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집: 수난과 생의 보람 1971년 04월 18일, 한국 통일동산 (구리시 교문동) Page #66 Search Speeches

인생의 절정기인 청춘시대를 어떻게 보낼 것인냐

후계자 가운데에는 자기의 손자라든가 혹은 자기의 외손자라든가 하는 혈족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후계자들 가운데에서 자기의 젊은 시대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을 남겨 놓고 가지 않으면, 갈 길을 가기가 좀 어렵지 않겠느냐 생각하게 됩니다. 자기가 눈을 감고 하늘나라를 가게 될 때 세상에서 자기 대신 일해 줄 수 있는 사람, 즉 자기가 뜻 앞에 다하지 못한 일을 대신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젊은 사람을 남겨 놓지 못하면 가는 길도 순탄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두고 볼 때에 나이 많은 분들은 필시 자기 후손을 뜻 앞에 세우는 데에 노력해야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 젊은 사람들은 그 젊음의 때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왕에 뜻을 안 사람으로서 하늘 앞에 헌신하고자 나섰으니 귀한 청춘시대, 고기로 말하면 가운데 토막과 같은 청춘시대를 몽땅 아무런 미련없이 하늘 앞에 완전히 바친다면 그것이 얼마나 귀하겠느냐 하는 것을 여러분은 생각해야 됩니다.

간혹 청춘시절을 뜻과 더불어 전부 다 무의미하게 보냈다고 후회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그런 사람들은 뜻이 어떤 것이고 젊은 시대에 뜻과 더불어 지냈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하는 것을 망각한 자리에서 불평하고 탄식하는 것입니다. 이 젊은 시대에는 반드시 고개가 있는 것입니다. 청춘시절, 20세를 중심삼고 35세까지 한 15년간을 두고 볼 때 거기에는 반드시 고개가 있다는 것입니다.

각자에게는 반드시 최고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청춘시절이 있는데 그 한때를 누구와 더불어 지내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기 아버지 어머니와 더불어 지내느냐, 뜻 있는 스승과 더불어 지내느냐, 자기 가정에서 자식과 아내와 같이 지내느냐, 혹은 자기 개인을 중심삼고 직장이나 학교에 투신하고 지내느냐 하는 것들을 중심삼고 볼 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귀중하냐? 자기 일신의 행복을 위해 지내는 것보다, 자기 일가의 행복을 위해 지내는 것보다, 나라면 나라, 세계면 세계를 위해 역사와 더불어 영원히 남을 수 있는 문제를 중심삼고 지내는 것이 생애에 있어서 가장 귀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러한 입장에서 지내는 데는 어떻게 지내야 되느냐? 뜻을 중심삼고 볼 때, 이 뜻이 천주사적인 뜻이란 것을 알면 알수록 이 뜻을 중심삼고 최고의 절정기인 청춘시대를 넘는 데에 있어서 어떠한 모습으로 지낼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다시 말하면 뜻 앞에서 내가 어떻게 행복을 느끼며 지낼 것이냐, 뜻을 중심삼고 보다 나은 행복의 터전을 향해 전진하기 위한 희망의 터전 위에서 지낼 것이냐, 이 뜻을 중심삼고 수많은 나라와 수많은 대중, 그리고 그 국가의 주권까지 반대하는 최고의 고독한 자리에서 세계를 대신하여 영어의 몸이 되더라도 그것을 가치 있게 생각하며 지낼 것이냐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젊은 청춘시대 하면 최고의 절정기인 그때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행복하고 무엇보다도 좋을 수 있는 것을 얼핏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공적인 뜻을 중심삼고 볼 때는 외면적으로 좋을 수 있는 환경보다도 고독한 자리에서라도 내면적으로 하나님의 동정을 받고 하나님께 기억되는 것이 행복한 것입니다. 수많은 국민과 주권에 몰려 영어의 신세가 된다 하더라도 그 자리가 도리어 불행하지 않은 자리요, 일생에 있어서 청춘시대를 빛낼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아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