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집: 부활절 기념예배 말씀 1960년 04월 17일, 한국 삼청공원 Page #85 Search Speeches

누구나 가야 할 부활의 길

인간이 타락하지 않았다면 부활이라는 명사는 없었을 것입니다. 참다운 인간이라면 하늘 땅을 대하여 면목이 없는 자신임을 느껴야 합니다.

부활의 길은 타락한 인류라면 누구나 가야 할 길입니다. 부활의 해결점은 하늘 보좌에 있는 것도 아니요, 영계에 있는 것도 아니요, 어떠한 도주(道主)나 어떠한 경서(經書)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오늘날의 기독교 자체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복귀섭리입니다. 우리 인류는 타락으로 인하여 창조목적을 완성치 못했으니 부활의 과정을 통하여 재창조되어야 합니다.

오늘 여기에 모인 우리들은 부활의 날을 고대해야 합니다. 땅을 통하여 하늘(靈界)을 부활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부활의 근거지가 천상(天上)인 줄 알지만 아닙니다. 이 땅입니다. 이 땅이 중심입니다. 부활의 근거지도 해결점도 이 땅에 있습니다. 이 땅에서 부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천상의 부활, 인간의 부활, 만물의 부활, 지옥 인간의 부활도 한낱 명사에 그치고 맙니다. 그러므로 땅에서 먼저 부활한 사람이 나와야 되는 것입니다.

영계(靈界)에는 지옥과 중간영계와 낙원과 천국이 있는데, 지금까지 하늘앞에 충성했던 사람들은 다 낙원에 가 있습니다. 예수님도 낙원에 가 계십니다. 부활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간접 목적지는 영계요, 직접 목적지는 땅입니다. 영계는 부활시켜야 할 곳이요 땅은 부활해야 할 곳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땅에서 '나는 부활했다. 부활의 목적을 종결지었다'고 할 수 있어야만 천상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땅에 그런 이가 나타난다면 지상의 모든 것은 움직여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많은 선지선열들도 첫째 부활에 참예하는 날을 소망으로 삼고 고대하여 왔는데, 그날이 곧 부활의 목적이 이루어지는 날입니다.

천상은 지상의 것을 수습하는 생활을 하는 곳입니다. 이후에는 무엇을 중심삼고 수습할 것이뇨? 예수의 인격을 중심삼고 세계를 수습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예수의 말씀으로 수습하는 시대도 지나가고, 희생하라 봉사하라 하는 시대도 지나갑니다.

타락세계에서 하는 행동은 결과적으로 고통과 슬픔을 남기게 되는데, 우리는 이것을 넘어 예수와 더불어 자유롭게 사랑의 심정을 노래하는 세계가 땅에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지상에서 부활의 성업을 승리적으로 종결짓기 위해서는 먼저 예수의 심정을 계승하여 실천함으로써 하나님을 해방시켜 드려야 합니다. 행복과 희망과 자유와 이상의 원천이신 하나님이 기뻐하실 수 있는 심정을 통과해야 됩니다.

기독교인들은 이제까지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면서 신앙해 나왔습니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생각해 나왔습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달리게 함으로써 하나님께 고통과 통분의 심정을 가중시켜 드렸습니다. 십자가에 고난당하던 때의 예수보다 오히려 요셉 가정에서 나무를 깎던 시절의 예수가 더 순수하고 희망적이었습니다. 그런고로 십자가에는 비극의 곡절이 서려 있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고난당하는 주가 주님이 오셨던 전체 목적인 줄 알지만, 고난없이 하늘 앞에 효성을 다하는 예수가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예수의 순수한 복음전파는 그 출발이 좋았습니다. 그런 예수를 받아들였더라면 성경에 예수님이 책망하신 내용이 없었을 것입니다. '스승이여, 나를 보고 그런 책망 마옵소서' 라고 하는 개인이나 집단의 움직임이 있었다면, 오늘날 이렇지는 않을 거예요.

우리는 가시관을 쓰신 주, 창에 찔려 피를 흘리신 주가 주님의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고통을 받지 않은 예수를 백퍼센트 믿었다면 그것은 십자가의 고통을 받은 예수를 믿는 것보다 얼마나 더 귀했겠습니까? 하늘은 그것을 요구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에게는 가는 곳마다 사탄의 화살이 있었고, 절망으로 인해 찢긴 자리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예수가 부활하기까지 하나님이 겪으신 고통은 예수의 고통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순수한 부활의 심정을 요구하신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어떤 찔림도 받지 않은 모습을 만나기를 소원하신다는 거예요. 그러나 사탄에게서 태어난 우리에게는 사탄의 화살에 찔린 자국이 있으니, 그것을 보셔야 하는 아버지는 원한과 고통에 사무쳐 계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