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집: 우리만이라도 아버지와 함께 있자 1959년 12월 13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89 Search Speeches

기도

로마서 8:31-39

오라 하신 한스러운 복귀의 노정이 슬픈 노정임을 알았사옵고, 심정에 사무친 눈물을 그칠 수 없는 눈물의 경지임을 알았사옵니다. 핍박과 외로움에 몰리어 몸 둘 곳이 없는 처참한 자리에서도 자기를 변명할 수 없는 인간임을 알았사옵니다.

[기 도]

슬픈 역사, 슬픈 아버지의 심정, 슬픈 아버지의 마음을 통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쁨의 한날은 언제나 오겠나이까? 그날이 오기까지에는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오라, 한 사람, 즉 나로부터 그리고 여기에 모인 이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아버님, 싸움은 이미 벌어졌사옵고 그 싸움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나이다. 타락의 보응이 이렇게도 심절히 역사상에 왔다 갔던 선조의 뼈살을 연하여 오늘날 저희의 마음에 미쳐지고 있음을 알겠나이다. 이 몸과 마음, 피와 살이 동할 적마다 하늘이 저희를 그리워하시는 모든 사실이 여실히 느껴지옵니다.

세계는 깊은 잠 가운데 파묻혀 있사오며 사망의 물결에 휩쓸리고 있사옵니다. 그것을 보는 저희들이 밤이 세든 날이 가든 개의치 않고, 먹거나 굶거나 개의치 않고, 어려운 환경이나 염치에 개의치 않고, 그러한 세계를 위하여 오늘도 내일도 하늘의 정열을 퍼붓는 투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정병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오늘날 저희들이 겪고 있는 것과 같은 이런 몸 마음의 싸움을 놓고 바울도 탄식하였사옵고, 예수님도 이런 싸움을 하고 있는 땅 위의 인간들을 위하여 싸워야 할 노정을 남겨 놓고 탄식하고 있사오며, 하나님 역시 인간을 복귀시키시고자 억만 사탄을 대하여 싸워 나오시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그 과정은 전쟁의 연속이요, 생사가 뒤넘이치는 고통의 연속이요, 피흘리는 제단의 연결인 것을 아옵는데, 아버님, 오늘 저희들은 어떠한 위치에 있사옵니까?

우리만이라도 이 길을 사수하지 않으면 안 되겠사오니, 적탄이 비오듯 쏟아지는 싸움터에서 몸부림치다 쓰러지는 한이 있다 할지라도, 그 정열로 마음을 세워 하늘과 인연맺고 나갈 수 있는 아들 딸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고,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당신의 아들 딸들만이라도, 우리만이라도 아버지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간절한 마음을 갖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이들이 6천년 동안 아버님과 더불어 싸워 나온 아담의 모습을 갖춘 싸움의 대표자가 되게 하여 주시옵고, 아버님의 마음과 아버님의 심정을 통하여 하늘과 인연을 맺고 '하늘이 내 것이야, 아버지가 내 것이야, 천지의 모든 것이 다 내 것이야'하며 '아버지, 기뻐하십시오' 하고 위로할 수 있고 스스로도 기뻐할 수 있는 그 한 자리까지 저희들을 이끌어 주시옵소서.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저희들은 그러한 자리에 있고 싶어하오니 그 자리까지 이끌어 주시옵소서. 그 자리까지 나아가는 과정이 어렵다 할지라도 그 나아가는 과정에서 쓰러지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승리의 한날이 기필코 있을 것이오니 그날을 바라보고 변치 않는 영광의 세계, 심정의 세계를 향하여 가는 그 목적과 이념권내로 자기를 흡수시킬 줄 아는 당신의 아들 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민족과 세계를 책임지고 그 자리까지 끌고 갈 줄 아는 아버지의 아들 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이러한 자는 역사적인 아버님, 시대적인 아버님, 미래적인 아버님과 더불어 있을 수 있는 아들 딸임을 알고 있사오니, 그런 마음을 가지고 싸움에 있어서 승리자가 되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아버지, 간절히 부탁드리고 원하옵나이다. 영원한 아버지, 축복의 손길을 거두지 마시옵소서.

지금까지 인간들은 선의 싸움을 하시는 하늘의 심정을 떠나 악의 싸움권내에서 이용당해 왔사옵고, 오늘도 그런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하늘의 슬픔을 자아내는 대상이 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옵니다. 그러니 역사적인 싸움의 동기가 지난날의 선조가 아니라 오늘의 저희임을 알고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 숙여 회개할 수 있는 아들 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런 자리에서 역사적인 아버지의 심정을 대하여 눈물지을 줄 아는 아들 딸이 되게 하여 주시옵고, 역사를 이끌어 오신 아버지를 대하여 '나의 아버지 얼마나 수고하셨습니까'하며 위로해 드릴 줄 아는 아들 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역사를 떠난 현실이 있을 수 없는 것 같이 인연의 역사를 거쳐야 할 현실인 연고로 이 땅 위에도 시대적인 슬픔이 있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늘의 심정이 이 시대의 슬픔의 싸움터에 남아 있는 것을 알고 무한히 슬퍼할 줄 아는 저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고, 하늘을 위한 갈급한 마음으로 현실의 싸움터에서 상처를 입고 계시는 하늘을 위로할 줄 아는 아들 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주의 이름으로 기도하였사옵나이다. 아멘.

아버님께서는 거듭 소망의 심정을 품으시고, 미래의 세계를 향하여 새로운 계획과 새로운 결심을 가지고 몇번이나 인간을 대하여 권고하셨으며, 지금 이 시간도 불쌍한 자들을 세워놓고 내일의 소망을 품고 계시옵니까? 그러나 미래의 심정을 아는 자가 이 땅 위에 없사옵니다. 역사적인 아버지, 시대적인 아버지는 감히 알 수 있었사오나 미래를 통하시는 그 아버지를 알 수 없는 것이 한이옵니다. 싸움은 해야 할 터인데 갈 방향을 알지 못하고 있는 이 땅 위의 인류이옵니다. 그 싸움터에서 승패를 가름하는 한판을 겨루어야 할 때는 가까와오는데, 패배를 거듭하고 있는 하늘의 백성들이오나 이들을 붙들고 최후의 결전지를 향해 진군하라고 명령할 수 있는 아들 딸들이 이 천지간에, 이 민족 앞에 나타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오늘 저희들이 모인 이 자리는 편안한 자리가 아니라 골고다의 길이 연하여 있는 자리임을 알았사옵니다. 또한 저희들이 가야 할 길은 핍박의 길이요 눈물의 길인 것도 알았사옵니다. 이처럼 외로운 길을 걸어온 저희들은 마음으로 아버지를 알았사옵고, 심정으로 아버지를 느꼈사오며, 생활에서 아버님의 증거적인 사실을 보았습니다. 이러한 저희들이 이제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 알았사오니, 아는 자의 슬픔이 하늘을 대신하여 새겨지게 될 때 그 슬픔은 땅 위의 어떤 사람의 슬픔보다 큰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고, 또 아는 자의 책임이 땅 위의 어떠한 사람의 책임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제 부족한 모습들을 세우시어 크나큰 경륜을 이루려 하시는 하늘 앞에 머리 숙여 자기를 반성하고 하늘만을 의지하고 그리워하는 모습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러한 자들만이 아버지께서 지휘하시는 싸움터에서 패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아버지의 싸움터에서 싸우다 쓰러지는 한이 있다 할지라도 감사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효자 효녀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고, 충신 열녀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지, 여기에 나온 저희들은 세상의 영광을 바라고 나온 것이 아니옵니다. 아버지께서 가라 하신 이 길이 험한 길인 줄 아오나 아버님이 가신 길인 것을 알기에 저희들도 이 길을 가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지금 처하여 있는 자리가 편안치 못한 자리이오나 아버님의 보좌가 그러한 자리임을 아는 저희들이기에 이런 자리를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처해 있음을 아오니, 오늘도 내일도 감사의 마음을 길러 나가며 때를 고대하고 준비하는 아들딸들이 되게 인도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저희들이 사도 바울의 말씀을 보았습니다. 민족의 반역자로 몰리던 나사렛 예수, 십자가에서 피 흘리며 쓰러지신 예수, 어느 누구 하나 그의 편이 되어 변명해 주지 않던 외로운 예수를 따르며 증거하던 스데반을 죽이는 것을 찬성하던 바울이었지만, 예수를 알고 난 그날부터 바울은 자기의 영광도, 자기의 지위도, 자기의 처지도, 자기가 바라보던 민족도 다 버렸습니다. 그런 후 그는 새로운 결심을 갖고 주의 뜻을 위해 험한 길을 자청하여 찾아들었고, 수많은 싸움의 노정에서 하늘 앞에 충절을 다했던 역사적인 사실을 알았사옵니다. 바울이 걸었던 그러한 길이 오늘 저희들의 목전에 다시 전개되어 있사옵고, 하늘을 대신하여 싸우던 그 싸움이 저희 앞에 벌어졌사오니, 그 모든 것을 상속받아 아버님이 보시기에 늠름하고, 아버님이 보시기에 자랑스럽고, 아버님이 보시기에 멋진 아들 딸들이 되게 인도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제가 무슨 말을 하오리까? 아버님이시여, 지금까지 많은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아버지의 심정이 어떻다는 것도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기뻐하실 수 있는, 아버지의 심정을 통할 수 있는 아들 딸이 몇명이나 되옵니까. 한 생명이라도 있사올진대 많은 무리를 보고 말씀하지 마시옵고, 그를 중심삼고 아버지의 은사를 연결시켜 주시옵고, 그로 말미암은 은사를 이 시간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전하는 자의 마음과 받는 자의 마음이 하나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늘과 땅이 움직이는 그 시간에 저희의 마음과 몸도 움직여야 되고, 하늘과 땅이 움직이는 그 자리에서 저희들 전체가 움직여야 됨을 알고 있사오니, 아버지, 하늘과 땅을 대신하여 움직일 수 있는 저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시간에도 수많은 교단들은 싸움터에서 갈 길을 모르고 허덕이고 있사오며, 수많은 백성들이 도탄 중에서 탄식하고 있사오니, 그들 위에 승리의 영광을 나타내 주시옵소서. 더우기나 이 시간 외로운 자리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아버지 앞에 심정을 기울이고 눈물짓는 아들 딸이 있다 할진데, 그들 위에도 같은 은사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하늘이 주고자 하시는 은사는 이 천지에 남아 있사오니, 마음으로 높여 주고 마음으로 위하고 마음으로 돕는 저희 식구들을 아버지의 심정세계 가까이에 길이길이 세워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부탁드리고 원하옵나이다.

모든 것 맡기오니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