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집: 역사의 주역 1969년 10월 04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41 Search Speeches

기도

한 많은 복귀의 고개들을 그렇게도 넘기 힘든 줄은 아무도 몰랐나이다. 그 길을 지금까지 아버지는 얼마나 왕래하셨습니까? 오실 때는 소망의 아들을 찾겠다는 희망을 갖고 오셨다가 돌아가실 때는 낙심 천만하여 가시는 당신의 모습, 그 무엇으로 형용하고 그 무슨 말로 위로할 수 있사오리까?

아버지, 저희는 당신이 이 불쌍한 한국 백성을 긍휼히 보고 계신다는 것을 알았나이다. 이제까지는 아무도 몰랐사오나 지금 저희들은 비참한 역사과정을 통해 눈물과 피의 역사를 엮어 나온 배달민족의 배후에 아버님이 계셨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이제 저희들은 역사를 회고하면서 이 민족의 비참한 역사는 아버지의 비참함을 상징한 것이요, 이 민족이 세계의 강국들에 싸여 침략을 받았던 것은 아버지의 외로운 처지와 닮았음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아버님께서 그것을 통탄하시어 찾으시던 한 나라가 있사오매, 그것은 그 나라에 인연된 한분을 축복하시려는 것임을 저희들은 압니다. 저희들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인연맺어진 아버지의 심정을 중심삼고 돌격할 수 있는 입장에 선 것이 불행인 줄 알았사옵니다. 그러나 지금 저희들은 그것이 천만다행인 것을 알아 아버지 앞에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민족은 해방 이후에 가야 할 길을 가지 못하였사옵니다. 이 민족을 대표한 기독교가 책임을 하지 못하여, 이 민족은 아직까지도 UN에 가담하지 못한 이름없는 나라이옵니다. 하오니 아버지여, 이 나라의 고난을 끝나게 하여 주소서.

저희들은 아버지의 자녀이기도 하고, 세상의 나라들이 이 나라에 대해 머리 숙일 수 있는 그날을 위하여 엄숙한 하늘의 밀명을 받은 당신의 밀사들이기도 한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아버님, 저는 50평생을 통하여 죽어도 이 민족을 버릴 수 없는 운명을 갖고 태어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배척받는 길에서도, 슬프고 외롭고 억울한 자리에서도 도리어 아버님을 붙들고 위로하였사옵니다. 저에게 그럴 수 있는 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신 아버지의 은사에 감사드리옵니다.

만일 제가 아버지의 심정을 몰랐더라면 역사적으로 남겨지는 주체로 설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또 있어 온 역사의 슬픔은 지나갔을 망정, 그 가운데에 아버님과 더불어 인연되어진 심정만은 남아, 저의 재산이 되고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조건이 됐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이 모두가 아버지가 저를 망치기 위한 간교한 계획이 아니었사옵고, 저를 위한 사랑의 후대(厚待)였음을 알았습니다.

이제 저는 금후의 생애의 노정에서도 저의 평안을 꿈꾸지 않을 것입니다.

저에게 행복의 콧노래를 부르며 향락을 추구하려는 마음은 꿈에도 없습니다. 아직도 당신을 안다는 그 자리에 서지 못했사오니, 천하를 거느려 아버지의 본연의 심정에 닿을 수 있는 본성의 사랑의 마음과 사랑의 인연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아들로서 세계와 천주를 대표하여 대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그날을 위하여 용장으로서의 모습을 변치 않겠다고 저는 지금도 몸부림치고 있사옵니다.

제가 위하지 않더라도 당신은 저를 내세워 사랑하고 싶어하신다는 것을 저는 아옵니다. 그런 당신의 마음 앞에 행여 반대되는 조건을 남길까 몸부림치는 저를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어느 한 날 그 책임을 이룰 것인가, 자나 깨나 오고 가나, 모든 생활, 모든 생각 일체가 당신을 위하는 일념만으로 채워지옵니다. 이것은 아버지 앞에 공로의 실적이요 재산이라는 것을 알고 있사오니, 이와 같이 거룩한 승리의 심정을 모두가 인계받아야 되겠습니다.

한의 역사를 엮는 데에 부채질하고, 아버님 앞에 슬픔의 장벽을 쌓는 데에 선동이 되던 자들의 핏줄을 받고 태어난 저희들이오나, 여기 모인 젊은이들은 아버님의 서글픈 사정을 알았사옵니다. 하오니 쌓아 둔 담이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넘어가야 할 운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들이 알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무리 경계선이 되는 강이 있다 하더라도, 밧줄을 연결시켜서 다리를 놓고라도 건너야 할 운명이 남아 있음을 알게 하여 주옵소서.

엄숙히 분부하시는 하늘 앞에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며 이 부족함을 정리하여 아버지 앞에 바치려 해도 연한이 허락되지 않음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그러나 부족한 자신이나마 당신 앞에 몽땅 바칠 수 있는 그 한날을 찾기 위하여 밤이나, 낮이나, 꿈속에서도 노력하고, 죽음길도 마다 않고 몰입하는 그런 무리가 하늘 앞에 가깝게 서 있다는 사실을 아옵니다. 역사가 그렇게 움직여 나왔사오니 여기 모인 젊은 청년남녀들은 이 현실에서 그럴 수 있는 젊은이들이 될 수 있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하늘에 맺혔던 심각한 말씀을 이들 앞에 통고하기 위해 한 때에 서글펐고, 한 때에 억울했고, 한 때에 불행했고, 한 때에 고통스러웠던 분은 아버지였사옵고, 이 길을 개척한 아들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사옵니다. 하오니 이 역사적인 일을 성숙시킬 수 있는 과제가 남아 있는 현실에 있어서, 엄숙히 자기 스스로를 넘어 이 업적을 찬양하며 인계받을 수 있는 당신의 아들딸이 여기에 한 사람이라도 수를 더하게 하시어서, 당신이 대견하게 생각할 수 있는 무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팔도에서 몰려온 대학가의 젊은 당신의 자녀들이옵니다. 이들이 가는 길이 어떤 길이옵니까? 금후 대한민국의 운명을 책임져야 할 대학가가 혼란 상태에 있사옵니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에 돌격전을 제시하여 승리의 팻말을 꽂아야 할 시대이오니, 이러한 시대에 저희들은 사명을 해야 할 아버님의 밀명을 받은 자로서 책임 다할 수 있는 하늘의 왕자 왕녀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여기에 올 때는 한갓 흘러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으로, 뜻 없는 걸음으로 왔지만 이제 돌아가는 가슴에는 그 누구도 옮길 수 없는 짐을 지고 가야 되겠습니다. 슬픔의 검은 구름을 안고 가야겠습니다.

민족의 한을 밟고 넘어설 수 있는 제물로 피의 제단을 거치지 않고는 통합의 인연을 맺기가 어렵다는 것을 저희는 역사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또 저희들은 오늘날 저희 시대에 그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배웠습니다. 하오니 시시각각으로 그 사명이 촉구되는 이 시대에 여기 모인 젊은이들이 그들의 피와 살을 이 민족 앞에, 이 나라 방방곡곡에 닻으로써 내려야 할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아버지께 순응하며 봉화를 들고 나설 수 있는 하늘의 용자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세계의 형제들은 저희들의 뒤를 따라오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책임 못하면, 그들이 대신 책임지겠다고 아우성칠 것이나 그들에게 어려운 십자가의 바톤을 갖추어 아버지께서 기뻐할 수 있는 제단의 터전을 넓힐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그런 후 그들이 아버지 앞에 머리 숙이고 감사의 눈물로 경배 찬양할 수 있도록 당신의 젊은이들의 가슴 가슴에 그런 심정을 남겨야 되겠습니다.

이것이 우리 시대에 있어서 넘지 않으면 안 될, 이것이 이 시대의 젊은이들의 사명인 것을 확실히 알고, 이 책임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할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주먹을 불끈 쥐고 새로운 광명을 아침을 건설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 하늘의 아들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고 원하옵니다.

남아진 날들이 저희들을 부르고 있고 불쌍한 이 민족이 저희들을 부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사오니, 배움의 환경에서도 그 책임을 하겠다고 온갖 정성을 다하는 당신의 자녀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오늘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위해서 살 수 있는 당신의 자녀들 되게 허락하여 주옵길 간절히 바라옵니다.

내일의 소망 앞에 졸장부가 되지 말게 하시고, 강하고 담대한 하늘의 용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바라옵니다. 세계 앞에 승리를 남기고, 또 승리를 인계해 주고 갈 수 있는 당신의 자녀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제 결심한 마음들을 강하고 담대하게 가질 수 있게 하여 주시옵고 반석에 부딪치면 반석이 깨지고, 철강에 부딪치면 철강이 끊어질 수 있는 마음으로 전생애를 아버지 앞에 바치겠다고 맹세하게 하여 주시옵고, 그 신념을 굳게 하여 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옵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내일의 천국에서 아버님의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당신의 자녀들이 되고, 당신의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자녀들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부탁드리며, 모든 말씀 참부모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