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집: 책임자의 자질 1990년 01월 20일, 한국 국제연수원 Page #332 Search Speeches

뜻을 위해서" 직선으로 달려가야

내가 이렇게 설명했댔자…. 이제 통일천하가 돼 가지고 선생님 마음대로 그런 놀음 한다고 할 때, 내가 그렇게 할 것 같아요? 내가 안 해요. 시키는데는 저 바닷가의 못난이를 반장으로 삼아 가지고 시키는 거예요. `아무개 족쳐다가 두 길을 줘 가지고 선생님에게 얼마만큼 열성분자로서 생명을 바치나 봐라' 하고 지시해 가지고 동서남북에서 그런 걸 하면 그때 선생님은 뭐 알 게 뭐예요? 어때? 여기 문평래! 문가로구만. 문평래, 편안히 가겠다는 게 평래 아니야? (웃음)「편안히 안 갈 겁니다」편안하게 안 가면 그럼 문고래야, 뭐야? `괴로울 고(苦)' 해 가지고 말이야. 심각하다구요.

선생님이 생활능력이 있어요, 없어요? 선생님이 생활능력이 있다는 사나이로 봐요, 없다는 사나이로 봐요?「있습니다」어디 가서 장사를 하더라도 누구한테 지지 않고 잘할 수 있는 소질이 있다고 봐요?「예」남이 한마디 할 때 나는 열 마디 할 수 있는 소질을 갖고 있어요. 말이 빠른 것 보라구요. 지금은 천천히 해도 이렇게 빠르거든. 빠르게 한다면 헬리콥터가 못 따라오고 비행기가 못 따라와요. 나는 똑똑히 했는데 알아듣지를 못해요. (웃음) 사실을 얘기했는데 왜 웃어?

그런 연구를 했어요. 연구를 했다구요. 무슨 연구를 했느냐 하면 국문 가나다라가 있잖아요. 그걸 전부 `리을(ㄹ)' 발음으로 갈걀걸결 하고, 그걸 또 전부 다 거꾸로 해 가지고 연습하고, 한 6개월 하니까 말이예요…. 맨 처음에는 이것이 열 몇 시간 걸려요. 그러더니 맨 나중에는 30분도 안 걸려요, 30분도. 그런 훈련을 했어요.

서울에 와 보니 평안도 사람들 말하는데 `여―보' 이러고 있더라구. 서울에서 하숙하던 집 아줌마는 입이 제비 입같이 생겨 가지고, 가느다란 가죽을 거꾸로 붙여 놓은 것 같아 가지고 그저 나불거리는데 내가 하도 기가 막혀서 `아이고, 저이가 우리 엄마였다면 내가 어떻게 컸을까? ' 그랬다구요. (웃음) 매일같이 신경 쓰다가 곤드라져서 클 수가 있겠어요? 그래도 평안도 어머니 아버지한테 태어났으니 이만큼 컸지. 여유가 좀 있고 말이예요.

아, 이거 아침부터 하숙하는 학생들한테, 학생이 한 10여 명 되는데 자기가 왕초 돼 가지고…. 우리가 한마디 하면 열 마디 하기 때문에 `저 아주머니 또 짖는다. 또 짖는다' 그러며 학생들이 말을 안 해요. 얘기를 시작하면 말이예요, 나쁜 얘기 하게 되면 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앞으로 될 것까지 퍼붓는 거예요. (웃음) 그러니까 상대를 안 하니까 이러고 있더라구. `저놈의 아주머니를 내가 잡아먹어야 되겠다' 이래 가지고 말 빨리 하는 것을 오뉴월에도 땀을 흘리면서 연습하던 것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말도 빠르고, 영어를 해도 빠르다구요. 못 알아들어요. 자기들이 못 알아들어요. (웃음) 아니예요. 그게 발음이 다 틀린 게 아니라구요. 발음은 똑똑하다구요. 내가 원숭이띠기 때문에 흉내내는 데는 넘버원이예요. 그렇다구요.

자, 자신 있어요?「예」하나님도 나한테는 무자비해요. 뭐 이렇게 된다 이렇게 된다 하고 다 가르쳐 놓고는 말이예요, 거꾸로 처박아요. 거꾸로 처박아 놓고 거기서 나올 때까지는 가르쳐 주지도 않고 보고만 있어요. 그래 거기서 나와 가지고 또 히히 웃고 기운을 내 가지고 또 부스럭부스럭 가게 되면 `어디 가노? 어디 가? ' 그러면서 간섭을 하지요.

하나님은 참 능란하신 분이예요. 알겠어요? 욕도 잘하고 말이예요. `이 자식! 뻔뻔스럽게 생겼구만, 이 자식!' 하며 욕도 하신다구요. 아주 농도 잘하십니다. 유머의 대왕이 하나님이예요. 알겠어요.「예」욕 잘하는 데 있어서도 대왕님이고. 나도 그걸 닮아서 유머도 잘하고 임기응변도 잘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나를 못 당해요. 옛날에 경찰서에서 조사받을 때도 조서 꾸미던 사람이 나하고 얘기하게 되면 그 사람이 나한테 말려 버려요. `당신 지금 조서 쓰는데 요 말은 왜 안 써? 지금 요것 써야 해' 하고 내가 가르쳐 주는 거예요. 그런데 그 가르쳐 주는 말이 조서 내용이 거꾸로 되는 말이예요. (웃음) 그러면 그렇게 써 놓고는 말이예요, 쭉쭉 찢어요. 조서를 꾸미긴 뭘 꾸며? 데리고 놀지요 뭐. `당신 보니까 이렇게 생겼고, 여편네가 이렇겠구만. 버릇들이 없어 가지고 오줌 싸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겠구만' 그러면 그거 어떻게 아느냐고 해요. 그러면 `이놈의 자식아, 그거 모르면 내가 여기 들어와 앉지 않았어' 하는 거예요. (웃음) `잘난 사람이 들어오지, 못난 사람이 들어오는 거야? ' 이러고 데리고 노는 것입니다.

우리 아들 권진이는 나 닮았어요. 다섯 살 때 말이예요, 차 타게 되면 대가리 큰 서양 운전수보고 하는 말이 `내가 크면 운전수 될 거야. 내 소원은 운전수 되는 거야' 이러는 거예요. 크면 운전수가 되겠다는 거예요. `내가 운전수 되면 이렇게 이렇게 운전할 거야. 저기 차가 오게 되면 몇 분 몇 초면 여기까지 올 것이기 때문에 그걸 맞춰 가지고 지지 않게 운전을 할 거야' 하는 거예요. 설명을 그럴 듯하게 하는데 그게 훈계예요, 가만히 보면. 자기가 하겠다고 해 놓고는 훈계하는 거예요. `내가 운전을 하게 되면 밤 열두 시가 지나서 운전하더라도 때 절대 졸지 않을 거야. 졸음이 내 앞에 어디 있겠어? 문제없이 졸음을 타고 넘어가 가지고 까딱없이 운전할 거야' 이러면서 교육을 하는 거예요. 또 `아무리 바쁘더라도 몇 마일 이상은 속력 안 내고 슬슬 동서남북을 감상하며 달릴 거야' 하는 거예요. 속력 내지 말라는 거지요. (웃음) 쓱 그래 놓고는 툭툭 치며 `나 너 좋아. 나하고 같이 이 차 운전하면 어때? ' 이러고 있더라구요. 그거 보면 전부 다 닮는다구요. 닮는다는 말이 있지요?

그래, 우리 아들딸들은 나를 닮았는데, 여러분들은 나를 뭐라고 그래요?「아버님이라고 합니다」아버님라고 하면 너희들이 닮아야 될 거 아니야? 닮은 게 뭐야? 뭐가 닮았어? 핏줄이 닮았어, 뼈대가 닮았어, 얼굴이 닮았어? 닮은 게 뭐야? 뭐가 닮았어? 하나 닮은 것이 있어야 돼요. 그건 뭐냐 하면 뜻을 위해서 죽더라도 선생님같이 뜻길을 틀림없이 직선으로 달려가겠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