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집: 우리가 가야 할 길 1971년 05월 06일, 한국 중앙수련원 Page #108 Search Speeches

주님이 초라한 모습으로 찾아오시"라도

이런 얘기 하다가는 우리의 갈 길은 한 십년 후에나 말할 것 같구만. 자, 신부를 찾아오는 신랑이 형편이 있었겠습니까, 없었겠습니까? 신부를 찾아오는 신랑의 신세가 형편 있었겠습니까, 형편없었겠습니까? 여기에 비하면 춘향이를 찾아오는 이도령의 행차는 상감마마의 행차라구요. 알겠어요? 여러분, 한번 생각해 보라구요.

그 신랑은 세상 남자 중에서 제일 싫어할 수 있는 남자입니다. 이는 틀림없이 6천년 동안 신부를 찾아왔으니 집시의 무리와 같은 신랑의 신세가 아니겠느냐? 그러니 얼굴을 보면 버짐투성이요 얼룩덜룩할 것입니다. 더울 때에는 긁어서 얼굴에 밭고랑이 생겨났을 거라구요. 거 어떨까요? 여러분, 생각해 보라구요.

그러한 신랑을 맞아 가지고 '하나님이 보내 주신 내 낭군이여! 오늘의 기쁨을 찬양할지어다'라고 해야 되겠어요, 아니면 '여보 그 꼴이 뭐예요? 아이고 난 싫소! 오긴 왔지만 난 모르겠소. 그럴 줄 몰랐소'라고 해야 되겠어요? 여러분 같으면 어떤 여자를 원하겠어요? 좋건 나쁘건 내 낭군이라고 하는 여자를 원하겠어요, 아니면 아이고 난 싫으니 어서 가서 씻고 오라고 하는 여자를 원하겠어요? 어떤 여자를 원할 거예요? 「전자요」 전자라고요? 주전자?(웃음) 전자라고요, 전자. 웃을 게 아니예요.

그러면 신랑은 못 만났지만 신랑을 만날 수 있는 길을 어떤 남자가 소개해 주겠다고 하면 따라가야 되겠습니까. 안 따라가야 되겠습니까? 「따라가야 돼요」 그런데. 자기는 신랑을 맞으려고 능라 주단, 비단. 양단, 무슨 단, 무슨 단 해서 한 3백단을 갖추어 놓고 그런 옷을 입고 떡 기다리고 있는데 '당신이 기다리는 신랑님이 저기 있습니다. 안내하옵니다'라고 소개하는 그 남자가 거지 꼴이라면 '그렇소' 하면서 벌떡 일어서겠어요? 그렇게 하지 못하면 낙제감입니다, 낙제감, 거지 중의 거지 발싸개 같은 녀석이 안내하겠다고 해도 자기가 신랑을 만나기 위해 십년 백년 수고했으면 그 십년 백년의 수고에 대해 감사의 심정을 가지고 움직여야 될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겠어요. 안 그렇겠어요? 그래야 되겠습니까, 안그래야 되겠습니까?

손은 이렇게 꺾여지고, 걷는 데는 이렇게 걷는 사람이라구요. (행동으로 표현하심. 웃음) 세상에 저런 남자가 또 있을 것 같지 않고, 꿈자리에서 보아도 질색할 정도의 남자다 이거예요. 그렇다고 해서 '나는 싫어' 그래야 되겠어요, '아. 나는 참 복도 많지. 나도 모르는 저런 남자가 어쩌면 이런 길을 안내할 줄 어느 누가 알았겠나, 나만이 안 것이다. 아이고 좋아라. 어서 갑시다' 그래야 되겠어요? '어서 갑시다' 그래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심부름을 해주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기를 바랍니까. 훌륭하지 못한 사람이기를 바랍니까?「훌륭한 사람이요」 훌륭한 사람은 훌륭한 사람인데 주제가 좋기를 바라요, 나쁘기를 바라요?「좋기를 바랍니다」 주제가 좋기를 바라는 사람은 전부 다 주님을 못 맞을 것입니다. (웃음) 주님을 알고 따라온 사람은…. 주님의 편이나 주님의 종이 아니고는 주님을 모를 것이 아니냐? 그러면 오시는 신랑이 6천년 동안 헤맸으니 그 종도 6천년 동안 헤매지 않았겠어요? 그러니 그 종의 신세도 주님의 신세와 마찬가지 신세라는 것입니다. 상거지는 그래도 덜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