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집: 사랑의 기관차 1986년 01월 31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153 Search Speeches

선의 기준은 "합과 "동이 될 수 있" 것이어야

오늘날 사회를 볼 때, '정의사회구현!' (웃음) 하는데 말이야 쉽지요. 어느 누구가 정의의 잼대예요? 난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이 우주와 역사는 그렇다고 생각 안 합니다. 잼대로 보면 다 틀릴 것이다 이거예요. 여러분, 민주주의를 좋아해요? 학생들도 시대적인 민주주의를 찾고 있는데, 미국에서 내가 전진적 민주주의를 부르짖었다구요, 전진적. 급진적 민주주의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그런 술어를 내가 만들었어요.

자, 생각 좀 해봐요. 젊은 사람들에게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하느냐 하면 말이예요, 젊은 사람들의 모든 방향을 일깨워 주고 이론적인 결론을 지어 사회를 보는 기반이 올바른 자리에 서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나쁜 사회가 있고 선한 사회가 있는데, 자신이 그것을 평할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되려면 올바른 자리에 올라가야 됩니다. 자기 자체는 나쁜 자리에 있더라도 '옳은 자리는 이래야 된다'는 주장을 남겨 놓아야 된다구요. 자기 후계자라든가, 자기 아들딸이라든가, 자기의 2세, 또 앞으로 오는 후세에 남겨 놓고 가야 된다구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말하는 선의 기준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 기준이 무엇일 것 같아요? 여러분들의 대학교 전문분야가 선의 기준이예요? 오케스트라를 보면 악기들이 많지요? 악기들이 많은데 그 많은 악기들이 소리를 다 낸다구요. 가지각색으로 그 특기의 소리를 다 내지만 거기에 있어서 무엇이 기준이 되느냐? 물론 악보가 되고 다 그렇지만 말이예요. 음악소리를 들으면, 대개 그 연주를 들어 보면 피아노에 맞추든가 바이올린에 맞추든가 그 기준을 잡아 놓고 맞춰 나갑니다. 거기에 화음이 되어야 된다구요. 화음이 되어야 돼요. 화음이란 것은 절대 필요한 거예요.

소리는 나긴 나는데 충격적이요 배타적인 소리는 화음이 아니라구요. 그건 듣기도 싫어요. 화음이 돼야 듣기가 좋다는 거예요. 북 같은 것을 탕 치면 얼마나 놀랍니까? 모든 것이 다 화음이 되게 탕 칠 때는 이 진폭이 땅에서부터 크게 꼬리를 휘젓는 것 같고, 그 꼬리치는 것이 아주 멋지다는 겁니다. 쓰윽 이렇게 한 번 하면 에스(S) 자로 쭉 우주가 돌아간다는 거예요. 화음만 되게 되면 딱 달라붙어 가지고, 꽁지고 머리도 없이 다 달라붙어 가지고 이것도 저것도 떨어지지 않는 거예요. 화음 되는 건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산울림 알지요? 산울림을 가만히 들어 보게 되면…. 독산(禿山)에서 산울림이 나는 것이다, 그래요? 무덤같이 생긴 흙으로 된 독산에서 산울림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요? 「아닙니다」 그럼 어디에서? 바위틈, 보기 싫은 곳, 산골짜기가 깊고 보기 싫은 곳,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제멋대로 되어 있는 깊고 높은 산에 가서 불어 대면 말이예요, 넘어가려해도 길이 없고 나오려니 막힌 곳이 많다 이거예요. 그러니 어떻게 되느냐? 화음이 되는 것입니다. 서로가 막힌 곳이 많으니까 서로가 밀고 당기면서 도는 거예요. 올라가고 이래 가지고 화음이 되기 때문에 그거 신비스러운 거예요, 왁 하고. 강원도에서 온 사람 손들어 봐요. 강원도 높은 산꼭대기에 가서 말이예요, 그저 소리만 쳐도 웅장하고도 신비스럽게 웅웅웅 한다구요. 그게 뭐냐? 화음이 되기 때문에 신비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