하옵니다. 그보다는 은혜를 주신 후에 연락(宴樂)하고자 하시는 아버지의 그 내정 (內情)을 저희들이 알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슬펐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있으며, 고통의 아버지를 위로할 수 있는 아들이 되고 딸이 되기를 바라옵니다.

이것을 목표로 하여 저희들은 험한 길도 개의치 아니하고, 몰리는 길도 개의치 아니하고, 핍박과 조롱의 화살이 이 한 몸에 휩쓸어 온다 할지라도 아버지를 향한 일편단심의 심정만을 가져야 하겠사오며, 이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하늘을 향하여 더 가까이 갈 수 있고, 그것을 내적인 충고로서 소화시킬 수 있는 아들 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날 부족한 모습들이 모였사온데, 아버님, 여기에 찾아왔다가 도리어 염려하며 돌아가는 모습들이 되지 말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산 제물을 드리라고 수천년 동안 수많은 당신의 아들 딸에게 가르쳐 주셨사오나 아버지께서 받으실 수 있는 진정한 산 제물이 없었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오늘 불초한 저희들이 모였사오니 긍휼히 보시옵소서. 불초한 저희들만이라도 역사를 대신하고 시대를 대신하고 미래를 대신한 하나의 산 제물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이 여기에 찾아오셔서 슬펐던 사실을 의논할 수 있으며, 괴로왔던 사실을 말할 수 있으며, 소망의 사실을 말할 수 있는 이 한 시간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사랑하는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님이시여, 이 시간 천상에 있는 수많은 성도들에게 축복하여 주시 옵고, 지상에 널려 아버지의 뜻을 염려하며 호소하는 자들 위에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더우기 새로운 말씀을 붙들고, 새로운 심정을 갖고 어두운 세상에 나가 싸우고 있는 당신의 혈족들이 있사오니, 이 시간 그들을 붙들어 위안하여 주시옵고, 그들의 아픔을 친히 당신의 심정으로 덮어 주시 옵소서. 외로운 자리에서 상처받는 일 없이 아버지의 심정과 인연맺어 어떠한 고통과 어떠한 죽음의 장벽도 녹여낼 수 있는 하늘의 심정을 가진 아들 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같은 인연 가운데 세우셨고, 같은 목표 밑에서 같은 뜻을 위해 싸우고 있사오니, 아버지께서 옹위하시어 승리의 그날까지 이끌어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 시간에도 민족을 위하여 엎드린 아들 딸들이 많을 줄 알고 있사오니, 어느 곳에 있든지 그들을 축복하여 주시옵고, 수많은 인류 위에도 축복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드리는 이 한 시간 위에 아버지의 긍휼의 손길이 떠나지 마옵소서. 주의 이름으로 기도하였사옵나 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