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집: 너희는 누구의 아들딸인가 1960년 04월 03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4 Search Speeches

도의 길

인간은 타락과 더불어 무엇을 잃어버렸느뇨? 땅을 잃어버렸습니다. 땅을 잃어버린 인간이 되었습니다. 이 땅은 이 민족 저 민족의 주의와 사조에 휩쓸려 이리 짓밟히고 저리 짓밟히는 주인 없는 땅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인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부모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6천년 동안 피로 물들었던 땅아, 밟힘 받던 인류야, 이 땅과 인류로 말미암아 탄식하던 하늘이여' 하며 울게 될 때, 천상이 울고 인류가 울고 땅이 울 수 있는 심정적인 세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창조주가 있다면 기필코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안 되면 하나님은 없는 것입니다. 부모가 그리워 찾아 나선 걸음이니 그 부모를 만나지 못하는 한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역사는 지나갑니다. 몇 세기 동안 어떠한 민족을 택해 품고 나오다가도 놓아 버립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민주와 공산 2대 진영이 대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최후의 부모의 역할을 할 것 같지만 아닙니다. 싸우고 있는 이들은 진짜 부모일 수 없습니다. 가짜입니다. 심정을 중심삼고는 두 주인공이 있을 수 없습니다. 심정을 중심삼고 노래하는 데 있어서는 하나입니다. 부모의 심정을 점령할 수 있는 용자가 땅 위에 어디 있습니까? 어떤 대왕, 권세 잡은 대마왕이 있다 하여도 그것을 침범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여러분을 대하여 '너희는 내 아들딸이다' 할 수 있고, 여러분은 그분을 대하여 '당신은 나의 아버지입니다' 할 수 있는 심정적인 세계가 반드시 종말시대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심정적으로, 그리고 생활적으로 그런 기준에 접하여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할진대, 그들은 승리할 것입니다. 그들을 점령할 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오늘도 가야 합니다. 그렇잖아요, 여러분들? 타락한 부모는 갖고 있으되 타락하지 않은 부모는 갖지 못한 인간입니다. 아무리 우쭐대고, 아무리 잘나고 뭐 어떻고 어떻다고 했댔자 타락한 조상의 후손입니다. 타락의 종족이란 말입니다. 그 악의 요소가 깊이 뿌리박혀서 선조로부터 흘러나와 여러분 일신에까지 배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몸이 하자는 대로, 좋다는 대로 다 해서 기쁨을 얻는 것이 하늘이 바라는 일일 것 같습니까? 아닙니다. 부정해야 합니다. 눈으로 보는 것도 부정, 듣는 것도 부정, 먹는 것도 부정, 자는 것도 부정해야 합니다. 도의 길은 그런 길입니다. 인정하지 않습니다. 소유관념을 일체 용인하지 않습니다. 내가 누구의 아들딸이라는 관념까지 끊어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나를 낳아준 부모도 하늘이 인정할 수 있는 참다운 부모가 아니니 끊어야 됩니다. 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는 말하기를, '누구보다 나를 더 사랑하지 않는 자는 내 제자가 못 된다'고 했습니다. 도는 여기에서부터 출발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부정해야 합니다. 천 번 만 번 부정해야 합니다. 이놈의 눈, 이놈의 귀, 이놈의 배통, 이놈의 심정을 모조리 부정해야 됩니다. '하나님이시여! 당신이 살아 계시다면 저를 때려서라도 자신을 완전히 부정하게 하소서' 해야 합니다. 이것이 도인의 생활입니다. 때리고 나서 칠 것이 없을 때에 일으켜 옮겨 놓기 위한 것이 심판의 목적입니다.

그러면 혈통적으로 엮어져 있는 심정적인 인연을 어떻게 청산할 것인가. 이것이 하늘의 고충 중에서 최대의 고충일 것입니다. 사정은 쉽게 해결할 수 있으되 심정은 생사를 걸어 놓고야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정은 상대적인 가치의 조건을 세워서 해결지을 수 있으되 심정문제는 절대적인 내 생명을 걸어 놓고야 해결지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도의 길은 죽음을 걸어 놓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