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집: 뿌리된 자들의 책임 1956년 07월 01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38 Search Speeches

숨은 수고의 생애를 산 아브라함

예수가 이렇듯 하나의 완성된 존재로서 세움받을 수 있었던 역사적인 배후의 존재가 누구였느냐 하면 아브라함이 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남이 알아주지 않는 환경 속에서, 즉 사탄권내인 원수의 나라에 사로잡혀 천륜의 뜻을 배반할 수 있는 입장에서도 하늘을 배반하지 아니한 숨은 인격의 소유자였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숨겨진 뿌리와 같은 아브라함은 시대가 악하고 역사가 혼란되고 환경이 어지러울지라도 그러한 모든 처지를 피하지 아니하고 극복해 나갔으며, 오히려 몰락해 가는 소돔과 고모라를 향하여 안타까운 마음으로 호소하였던 것입니다.

비록 나쁘고 악할지라도 자기가 그 무엇을 가졌다 할진대 그것을 자랑하려는 것이 인간들의 속성인데, 아브라함은 오랜 시간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받들기 위해 마음에 약속된 그 크나큰 섭리의 뜻을 갖고 있으면서, 이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소망 가운데서 오직 세움받은 하나의 뿌리로서, 어느 누가 건드려도, 뽑으려 해도 끄떡없이 확고부동한 기준을 닦기 위해 온갖 핍박과 수모 가운데서도 참고 극복해 온 숨은 수고의 생애를 살다 가셨던 분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아브라함은 하늘 앞에 자기 일신의 불변의 기대를 세우는 것은 물론, 자기 일신의 희생적인 생활이 뿌려진 씨가 되어 온 지상 만민을 위함과 동시에 악한 민족까지도 하늘 앞으로 돌이킬 수 있는 하나의 불변의 기대를 세우게 되는 날에는 이 기준을 붙들고 변치 않겠다는 애달픈 심정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성은 하나님으로부터 심판의 형벌을 받아 마땅한 곳이었고 아브라함이 있는 곳과는 상관도 관계도 없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소돔과 고모라성이 하늘의 뜻을 알든 모르든, 그 민족이야 당하게 되든 말든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하늘 앞에 섭리적인 사명감을 가져서만이 아니라,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책임을 느꼈기 때문에 낮이나 밤이나 소돔과 고모라성에 대하여 안타까워하고 염려했던 것입니다. 그런 아브라함의 내적 심정이 나타나 있는 것이 여기에 쓰인 말씀입니다.

6천년 역사의 종결시기를 맞이한 오늘날, 여러분들이 편한 잠을 자고,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자신이 잘 나서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알았다가는 큰일납니다.

오늘날 세상이 이렇게라도 지탱해 나가는 것은 여러분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배후에서 숨은 뿌리가 되어 피눈물 나는 호소의 제단을 쌓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사실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 주어야 할 사명이 있는 것입니다.

만일 소돔과 고모라성중에 아브라함의 간절한 기도가 천상에 사무쳐 하나님과 일문일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무리가 있었다면, 또 그 무리 가운데 아브라함을 알아보는 의인 몇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아브라함은 하늘 앞에 간절히 호소하여 소돔과 고모라에 내릴 심판을 면케 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을 것입니다. 의인 몇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아브라함은 소돔과 고모라성이 아무리 악하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의인이 있다는 것을 조건삼아 하나님께 '공의로 판단하시고 심판하시는 아버지시여, 의인과 악인을 함께 불로 심판하는 것은 아버지의 뜻이 아니지 않습니까? '라고 호소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만이, 자기 혼자만이 소돔 고모라를 대표하여 기도하게 되는 것을 느꼈을 때 아브라함의 서러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아브람이 아브라함이 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

아브라함에게는 자기 일신의 행복, 자기 일신의 안위를 돌보는 것보다도 종족을 위하여 생명을 걸어 놓고 호소했던 숨은 기준이 있었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망각해서는 안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