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집: 잘살아 보세 1986년 01월 26일, 한국 본부교회 Page #18 Search Speeches

사방으로 통할 수 있고 "합할 수 있" 사람이 돼야

자, 이렇게 얘기하다간 뭐, 내가 지금 여행길이 먼데 가다가 산등성이에 앉아 우물가에서 물 마시고, 시원하니 기분 좋고, 지나가는 손님과 만나서 속삭이는 얘기가 재미있어 가지고 천리길을 잊어버리다가…. 이것은 뭐라고 할까요? 슬픈 사람이 되면 안 되겠다구요. 자, 그만하면 알겠어요? 「예」 세상 이치가 혼자 살아 가지고는 안 되게 되어 있다는 거예요.

그래 위대한 인물, 위대한 인물이라고 해서 코가 위대해요? 눈이 위대해요? 입이 위대해요? 무엇이 위대해요? 발가벗으면 다 같은 걸 뭐. (웃음) 옷을 달리 입었으니 훌륭해 보이고 그렇지만 옷 벗으면 다 마찬가지예요. 그러면 남자 여자 생각하겠지만, 여자는 여자끼리 벗고 보면 다 같고 말이예요, 남자는 남자끼리 벗고 보면 다 같아요. 같은데 똑같다는 말이 아니라 비슷한 거예요. 가짓수는 다 똑같아요. (웃음) 가짓수야 뭐 틀림없이 똑같아요. 가짓수를 중심삼고 볼 때는 똑같다고 해도 누가 반대할 수는 없어요, 다 웃는구만. 그건 전부 다 공인하니까.

자, 그러면 멋지게 사는 사람이라고 할 때 잘 입고, 이렇게 양복을 잘 입고, 아침 저녁으로 옷에 줄이 서고, 주름살이 하나도 없고, 아주 기름이 찰찰 흐르고 말이예요, 제비꼴로 해 가지고 살랑살랑 다니면서, 거리에서도 떡 복판으로 다니고 말이예요, 어디 문을 열고 들어가더라도 가운데로 딱 다니고, 앉더라도 가운데로 싹 가서 앉는 그게 멋지게 사는 거예요? 멋지게 사는 것이 뭐예요? 도대체 그게 뭐예요? 여러분들 명필이 글씨를 쓰게 되면, 명필이 글씨를 쓰게 된다면 말이예요, 하늘 천(天) 자를 쓰게 될 때, 국민학교 학생들은 자를 놓고 하늘 천 할 때 하늘 천 하고 똑바로 쓰고, 또다시 똑바로 쓰며 눈을 똥그래 가지고 움직이지도 않아요. (웃음) 이렇게 쓴 국민학교 학생들은 '잘 썼다, 그거 잘 썼는데' 이렇게 생각하지만, 원래 잘 쓰는 명필이 하늘 천 자를 저 꼭대기에다 하나 써 놓고 그다음에는 이렇게 종이를 갖다 놓고 아래에 요렇게 써 놓고 그것을 요렇게 썼다고 합시다. (행동하시며 말씀하심) 하늘 천 자인지를 알려면 사방을 둘러봐야 알 수 있게 써 놨는데, 그건 그렇게 썼지만 위와 아래와 사방으로 딱 맞는 글자가 되어 근사하게 이렇게 될 때는 그 하늘 천 자는 대왕의 하늘 천 자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대왕의 하늘 천 자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나가면서 줄이 찌그러진 것 같지만 그 찌그러진 게 멋지다는 것입니다. 슬렁슬렁 썼지만, 이만큼 갔지만, 혹을 달았지만 또 와서 쓰고 쓱싹쓱싹, 혹이 여기에 있으면 저쪽에도 상대적으로 혹을 만들고, 또 이쪽도 상대적으로 혹을 만들어 사방의 혹이 슬렁슬렁 닿게끔…. 몸이 닿는 것 같다구요. 서로가 글씨끼리 닿는 것 같고, 이마를 맞대 가지고 속삭이는 것 같고, 이렇게 된 화폭을 볼 때 그게 바로 명필이 쓴 글씨가 된다는 거예요.

그건 왜 그러냐? 똑바로 쓰려면 규칙이 '여기는 못 넘어서! 너는 요줄에서만 왔다갔다해야 해!' 그렇지만 명필의 글씨는 '왔다갔다, 이렇게도 가고 저렇게도 돼' 그러면서 사방으로 통할 수 있는, 화합할 수 있는 모양을 다 갖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쓰여진 걸 명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명작도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모든 것이…. 하나의 그림이 있으면 이 그림을 중심삼아 가지고 환경, 백그라운드(background;배경)가 말이예요, 배경이 전부 다 그 초점에 맞아야 됩니다. 빨간 초점으로 봐도 다 맞고, 노랑 초점으로도 다 맞고, 파랑 초점으로도 다 맞아야 멋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경을 맞추려니, 그 배경은 하얗게 하는 것? 아닙니다. 배경은 될 수 있으면 그늘지게 하는 것입니다. 보라구요. 명작 그림은 두드러져야 됩니다. 나오는 것을 두드러지게 하려면 흑백의 차가 심해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세상이 그래요. '아이구, 오늘은 내가 재수없어!' 하는데 어저께는 뭐 재수가 있었나요? (웃음) 그 상통을 가만 보니 어저께도 재수가 없었겠는데 오늘 뭐 특별히 기분이 나빠서 얼굴을 찡그리고 큰소리로 재수가 없다고 야단일 게 뭐야, 아침부터. 그렇지만 재수없는 사람이 있어야지 재수있는 사람이 생겨나지. (웃음)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모든 것이 그래요. 동그란데 뿌리가 생기면 여기서 밀어 줘야지요. 그러면 한 곳에서는 '아이야!' 하고, 한 곳에서는 '오냐!' 하는 거예요. 이게 멋지다는 거예요.

산울림은 말이예요, 보기에는 뭐라고 할까요? 바위들로 된 산이고 골짜기인데, 그 골짜기도 제멋대로 됐어요. 울퉁불퉁하고 굴구멍들이 많고 제멋대로 될수록 '와―' 하고 소리 지르면 '와―와와와…' 그게 근사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나무통같이 뺀뺀한 데에다 '와―' 했다간 아이고, 듣질 못해요. 너무 빨라 가지고 내가 그 반응 소리가 듣는 것보다 빠르기 때문에 듣지를 못 한다는 거예요. 그게 근사하려면 소리가 들어가서 그 소리끼리 마주치고 깨지고 이러면서 울려 나와야 신비로운 소리가 난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