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집: 창조이상과 복귀섭리의 분수령 1989년 12월 24일, 한국 본부교회 Page #9 Search Speeches

이 세상을 누가 책임지느냐

지난달 17일에 한국을 떠나 가지고 구라파를 거쳐서 미국을 쭉 돌아왔습니다. 그간 느낀 것을 얘기하면 좋겠지만 다른 얘기가 되겠기 때문에 그건 그만두겠습니다.

세계정세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또 어느 누구도 수습할 수 없는 이런 환경에 머물렀다 이겁니다. 아무리 큰 나라라도 그 지도자, 또는 그 체제 가지고는 지금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수습해 가지고 앞으로 이 모든 복잡한 환경을 넘어서 인간이 바라는, 혹은 인류가 바라는, 역사가 바라는 방향으로 인도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럴 수 있는 어떤 국가체제와 국가 지도자가 없다 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한 입장에서 이 세상을 누가 책임지느냐? 이렇게 묻게 될 때에 지금까지는 미국이 `우리가 책임지고 나왔다' 하고, 또 공산당들은 `우리가 책임지고 나왔다' 이렇게 큰소리를 다 해 나왔지만, 이제는 다 끝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미국도 미국 자체를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그럼 종교를 떠나서 모든 주의 주장을 하던 나라들은 실패해 돌아갔는데 하나님의 섭리, 다시 말하면 구원섭리를 따라 나오던 모든 종교세계는 어떠냐 이겁니다. 종교세계도 마찬가지예요. 여러분이 알다시피 제2차 세계대전을 중심삼아 가지고 승리를 가져온 기독교문화권인데, 2차대전 직후는 전세계가 기독교문화권으로 통일될 수 있는 한때였습니다.

그 한 때에 미국이 세계를 이끌고 지도할 수 있는 역량과 내용을 갖췄더라면 오늘날 이러한 세계가 안 됐을 것입니다. 세계가 하나될 수 있었던 그때 기독교와 미국 정부가 하나가 돼 가지고 새로운 분야에서 세계를 지도했다면, 2차대전 이후 4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와 가지고 또 다시 이러한 차원 높은 어려운 입장에 서지는 않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독교문화권을 중심삼은 미국이 2차대전 직후에 세계를 책임졌는데도 불구하고 책임수행을 올바로 못 함으로 말미암아 세계를 이렇게 만들었다 이거예요. 그때 이후부터 지금까지 미국이 세계를 지도해 나왔고 그 이후에 공산주의가 여기에 가입해 가지고 세계를 이끌어 나왔지만 이 모든 것이 실패해 버렸습니다.

그러면 종교권을 볼 때에는 어떠냐? 종교권도 실패다 이거예요. 여러분이 알다시피 조그마한 한국 나라를 중심삼고 보더라도 기독교 자체가 엉망진창이 되었다 이거예요. 도리어 기독교 자체가 불신자들 앞에 지탄을 받는 현실이 되었어요. 그것이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예요. 이것은 아시아를 넘어서 전세계가 그러한 경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또 그 외의 종교는 어떠냐? 불교라든가 유교라든가 그 외의 모든 종교도 역시 마찬가지의 입장에 놓여 있습니다. 그 어떠한 종교가 나서 가지고 세계를 책임지고 하나님을 대신해서 이끌겠다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현실에서 직시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