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집: 일본의 적화 경향과 우리의 태세 1967년 08월 10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87 Search Speeches

어렵게 이루어진 일본-서의 첫 반공강-

그래서 선생님이 이번에 어떻게든지 길을 뚫어 보아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대사관과 민단을 찾아가 본국에서 활동했던 반공강연에 대한 실적을 제시하며, 일본에서도 교포를 중심으로 반공강연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던 것입니다. 그랬더니 대사관측은 국가의 대표라는 입장에서 고자세로 나오고, 민단측은 60만 교포를 대신한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단장 이하 간부들은 한국의 어떤 장관도 부럽지 않다는 식의 고자세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늘은 그곳에 최창림 지구장을 보내었습니다. 최 지구장은 일본말을 못 하였지만 조씨라는 사람을 세워 통역을 하게 했습니다. 이 조씨는 본래 민단 창설 당시, 창설의 공로자 박 철씨가 나왔을 때 일본에 있는 교포들이 단합하는 기회를 이용해 민단조직을 주도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후 그는 20여 년 간 활동해 오면서 일본에서 큰 활동을 하려면 경제적인 기반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민단의 일을 그만두고 사업에 투신하여 지내오다가 이번에 최 지구장의 통역을 하였던 것입니다.

먼저 일본 전국의 47현에 있는 부인회 대의원들 약 450명이 모인 자리에서 최 지구장이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교포들에게 사상 통일을 위한 반공강연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누차 부단장에게 강조했던 것입니다.

전국 부인회 대회가 열리는 그날, 부단장을 찾아갔는데 그때 마침 부단장 이하 문화국장 조직국장 등이 차를 타고 대회장으로 가려는 순간이었습니다. '지금 어디 가십니까? ' 하고 물으니 '전국 부녀가 대회장에 가는 길입니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어떡하죠. 우리는 당신들을 만나러 왔는데 그냥 되돌아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라고 했더니 그렇다면 같이 가자고 해서 그 길로 곧장 그 대회장으로 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막 시간이 된 대회장에 들어갔는데, 전부터 그곳의 몇몇 인사들과 미리 절충을 해왔기 때문에 쉽게 최 지구장의 강연을 한 번 들어보면 좋겠다는 결론이 내려지게 되었습니다.

최 지구장이 그곳에 가서 그날 회의를 진행하는 총책임자와 인사를 하고 그 사람과 30여 분 간이나 대화를 나누면서 진지하게 설득을 했습니다. 본국에서 온 '승공계몽단'이란 이름의 출처부터 죽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정부에 조회해 보면 모르는 단체일는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전역에 영향을 주었고 집집마다 영향을 주었던 일들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부녀자들이 사상적인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니 한번 깨우쳐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20분의 시간을 얻어 전국 부녀자 대의원 대회에서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대사관과 민단에서 먼저 인사를 했고, 부인회 자체에서도 몇 사람이 나와 인사를 끝내고 난 뒤에 최 지구장이 나가서 강연을 했습니다. 20분 동안의 강연을 하는 데 무려 열두 차례의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되어 청중들은 그 강연에 아주 매혹되어서 '조그만 양반이 세상에 저렇게도 말 잘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고 하면서 모두 입을 다물 줄 몰랐습니다. 그 집회 진행 책임자인 총무와 민단 책임자들도 충격적인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이제는 우리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기에, 매일같이 찾아가서 반공강연회의 개최를 교섭하였습니다.

반공강연을 하는 데 있어서는 자수 간첩이나 혹은 북송되었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북한의 실정을 폭로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효과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 그 사람들이 김일성이 어떻고 북한 실정이 어떻다고 이야기를 한다 해도 그것은 일본 실정으로 보아서는 믿어지지 않는 애매한 말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런 말은 도리어 모두가 대한민국 정부가 조작해 가지고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몇 번 그렇게 해봤지만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을 그들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구태의연한 반공태세로는 안 된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론적인 면에서 공산주의를 근본적으로 파헤쳐서 공산주의가 어떻고, 또 이렇게 나쁘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혹은 시대적으로 반드시 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내용을 적나라하게 제시하며 강의해야 된다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