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집: 세계화와 언론, 21세기를 전망하면서 1997년 11월 26일, 미국 워싱턴 매리오트호텔 Page #135 Search Speeches

전세계를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해야

나는 금번 미국 워싱턴 디시(D.C.)에서 개최되는 제3회 세계문화체육대전의 일환으로 열리는 제14차 세계언론인회의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나는 이번 회의 참석자 여러분이 수년 내에 도래할 21세기의 세계화시대에 대응할 언론의 제반 문제를 주제로 하여 토론하는 것은 대단히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구환경의 변화가 너무나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이 시대에 있어서 언론이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신속하고 바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더욱 혼란과 불안으로 가득 차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지구를 변화시키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통신수단의 광속화에 있습니다. 한마디로 시공을 초월하여 전세계 구석구석을 초간(秒間)사회로 연결시키는 과학기술이 날로 날로 개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신문 편집자들은 취재기자들에게 지역소식(local news)을 어느 누구보다 빨리 입수하여 신속하게 보도하라고 요구해 왔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를 불과 3년 앞둔 1997년의 세계 현실은 어떠합니까? 취재기자들이 로컬 커뮤니티를 생각할 때 그는 그가 살고 있는 물리적·지리적 지역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에 걸쳐 연결되어 있는 이 메일(e-mail)의 동료 이웃들을 함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이런 저런 문제에 관해 취재할 때 그는 인터넷을 통하여 전세계를 상대로 정보를 찾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보를 취재하는 사람들은 이제 로컬 커뮤니티가 자기가 사는 지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를 의미하게 된 것입니다.

20세기가 시작되던 1백 년 전만 하더라도 뉴스는 기차로, 기선으로, 때로는 비둘기를 통하여 전달했으며 1차대전의 전장소식과 같은 중요한 뉴스도 몇 일씩 또는 수주간씩 기다려야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21세기를 눈앞에 둔 1990년대 후반인 지금은 인터넷과 전자미디어 기술이 뉴스를 순간적인 것으로 만들었으며 주요한 소식은 전세계가 거의 동시에 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가위 지구 전체가 바로 우리의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요, 지역 뉴스란 바로 월드뉴스를 의미하게 된 것입니다.

전자통신기술이 이렇게 전지구를 하나로 묶어 내고 있기 때문에 경제 교류와 문화교류는 이미 국경이 없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지구시민 전체가 다같이 영향을 주고받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어느 지역 또는 어느 나라의 경제라도 세계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전세계를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는 '세계화 시대의 언론'은 어떤 형식과 내용의 것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하여 여러분은 이번 모임에서 다양한 토픽으로 많은 토론과 발표를 통하여 유익한 결실을 거두기 바랍니다. 본인도 오늘 이 자리에서 '21세기 세계화와 언론'에 대한 몇 가지 견해를 피력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