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집: 회고와 현재 1970년 12월 27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95 Search Speeches

천주사적인 인-이 있" 자리- 앉아 있으면서도

이런 문제를 생각하게 될 때, 우리는 여기에서 절망을 느끼지 않을 수없습니다. 그러나 절망을 느끼면서 탄식만 할 것이 아니라, 절망에서 하늘의 소명의식을 스스로 느껴 더욱 분발할 수 있는 새로운 운동을 일으켜야 되겠습니다. 이러한 운동의 기원이 이 지구성의 그 어떤 곳에서 모색되지 않고는 하나님의 뜻 성취와 인류의 소원 성취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한때를 위하여 몸부림치고, 이런 한때를 위하여 고생하고, 이런 한때의 출현을 고대하고 염려하는 무리가 있다 할진대 거기서부터 새로운 역사와 새로운 세계의 출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그것을 생각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 통일교회는 그런 길을 가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돌아가시면서 `내가 다시 오겠다. 신랑으로 틀림없이 올 것이니 너희는 신부로 단장하라'고 했습니다. 만민과 만세 앞에 자랑으로 남길 수 있는 혼인잔치의 한 날을 약속하고 가셨던 것입니다. 그럼 그 혼인잔치가 한국적이냐? 그것은 한국적인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것입니다. 그것은 민족적인 것이 아니라 초민족적인 것입니다. 또, 그것은 종파적이 아니라 초종파적인 것입니다. 그것은 땅에서만 열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같이하시는 것이며, 그 중심은 하나님이 되시는 것입니다. 그 중심 되시는 하나님께서는 슬픔의 모습으로가 아니라 기쁨과 희열이 충만된 모습으로 그 한 날을 맞이하는 것이 소원인 것입니다.

이때야말로 세계적인 정상의 때요, 만민이 희망의 봉우리를 맞는 때요, 슬픈 역사를 종결짓는 때인 것입니다. 또, 이때야말로 모든 전체의 중심을 결하고, 모든 슬픈 역사를 제거하고, 새로운 기쁨의 역사가 출발할 수 있는 때라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두고 볼 때, 과연 오늘날 통일교회가 바라는 이 이상노정에 있어서 그럴 수 있는 한 날을 가져 보았느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지내온 길은 눈물의 길이었습니다. 어떤 때는 수많은 무리들의 눈을 피해 가며 그늘에서, 혹은 몰림길에서 이 길을 다짐하면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께서 만족해 하시고 바라시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할 때, 오늘날 우리들은 각성해야 되겠습니다. 이스라엘 민족 이상으로 각성해야 되고, 유대교단 이상으로 각성해야 되며, 예수를 따르던 사도들 이상으로 각성하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이런 엄청난 천주사적인 인연이 오늘 우리가 앉아 있는 이 자리에 맺어져 있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역사의 꽃으로서 등장할 수 있고, 우리의 생각 하나하나가 역사의 향기로 풍길 수 있는 것을 알고, 우리는 만민의 탄식을 전부 다 제거시킬 수 있는 청소부가 되어야 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사랑의 심정에 주름살이 잡혀 있고, 그 누구도 빼드릴 수 없는 마음에 못이 박혀 있는 하나님을 해원성사해 드려야 할 역사적인 대표자라는 것을 자각해야 되겠습니다. 여기에 있어서는 외적으로 차림이 초라한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외적인 내 모습이 초라하거든 역사시대에 내적으로 초라한 모습으로 걸어가던 성현들을 생각하며 세계사적인 대표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해원성사하겠다고, 그들을 탕감복귀하겠다고 하늘 앞에 스스로 다짐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그러므로 자기 스스로가 만족하는 어떤 입장에 있게 된다면 그 만족은 내 개인의 만족만이 아니라 세계 인류와 함께 나눌 수 있는 만족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길을 더듬어 나온 것이 복귀섭리요, 인류역사인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수많은 희생의 대가를 치렀고 이것을 위해서 수많은 피의 역사를 남기고 나온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민족은 나 하나만 기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