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집: 나라를 책임진 사람 1989년 02월 06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302 Search Speeches

비상시를 대비해서 많은 경-을 하라

선생님 같은 사람을 세상에서는 만나지를 못해요. 욕도 더러 먹지만 재미도 있거든요. 사실 그렇습니다. (웃으심) 내가 못하는 게 있나요? 축구를 못 하나요, 싸움을 못 하나요? 그렇습니다. 내가 못 하는 게 없다구요. 요즘에는 나이가 많으니 할 수 없지만 말이예요, 젊었을 때는 내가 못 하는 게 없었어요. 내가 배를 못 타나, 뭐를 못 하나? 뭣을 못 해요? 산에 가서 숯 굽는 것까지도 다 배우고 광산에서 동발 받치는 것도 배우고, 노동판에 가 가지고 싸움도 할 줄 알고 말이예요. 다 경험했지요.

왜 그런 경험을 했느냐? 반대하게 되면 숯 굽는 산중에 들어가서도 뜻을 이루어야 된다는 겁니다. 노동판에 들어가게 되면 사흘 뒤에는 친구들을 수두룩하게 만들어 가지고, 내가 얘기하게 되면 `아이구, 나는 선생님 따라가겠습니다' 한다구요. 내가 얘기하게 된다면 줄줄이 따라와 가지고, 내가 저 부산에 가 가지고 굴, 굴도 안에 들어가 있으니 굴 밖은 으슥하거든요? 거기서 자는데 거기 와서 자겠다는 거예요, 자기 집은 버리고, 왜? 들어 보니까 재미있거든요. 밥 먹는 것보다 재미있고, 이게 흥분되거든요.

또 사람의 마음은 지남철과 마찬가지입니다. 참된 꿀맛을 그 마음이 보게 된다면…. 우리가 양봉도 많이 했지만 진짜 이 꿀이 말이예요, 아카시아 꿀이 참 맛있습니다. 이 아카시아 꽃에 벌이 앉아 가지고 처음부터 맛을 보게 된다면…. 우리가 벌을 참 많이 쳤거든요. 이놈의 대가리를 처박고 들이 먹을 때는 앞뒷발을 이렇게 버티고 꽁무니는 아래에다 받치고 들이 빨아대는 거예요. 그럴 때 핀세트로 꽁무니를 잡아 당기면 꽁무니가 떨어지더라도 안 놓더라구요. 얼마나 지독해요? 몸뚱이가 떨어지도록 당기는 녀석도 지독하지만 그 맛을 알고 못 놓는 게 더 지독하다는 거예요. 야, 이거! (웃음) 그걸 보고 `야! 이거 나도 배웠다. 나도 요렇게 해야 되겠다' 했어요. (웃음)

개구리라는 개구리, 새라는 새는 내가 안 잡아 본 게 없어요. 내가 처음 보는 새가 있으면 그거 안 잡으면 안 돼요. 모르면 잠을 못 자요. 한번은 이거 철새인데, 아 쓱 산에 가다가…. 그때도 새 둥지라는 새 둥지는…. 그거 참 재미있거든요. 요 두 놈이 한 쌍이 되어 가지고 열심히 물어다가 집을 짓고 말이예요. (웃으심)

그러면 그 새들이 물 먹는 곳이 있습니다. 물 먹는 곳이 있어요. 그러니까 어디가 물 먹는 곳이냐 하는 걸 알아 가지고, 그다음에 물 먹는 곳을 알아서 거기에 나뭇가지만 딱 하나 놓게 되면 틀림없이, 백발백중 잡습니다. (웃으심) 새가 와서 땅에 앉는 것보다도 돌맹이에 앉는 것보다도 전문이 뭐냐 하면 나뭇가지예요. 그걸 알아 가지고 물 위에다 가지를 하나 따 가지고 내려 앉을 곳에 딱 이렇게 놓으면 틀림없이 앉는 겁니다. 그것은 틀림없이 잡는 겁니다. 말총을 딱 하나 만들어 놓으면 세 번만 왔다갔다하면 딱 모가지가 걸리거든요. (웃음) 아, 요놈 요거 보게 된다면 말이예요…. 이거 전부 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내가 이거 무슨 새 아버지 되는 얘기를 하누만. (웃음) 나를 모른다는 얘기를 하다 보니 세월 다 가는 것 아니요? 자, 그건 그렇고….

우리 동네를 가보면, 고향이 정주인데 황해 바다가 우리 집에서 한 십리만 나가면 보여요. 높은 산에 올라가면 다 보이거든요. 그런데 바다에 연결되는 그 중간에 쭉 못들이 있고 개울이 다 있잖아요? 거기에 고기가 사철 달라집니다. 그거 잡던 얘기로부터, 그거 훤하지요.

그래, 아까도 얘기했지만 이 새를 처음 봤는데, 요놈의 새 한 마리가 딱 가는 걸 봤는데 여기 어디에 둥지가 있다면 나타나야 할 텐데 말이예요…. 샘물은 여기 있으니 나타날 텐데 암만 해도 나타나질 않아요. 그래서 하루, 이틀, 일주일을 기다리는 거예요, 그 새를. 아닌 게 아니라 일주일 만에 또 나타났다 이겁니다. (웃으심) 그러고 보니 먹이를 찾으러 온 거예요. 먹이를 찾으러 온 겁니다.

그래서 `오! 여기서 먹이를 물어 가지고 어디로 가나?' 하고 지켜보는 거예요. 먹이를 물어 가는 새는 틀림없이 집을 향합니다. 집으로 갑니다. 이건 전문가가 되어서 그거 다 그렇겠구나 하고 알지요, 그거 말하는 건 간단하지만 그거 씨가 되는 말입니다. 먹이를 문 새는 틀림없이 둥지를 찾아갑니다. 먹이를 물었다 하면 어디로 날아가느냐 하고 모르게 다…. 여기를 넘어가면 저런 산의 무슨 숲에 묵는가 봐 가지고 그 숲을 찾아가는 거예요. 그래 가지고 철새라는 철새는 둥지를 안 내려 본 게 없어요.

새 알들이 알락달락한 게 참 여러 가지입니다. 이래 가지고…. 그걸 또 구워 먹고 싶으면 하나 갖다가 구워 먹어 보지요. (웃음) 계란과 새들의 알은 마찬가지예요. 무슨 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거 왜 그러느냐? 내가 이다음엔 산에 가서 살게 되면, 어디 큰일을 위해서 도망가서 굴에 가서 산단다면 새들을 친구해 놓고 살아야 되는데, 그러려면 그것을 다 먹을 줄도 알아야지요. 그래, 먹을 수 있는 버섯이 무엇이고 산채가 무엇이고 훤해요.

오늘 여기 교수님 아주머니들은 그런 데에 가면 틀림없이 보름 후에 죽지만, 나는 1년 5개월이 돼도 안 죽는다 이거예요. (웃음) 그럴 때 만났으면 나를 남편 만들겠다고 야단했을 거라. (웃음) 얼굴들 보니까 다 어지간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교수 해먹지. 왜 자꾸 웃노, 사실을 얘기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