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집: 기필코 가야 하겠습니다 1972년 11월 12일, 한국 중앙수련원 Page #284 Search Speeches

아니 갈래야 아니 갈 수 -" 길

나는 감옥길을 걸어가면서도 하나님 앞에 기도한 사람이라구요. 내가 감옥에 가면 하늘이 만나게 해주기로 약속된 사람이 있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희망을 품고 간 사나이라구요. 콩밥을 앞에 놓고도 하늘 앞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민족을 위해서 기도했던 사람이라구요. 수난길에 몰리는 자리에서도 민족을 잊어 본 적이 없고, 세계 인류를 잊어 본 적이 없는 거예요.

흥남 수용소의 그렇게 무지무지한 극한 노동 가운데서도 나는 지치지 않아서 쓰러지지 못했다구요. 쓰러지면 안 되는 거라구요. 일신이 병이 나더라도 아니 갈래야 아니 갈 수 없는 역사를 지닌 사람이라구요. 나는 그 자리에서 기도하기를 '하나님이여 저를 동정하지 마시옵소서. 저를 사랑하시거들랑 민족을 사랑하여 주시고, 저를 귀히 여기시거들랑 세계를 귀히 여기소서. 공산권 마수의 철망 속에 제가 들어와 있지만 이들을 구원해 주시옵소서' 이렇게 기도한 사나이라구요. 그 기도는 가식적인 기도가 아니예요.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이런 기도를 올렸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구요. 이 거룩한 전통을 이어받을 수 있는 참된 사람을 하늘은 지금도 부르고 있습니다.

나는 나이가 많아서 여러분들과 같은 청춘시대에 나라를 거느리고, 세계를 거느려 가지고 하늘 앞에 봉헌하지 못하는 서글픈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불쌍한 사나이지만, 젊은 청년들이 앞으로 이 길을 가 가지고 혈기 당당하게, 기백도 늠름하게 하늘의 승리의 주권국가를 이루고, 세계의 주권국가를 하늘 앞에 봉헌하는 그날이 있기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젊은 청년 여러분, '나'라는 사람은 무가치한 사람이라구요. 개인은 세상에 얼마든지 있는 거라구요. 남자로 태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는 거라구요. 여자로 태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는 거라구요. 그렇지만 뜻을 위한 때, 절박한 이 시대에 태어난 여러분이라는 것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엊그제 듣기를, 우리 통일교회 축복받은 가정의 자식으로서 대학교 학생들이 이번 출동하는데 동원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요놈들…. 피를 뿌려 갈은 밭고랑을 타고 앉아 가지고, 살을 에이며 가꾸어 놓은 그 밭고랑을 타고 앉아 가지고, 여러분 자식들하고 여러분들이 잘먹고 잘살것 같아? 안 된다고, 두고 보라구요. 두고 봐. 이와 같은 배도(背道)의 무리가 있다는 거라구요. 나는 그런 사람 싫다구요. 가정이면 앞에 서야 지요. 앞으로 그런 패들은 내 손으로 들이 짤 거라구요.

우리는 하늘 앞에 결의의 맹세는 여러 번 했다구요. 이 결의의 맹세를 천만번 했더라도 소용없는 거라구요. 하늘 앞에 승리를 결정하는 개가의 맹세와 소명이 언제 있을 것이냐 하는 문제는 요원하다구요. 여기에는 피어린 투쟁이 남아 있다구요. 이 구렁텅이를 메워야 되겠습니다. 꽃다운 청춘을 희생시켜서라도 이걸 메워야 되겠다구요. 나라는 사람을 희생시켜서 메워야 되겠다구요. 우리 에미 애비가 희생되더라도, 여편네와 새끼들을 희생해서라도 메워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반대받고 있는 통일교회 문선생의 골수의 사상인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던 부모를 문전에서 박대하던 사나이, 그렇게 당신 아니면 못 살겠다고 하는 여편네를 뒤에 떨어뜨려 놓고 국경을 넘은 사나이, 자식을 7년 만에 만나 가지고도 눈으로 뻔히 바라보면서 '네가 아무개지?' 하며 자식이라고 품어보지 못한 사나이라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된다구요.

여기에는 법도가 있다구요. 천도(天運)가 있다 이거예요. 하늘이 바랄 수 있는 자리는 영광의 자리요, 승전고가 드높은 자리인데, 그럴 수 있는, 만날 수 없는 자리를 대하는 하늘의 서러움을 알았기 때문에 자식을 보고도 자식이라고 할 수 없었고, 아내를 보고도 아내라고 할 수 없었던 걸음을 걸어온 사나이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이해 못 하고 처자가 이해 못 했다는 것입니다.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흘러가 버렸지만 이해 못 하게 하였던 사나이는 망하지 않고 그 이상의 길을 솟구쳐 가지고 발전해 나온 것입니다. 누구를 더 사랑하느냐 하는 문제를 중심삼고 볼 때, 자기 에미 애비보다도 하늘을 더 사랑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구요. 여러분이 이걸 알아야 된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