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집: 십자가 상에 있는 예수의 고난 1964년 12월 27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23 Search Speeches

주님은 어떠한 신부를 원할 것인가

그러면 여러분들은 어떠한 자리에서 메시아를 찾기 원합니까? 여러분들은 어떠한 자리에서 신랑된 예수를 만나고 싶습니까? 어떠한 준비와 어떠한 모습으로 그 앞에 나타나기를 원합니까? 오늘 이 현실에 있어서 이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래 호화찬란하게 갖춘 영광의 등불을 가지고 '그대는 나의 신랑이요'라고 하며 '맞이하는 신부를 예수께서 원할 것이냐? 겟세마네 동산과 같은 외로운 자리에서 눈물지으며, 끓어 오르는 심정을 붙안고 '우리의 선조들이 책임 못하여…' 라고 말하는 그러한 비참한 모습의 신부를 원할 것이냐?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주님은 영광의 신부를 만나기 전에 고난의 신부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고난의 신부된 인연을 거쳐 가지고 여기에 신부의 자격을 만들어 놓아야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복귀의 노정이라는 거예요. 아버지의 슬픔을 그 자식이 벗으려면 아버지의 슬픔 이상의 슬픈 자리에 나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가 이 땅에 와서 신부를 맞기 원할진대 어떠한 신부를 원할 것이냐? 예수가 지금까지 말하지 못한 전부를 알고 그 가슴속에 맺혀 있는 모든 것을 알아서 위로해 줄 수 있는 신부, 더 나아가서는 하나님 가슴 속에 맺혀 있는 한과 고통을 풀고 위로해 드릴 수 있는 신부, 그런 신부를 예수는 요구하실 것입니다. 보세요. 선민으로 택하여 4천년 동안 말할 수 없는 고난과 수고를 하면서 찾아 나오시던 그 이스라엘 민족을 저버려야 하는 하나님, 그 민족을 위하여 하나님의 둘도 없는 독생자인 예수를 메시아로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그를 배반하는 민족을 대하여 그래도 복을 주어야 할 하나님, 이렇게도 저렇게도 할 수 없는 입장에 계신 하나님의 심정을 위로할 수 있는 신부를 요구할 거예요.

예수는 누구인가? 하나님이 보내신 황태자입니다. 하나님이 보내신 왕자입니다. 황태자로 오시는 메시아, 그 메시아 앞에 신부될 수 있는 사람은 어떠한 자격을 갖추어야 되느냐? 신랑 될 그분 앞에 안팎으로 상대될 수 있는 자라야 됩니다. 그가 인류를 사랑하듯이 그 신부도 인류를 사랑해야 되고, 그가 하나님을 대하여 염려하듯 그 신부도 염려해야 되고, 그가 현세로부터 앞으로의 세계를 책임지듯이 그 신부도 책임을 져야 됩니다. 그러한 신부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먼저 복 달라고 기도하면 안 됩니다. '화를 저에게 주시옵소서'라고 먼저 기도해야 합니다. 왜? 복을 주러 왔던 예수를 배반해 버렸기 때문에, 그 역사적 죄를 나를 희생하여 탕감하고 그 원한을 풀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는 신부관은 그래요. 내 죄를 용서받기 전에 '역사적인 죄를 용서해 주시옵소서'라고 해야 됩니다. 아담 해와가 저끄린 죄의 뿌리까지 몽땅 뽑아 가지고 뒤넘이칠 수 있는 결의와 함께 슬픔과 고통, 곡절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 모든 것을 탕감하겠다고 하는 사람이라야 신부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는 "아비나 어미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치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치 않다(마 10:37)"고 말했던 것입니다. 말로만 천번 만번 사랑한다 하면 뭘 합니까? 몸으로 사랑하고 마음으로 사랑하고 더 나아가서는 심정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마음과 몸과 말은 시대적인 한계선을 못 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의 사명을 통하여 보게 될 때 예수는 시대적인 한계선을 넘어섰던 것입니다. 이분은 과거 현재 미래를 대신한 천적 사명을 가지고 왔던 연고로 그 마음에서 우러나는 모든 이념도 역사적인 것이었습니다. 그가 못내 흘리는 눈물 가운데는 개인과 가정과 민족과 세계를 대표할 수 있는 눈물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가 기뻐해야 하는데 기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기쁨은 개인을 위주로 한 기쁨이 아닙니다. 그 기쁨은 이 세계의 선민을 울타리로 하고, 진리의 기반 위에 택한 제자들을 울타리로 하고, 직계 가정을 울타리로 하여 자기의 아들딸까지 품어야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