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집: 지금을 지켜라 1972년 11월 22일, 일본 동경교회 Page #242 Search Speeches

불쌍하신 하나님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위태로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지금이라고 하는 시간마저도 자기의 시간이라고 믿을 수가 없습니다. 확실한 자기의 터 위에서 자기가 주체가 되어 상대관계를 맺는 가치 관을 얻은 처지에서의 지금이 아니라는 거예요.

자기 자신도 신뢰하지 못하는 권내에 있는 것이 우리의 인생길입니다. 세계가 그렇고, 나라가 그렇고, 종족, 가정 혹은 자기의 생애, 그리고 자기의 하루가 그러합니다. 하루는 깁니다. 24시간입니다. 한 시간 또한 그러합니다. 즉, 60분도 깁니다. 1분 60초도…. 결국 1초가 자기의 승패를 결정하는 운명을 날라다 준다고는 누구도 생각지 않습니다. 승패의 정점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이냐 하는 문제를 추궁해 들어가면, 그것은 국가도 아니요. 종족도 아니요 자신의 전생애도 아니요, 하루 24시간도 아닙니다. 보일까 말까 하는 순간에 자기의 운명이 결정되어진다는 것입니다. 그 순간에 갈림길이 교차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신이 그 교차점에 서서 그것을 판단해서, 그것을 분명히 헤쳐 나가고 있는 그런 사람이 있을 것인가? 이걸 생각할 때, 한심스러운 인생이요, 불안한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한 인간이 자신은 세계적이니, 자신을 존중하라든가 한다면, 그 발판을 생각해 볼 때, 그것은 비참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러한 군상이라 할 때, 그가 어떤 인간, 어떤 개인이든간에 얼마나 비천하고 얼마나 무가치하며 얼마나 가엾은 것입니까?

그 순간, 1초, 1분의 승리권, 1일의 승리권, 한달의 승리권 한해의 승리권, 1대(代)의 승리권, 종족의 승리권, 민족, 국가의 승리권, 세계의 승리권, 천주적인 승리권까지 확대한 그 권내에 계셔야 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게 생각할 때, 하나님은 참으로 불쌍하신 하나님인 것입니다. 본래 전능한 승리권을 기대로 하여 서 계셔야 할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나를 신뢰하지 못하는 입장에 계신 하나님이 얼마나 불쌍하신 분인가. 언제 한번이라도 세계적이요 천주적인 승리의 일순(一瞬) 을 지켜, 그 일순의 절정에 서서, 천주가 주목하고 전체 심정이 교류하는 그런 중심에 서서 하나님의 자녀로 자각한, 혹은 승리를 획득한 실체를 하나님께 바쳐 본 적이 있었습니까?

지금 열두 시를 가리키는 종이 울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확한 열두 시인지는 모르는 것입니다. 시계는 수만 개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진짜 열두 시를 알리는 것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넓혀 나갈 경우 천주적으로 최고로 정확한 열두 시를 맞힌 것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입장에서 볼 때, 그러한 기준과 연결되는 완전한 선이라고 하는 것이 지상에 있을 수 있겠느냐? 절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복귀섭리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하나님의 완성이상권이라는 것은 지고 또 지구 그 위에다 덤을 붙여 진 것과 같은 것입니다. 즉, 그러한 입장에 서 있는 분이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그런 하나님을 우리들이 모신다고 할 때, 이것은 서글픈 일입니다. 그러면 굉장하신 본연의 하나님을 모든 승리적, 그리고 영원성의 절대적 기준으로 대해 가지고 하나님께 효도 혹은 충성할 길이 없겠느냐고 반문 한다면, 거기에는 불가능이라는 답이 있을 뿐입니다. 그것을 이상으로 하고 지상을 대해 소원해 오신 하나님의 수천 년 역사를 되새겨 볼 때, 실로 하나님은 불쌍하기 그지 없는 분이십니다.