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집: 학사교회의 역할 1988년 08월 22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278 Search Speeches

사람은 의욕이 앞서야 된다

내가 너희들을 데리고 바다에 나갔으면 얼마나 좋겠나? 바다, 언제 한번 바다에 데려갈까? 「예」 차도 있고, 다 있잖아요? 바다에 가면 고기 잡을 수 있는 뭐가 있어요? 투망질도 할 줄 알아요? 선생님하고 어울려 가지고 말이예요, 투망질하고…. 사람이 그런 의욕이 앞서야 돼요. 의욕에서 지면 지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은 지금까지 모든 면에서, 내가 사람이 하는 것은 손대 가지고 져 본 적이 없다구요. 그 자신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카데미, ICUS 같은 단체의 세계적 과학자, 학자들을 전부 다 휘어잡은 것도 그것입니다. 내가 진정한 의미에서 대하는데 진실을 유린하는 학자는 지옥 가야 된다는 겁니다. 철학이 그래요. 진실이 얼마만큼 걸려서 나타나느냐? 7년 내지 9년 걸려요. 그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그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과학자대회 같은 것을 하게 될 때 말이예요, 신세는 나한테 지고 다녀요. 비행기 타고 다니고 구경하는 것 전부 나한테 신세지는 거거든요. 그러니 교수들이 얼마나 무식하냐 말이예요, 세상 같으면 물 한 컵 받아도 고맙습니다 하는 게 예의 아니예요? 지나가다가 신세를 졌으면, 또다시 지나갈 일 있으면 그때는 신세받은 이상 큰 예물을 사 가지고 찾아가서 `요전에 신세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찾아왔습니다. 고마웠습니다' 하고 그 아들딸한테 축복을 해주고 돌아가야 되는 거지요? 그런 게 인간지사인데, 신세를 지고도 그걸 모르면 안 되는 겁니다.

영국 사람은 참 사리가 밝은 사람입니다.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이겁니다. 벌써 경제적인 관에 있어서 대회를 이끄는 주인이 누구인 것을 알아요. 우리 과학자대회 3차가 런던 대회였지요? 「예」 그때 런던에 노벨 수상자가 21명이 모였어요. 제일 많이 모였었어요. 거기 영국의 학술원 원장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내가 이름을 잊었다구요. 그 사람이 노벨상 수상자였어요. 과학학술원 원장이었는데 그 사람이 찾아왔어요. 그런데 내가 두 시간을 기다리게 했다구요. 세상 같으면 자기를 찾아와서 기다리는 사람이 그렇게 많이 기다렸는데, 자기보다 먼저…. 그때 내가 뭐 명성이 있었어요? 뭐 문목사, 나쁘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좋은 의미는 알 게 뭐예요? 그런데 그 사람이 두 시간을 기다렸어요. 그 말은 뭐냐 하면 내가 너를 사람 취급하지 않으니 돌아가라 이겁니다. 영국 교만한 녀석들 한번 들이 맞아라 이겁니다.

그래서 두 시간을 기다리게 했다가 만났거든요. 그랬는데도 깍듯이 인사하는 겁니다. 내가 그걸 볼 때 `아, 영국 사람이 이랬기 때문에 세계를 지배했구만' 했다구요. 그들은 벌써 주인이 누구인지 안다구요. `이런 대회를 하기에 얼마나 힘드십니까? 경제적으로 이렇게 어려운 걸 혼자 책임지고 여기 모인 모든 사람은 동정하지 못하지만 그런 것을 아는 나, 장(長)을 해보니까 아는 나는 이런 대회를 책임진 당신이 얼마나 어려운 것을 압니다. 그 어려운 마음을 동정하는 마음에 있어서 지금까지 당신께 위로의 한마디라도 해주기 위해서 기다렸습니다' 하는 겁니다. 그거 참! 그 숙연한 말을 하는 겁니다. 세상 같으면 두 시간씩이나 기다리게 했으니 기분이 얼마나 나쁘겠어요? 귀한 것을 칭송하기 위해서는 20년도 문제가 안 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는 것입니다.

그래, 주인을 알아야 한다구요. 여러분들도 그렇다구요. 어디 가서도 쓱 한번 보면 대원리를 중심삼고 사는 사람이면 사람이 설 자리를 알고 앉을 자리를 알아야 하는 겁니다. 전부 다 이치에 통할 수 있는 자기 스스로를 알아야 합니다. 배워 가지고 아는 것이 아닙니다. 생이지지(生而知之)라는 말이 있잖아요? 배워 가지고, 학이지지(學而知之) 가지고 안 된다구요. 생이지지라는 겁니다. 그러지 않고는 이 우주와 관계를 맺을 수 없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