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집: 우리가 가야 할 길 1971년 05월 06일, 한국 중앙수련원 Page #100 Search Speeches

6천년간 신부 찾아온 신'이 얼마나 고됐을 것인가

그러면 4천년 동안, 혹은 6천년 동안 신부를 찾아 나오는 그 신랑의 길이 얼마나 고됐을 것인지 생각해 보라구요. 고됐겠어요. 안 고됐겠어요? 고된 길을 걸어온 그 길이 천리 길이예요, 만리 길이예요? 몇천 년 걸려서 찾아온 길이라구요. 6천년이나 걸려서 찾아 나온 신랑의 걸음걸이가 얼마나 고됐겠습니까? 이런 것을 생각해 볼 때에. 그 신랑이 신부를 만난다면 호화찬란하고 영광된 자리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나타나는 신랑일 것이냐? 생각해 보세요. 어림도 없다는 거라구요.

그 신랑은 단 한 분의 신랑이기 때문에 신부가 해주는 옷을 입어야 하는데 신부를 찾지 못했으니 어머니 아버지가 해준 옷을 입고 출발할 수 밖에요. 그렇잖아요? 어머니 아버지가 정성껏 만들어 준 옷을 입고 신부를 찾아서 출발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 옷은 몇 해가 되었겠어요? 그 입은 옷은 6천년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거지 중의 상거지입니까, 하거지입니까?「상거지요」 상거지가 되었을 것입니다.

신부를 찾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갖고 있는 신랑이 시냇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아, 좋다! 한잠 자고 가세. 꽃이 푸대접하면 다른 데서 자고 가세' 하면서 신선놀음 할 수 있는 그런 입장에 있는 신랑입니까? 일분 일초를 다투어, 어서 찾아가 내일이 오기 전에 오늘 만나야 된다고, 모래가 오기 전에 내일 만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한 시간을 단축 시켜서 만나지 않으면, 그 시간이 연장됨으로 말미암아 신부 세계는 점점 쑥새 둥지가 되어 가는 것을 알고 있는 신랑의 발걸음이 얼마나 고달프고 그 마음이 얼마나 서글펐을 것인지 생각해 보라구요. 그렇잖아요?

그 얼굴을 보면 어떻겠어요? 세수를 했을까요, 못 했을까요? 신부를 진정으로 제일 사랑했다면 신부만을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에 세수 같은 것을 생각했겠습니까?(웃음) 생각해 보라구요. 생각했겠어요, 안 했겠어요? 또 이빨을 닦았겠습니까?(웃음) 또 코라도 씻었겠습니까? 생각해 보라구요, 머리는 어때요? 머리를 빗었겠어요? 머리야 될 대로 되라고 했을 것입니다. 또 손톱은 깎았겠습니까? 그렇잖아요?

일분 일초라도 아껴 가지고 신부를 빨리 찾아가야 할 신랑이…. 만일에 교차로가 있어 가지고 일초라도 늦는 날에는 싹 어긋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초라도 먼저 가서 기다리면 만날 수 있지만, 일초라도 늦었다가는 어긋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영화를 보면 더러 그러한 장면이 있잖아요?

그런 경우도 있을지 모르니 일초라도 빨리 가야겠다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만일 '세수를 해야지, 손톱을 깎아야지' 하는 그런 마음을 가졌다면 그것이 좋은 마음이예요, 나쁜 마음이예요? 대답해 봐요. 그게 좋은 마음이예요, 나쁜 마음이예요? 신부를 찾고자 하는 마음은 일편단심이기 때문에 거기에 무슨 먼지 하나 끼는 것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곁다리 끼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몽땅이라구요, 몽땅.

그러므로 6천년 동안 기른 손톱을 가지고 오는 신랑이라는 것입니다. (웃음) 왜 웃어요? 머리는 6천년 동안 손질을 하지 않아서…. 뭐 박새 둥지는 보기나 좋지요.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의 머리를 보면 꼬불꼬불한 것이 마치 파마한 것 같은 머리인데, 거기에 비하면 그런 머리는 그래도 신사 머리일 것입니다. 6천년 동안 나오면서 그 머리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6천년 동안 나오면서 뭣은 안 묻었겠어요? 그 머리 냄새를 맡기만 해도 질색하며 나가자빠질 것입니다. 무슨 냄새는 안 나겠어요? 생각해 보라구요. (웃음) 아마도 옷을 벗겨 몸을 보면 땀에 찌들은 때를 가죽 벗기듯이 쓱 벗겨야 될 거라구요. (웃음) 이거 우스갯소리가 아니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