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집: 불신의 씨를 빼어 버리고 신의의 씨를 심자 1972년 05월 08일, 한국 중앙수련원 Page #179 Search Speeches

신의의 결실체가 되어야 할 통일교회

이러한 심정으로 미국을 역방하였고, 구라파 일대를 역방하면서 이 자리까지 당도하게 되었습니다. 김포 공항에 착륙하기 20분 전에 착륙 예고를 듣고 한국 땅을 보기 위해 상공에서 내려다 보았으나 우천(雨天)이었으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15분 지나서야 김포의 근방 지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느낀 것이 무엇이냐 하면 지금까지 기독교 역사를 중심삼고 100년 이상의 역사적인 터전 위에 하나님의 가호를 받아 어떠한 나라보다도 축복받을 수 있었던 이 나라, 이 땅이 어찌하여 신의의 자리에 서지 못하였으며, 불신의 한 날을 맞이함으로 말미암아 남북으로 갈라졌으며, 또 금후에 있어서는 국민 자체나 주권 자체도 누구를 믿을 것이며, 누가 신의의 터전 위에 이 국가를 세울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이러한 것을 생각해 볼 때, 이 나라의 장래의 운명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한국이 이와 같은 입장에 선 것도 하나님이 믿어 줄 수 있는 자리에 서지 못하였기 때문에 귀일된 결과로서 이와 같은 비참한 자리에 서 있는 것을 섭리를 아는 우리는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통일교회 교인들은 이 나라의 반대를 받아 왔고, 수많은 기성교회의 반대를 받아 왔습니다. 반대를 받아야 할 입장에서 반대를 받았다면 그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 세기적이요, 역사적이요, 천주사적인 사명을 지니고 있는 우리임에도 불구하고 이 민족과 수많은 교단은 불신으로 대했습니다.

2차대전 때의 그렇게 어려운 전쟁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의 가호를 받아 폭탄세례를 받지 않았던 이 나라가 양단이 되어 가지고 피폐한 역사적인 운명을 거쳐왔다는 사실은 여러분이 아다시피 불신의 운명을 이어받을 수 있는 우리의 사회적인 터전, 국가적인 터전, 종교적인 터전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생각하게 될 때, 이제 이러한 나라와 종교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무리나마 하나님이 믿을 수 있는 기대가 되지 않게 될 때는 하나님이 불쌍하게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여기에 모인 여러분은 이제 자유세계에서 하나님의 뜻을 둘 수 있는 한 개인의 터전이 무너져 나갔고, 가정도 물론이요, 어떠한 특정한 종족, 민족, 국가, 세계도 지금 그 기틀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불신의 씨를 심었던 역사가 하나님이 끌고 나오는 세계까지 불신의 결실을 맺고 마는 이 실정을 직시하는 차제에, 오늘날 이 자리에 있어서, 하나님이 바라고 나오는 것은 불신의 결과가 아니라 신의의 결실을 바라고 나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그러한 소망 앞에 과연 역사적인 불신의 모든 슬픔을 청산짓고 불신의 씨를 제거시키고 나설 수 있는 개인은 누구이며, 혹은 그러한 가정, 그러한 종족, 그러한 교단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게 될 때, '하늘이여, 그러한 무리는 몰리고 피폐해 있는 통일의 무리밖에는 없사옵니다'라고 기도하면서 김포 공항에 내렸던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날 하나님은 불쌍한 하나님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 선생님은 김포 공항에 모인 여러분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승이 돌아온다고 환성을 지르며 맞아 주는 환영도 좋지만 이 가운데 흐르고 흘러 나오던 역사적인 불신의 씨가 우리의 틈바구니에도 이 가운데에도 싹을 내고 있지 않느냐 하는 문제를 생각할 때, 이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한스러운 세계사적인 운명 앞에 하나님이 믿을 수 있는 무리는 우리밖에 없다는 이런 결론을 짓고 바라보게 될 때, 여러분과 나, 혹은 여러분끼리끼리의 그 사이에 역사적인 한을 가져왔던 불신의 씨가 싹트고 있다면 이 무리는 어디로 갈 것이며, 이 모임은 무엇을 위하여 모이는 것이냐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분석하지 않으면 안될 것을 느껴 보았던 것입니다.

여러분이 오늘 이와 같이 환영하는 것도 좋고 축하하는 것도 좋겠지만 여러분 마음 가운데에 있어서 역사적인 불신의 씨를 제거시킬 수 있는, 하나님이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신의의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이 시간 참석한 여러분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라고 보는 것입니다.

많은 무리가 모이는 것보다도 이 많은 무리 가운데에 있어서 역사를 대신하고 시대를 대신하고, 혹은 세계를 대신할 수 있는 영원불변의 신의를 가지고 참다운 신념에 불타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하나님이 믿어 주는 것도 물론이겠지만 내 스스로가 내 스스로를 확실히 하고 또 하나님이 확실히 믿어 줄 수 있는 자신을 다시 한번 확정짓고 다시 한번 하나님 앞에 결정지어 놓는 문제가 여러분과 내가 만나는 이 시간에 있어서의 중요한 책임인 것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