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6집: 본 되는 생활로 실적을 남기라 1990년 10월 14일, 미국 알래스카 코디악 Page #313 Search Speeches

순서대로 특징을 잡아 기록해야 -사적 재료로 남아

「딴 사람들은 미국을 봐도 여기를 못 본 사람이 많은데 이 사람들은 오자마자 여기부터…. (어머님)」 미국 사람도 여기를 못 옵니다. 여름이 되면 1만 5천 명? 「여름에 관광객이 몇 명 다녀 가느냐고…. (어머님)」 「여기는 그렇게는 안 됩니다만, 알래스카 전체가 한 1만 4천 명 된다고 그럽니다」 보통 여기에 사는 사람은 한 7천 명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까 여기 오는 사람들은 대개 여기에 별장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지 일부러 돈 쓰고는 못 온다구요. 얼마나 불편해요. 여기 오려면 뉴욕 지방에서는 비행기를 세 번을 갈아타야 됩니다. 그러니 하루, 꼬박 하루 걸린다구요. 불편해요.

미국 사람들도 서부에 사는 사람은 뉴욕에 못 가 본 사람이 태반입니다. 동부의 시애틀에 사는 사람이 서부의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같은 데 다 가 보나? 평안도에 사는 사람이 언제 부산에 가나? 저 함경도에 사는 사람이 뭣 때문에 부산에 가나? 일이 있기 전에는 일부러 돈 쓰고 다니지 못하는 것입니다. 통일교회 교인들은 외국 가니까, 미국 가니까 다 미국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러는데 그것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 미국 봐야 뭐….

이렇게 돌아다니면 잘 기록해 놓아야 됩니다. 기록해 놓지 않으면 다 잊어버립니다. 다 잊어버린다구요. 요것이 그것 같고, 그것이 요것 같고, 뭐라 할까,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어디가 어디인지 모릅니다. 가리를 못 잡는다구요. 그러니까 특징을 잡아 놓고 기록해야 돼요. 어디 가게 되면 무엇이 특징이다, 여기 알래스카 코디악 같으면 뭐가 특징이다, 이렇게 특징을 잡아 놓고 산이 어떻고 뭐가 어떻다 하는 걸 순서를 잡아 놔야 됩니다. 자연에 대한 것은 산이 어떻고 바다가 어떻고, 도시에 대한 것은 중심이 어떻고 어떻다는 것을 잡아 놔 가지고 평가해 나가면 그것이 남지만, 그냥 그대로 쓱 지나쳐 버리면 다 잊어버립니다.

사진을 찍게 되면 사진 필름에 날짜를 적어 놓고 그래야 됩니다. 그리고 중간에 잘라서 찍지 말라구요. 알래스카를 찍던 것은 완전히 알래스카에서 다 찍고, 새로운 곳으로 가게 되면 새 곳만 따로 찍는 거예요. 1번 2번, 이렇게 찍어야 된다구요. 필름이 아깝다고 그저 막 찍었다가는 다 혼돈돼 버립니다. 「거 날짜 적는 거 있잖아요, 필름에? (어머님)」 날짜 적는 거 있지. 날짜 적는 게 있는데, 날짜하고 장소하고 딱 써 놓고, 어디 가게 되면 거기서 필름을 몇 개 쓰든가 그렇게 해놓고 쓰고 쓰다 남은 것을 다른 데 가서 써서는 안 됩니다. 새로 넣어서 1번 2번 3번, 요렇게 전부 표시해서 확실히 해놓아야 됩니다. 시애틀이면 시애틀에 대한 것, 샌프란시스코는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것을 1번 2번 쭉 해놓으면 그냥 나온다구요. 그것대로 그렇게 딱 묶어 놓으면 됩니다.

그다음에 자기가 기록을 남겨야 됩니다. 이곳은 어떻고 어떻다는 것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역사적 재료로 남지요. 그래 가지고 갔다 온 다음엔…. 한 번만 봐서는 안 됩니다. 사실은 세 번 가야 됩니다. 기록한 것이 어떤가 봐 가지고 중간에 보충하고 그래야 됩니다. 기행문을 쓰려면 세 번은 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예」

여기서 찍던 것은 딴 데 가면 다른 필름으로 갈아 끼우고 1번이라고 적어 놓고, 몇 개 썼든지 거기서 쓰던 것은 딱 묶어 두는 거예요. 다섯 군데를 들렀으면 1번 2번 3번 4번 5번 그렇게 나가겠지요? 그러니까 마지막이 어딘가 보려면 그 사진첩을 보면 대번에 아는 거거든. 그렇게 해놔야 정리가 되지 그냥 섞어 놨다가는 참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여행도 해봐야 가리를 잡을 줄 압니다. 일도 해봐야 중심이 무엇이고 그런 걸 압니다. 일한다고 전부 다 일하는 게 아닙니다. 일도 중심을 잡아 가지고, 골자를 잡아 가지고 딱 해치워야 됩니다. 또 일하는 데는 귀한 것이 어느 것이냐 하는 것을…. (녹음이 잠시 끊김) 사람이 대개 일하게 된다면 처음 하는 일을 정성 들여 한다구요. 그러니 둘째 번, 셋째 번, 이렇게 가릴 줄 알아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